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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서울이랜드 '파워엔진' 베테랑 삼총사를 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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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서울이랜드 '파워엔진' 베테랑 삼총사를 보는 시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30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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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조원희, 미드필드 맹활약에 창단 첫골 합작…골키퍼 김영광 슈퍼세이브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서울 이랜드의 데뷔전은 강렬했다. 비록 승점을 챙기지는 못했지만 이제 첫 경기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서울 이랜드의 경기력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서울 이랜드가 수준높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베테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출전 경험까지 갖고 있는 수준 높은 삼총사들이다. 이 중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뛴 경험도 갖고 있다. 1983년생, 32세 동갑내기 조원희, 김재성, 김영광이 그들이다.

서울 이랜드는 29일 잠실주경기장 레울파크에서 벌어진 FC안양과 가진 역사적인 창단 첫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챌린지 홈 개막전을 통해 창단 첫 승을 노린 서울 이랜드는 후반 4분 기습적인 김선민의 중거리슛에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첫 승점을 챙겼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서울 이랜드 김재성(왼쪽)이 29일 잠실주경기장 레울파크에서 벌어진 FC안양과 K리그 챌린지 홈 개막전에서 조원희가 유도한 페널티킥을 직접 차고 있다.

◆ 첫 승점을 일궈낸 삼총사, 서울 이랜드는 역시 강했다

그동안 서울 이랜드의 시선은 둘로 엇갈렸다. 아직까지 K리그 클래식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는, 아니 주전을 뛰어도 하나 이상할 것이 없는 김재성, 조원희, 김영광을 영입하면서 'K리그 챌린지의 갈락티코'라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축구는 분명 11명이 하는 것. 3명의 선수가 들어왔다고 해서 전력이 크게 나아질 것은 없다는 비관적인 예상도 있었다. 조직력을 맞춘지도 얼마 되지 않은데다 결정적으로 마틴 레니 감독은 K리그를 경험한 적이 없다. 분명 타당한 전망이다.

김재성과 조원희, 김영광은 서울 이랜드를 향한 비관적인 전망을 기우로 바꿔놨다. 그만큼 존재감이 있었다. 베테랑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며 부담스러웠던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주장 완장을 찬 김재성은 수비와 공격을 오가면서 활발한 모습을 펼쳤고 조원희도 수비의 안정을 중시하면서 때에 따라서는 공격에도 적극 가담하면서 '조투소'라는 별명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줬다.

역사적인 창단 첫 골도 이들의 합작품이었다. 김재성이 미드필드에서 나온 공을 잡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빠르게 치고 들어간 뒤 땅볼 패스를 전달했고 조원희가 2선 침투로 공을 잡으려다가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킥 판정이 나왔다. 김재성은 정확한 마무리로 안양의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 김영광은 아직 녹슬지 않은 선방 능력으로 안양의 공세를 막아냈다. 전반 42분 박승렬의 로빙 슛을 김영광이 슈퍼 세이브로 막아내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겼다. 김영광의 키를 넘기려는 박승렬의 로빙 슛도 좋았지만 김영광의 선방이 한 수 위였다.

후반 4분 김선민의 기습 중거리슛은 막아내지 못했지만 이는 어떤 골키퍼가 와도 마찬가지였다. 김선민의 슛이 워낙 좋았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서울 이랜드 조원희(왼쪽에서 두번째)가 29일 잠실주경기장 레울파크에서 벌어진 FC안양과 K리그 챌린지 홈 개막전에서 상대 파울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있다.

◆ 축구는 팀플레이, 삼총사의 비중을 낮춰야 산다

월드컵까지 뛴 베테랑 삼총사의 힘이 서울 이랜드의 전력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만약 이들이 없다면 서울 이랜드의 전력도 크게 떨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우형 안양 감독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서울 이랜드가 매우 뛰어난 경기를 쳤지만 공격 루트가 단순했다"며 "특히 김영광, 조원희, 김재성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지 않은가 생각된다. 이들이 부상을 당했거나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 경기 조율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마틴 레니 서울 이랜드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레니 감독은 "베테랑의 중요도가 높긴 하지만 이들에 많이 의존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중요한 역할은 김재성과 조원희가 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흐름을 갖지 못한 것일뿐, 다음 경기부터는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서울 이랜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더 있었다. 이 가운데 수비수 칼라일 미첼도 탄탄한 수비력을 발휘하며 안양의 공격을 막았고 라이언 존슨과 로버트 칼렌(보비)의 '빅 앤 스몰' 투톱 조합도 나쁘지 않았다. 보비의 날카로운 두차례 슛이 일찌감치 안양의 골망을 흔들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그래도 이들의 의존도가 높다는 상대팀의 지적은 분명 새겨들을만하다.

김영광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첫 경기이기 때문에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우리에게 많이 기댔을 수도 있다"며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 이제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점점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결과를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경기 내용만 보면 분명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조원희 역시 "나를 포함해 세 선수의 경험이 많긴 하지만 우리가 두세 명의 몫을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럴 능력도 없다"며 "그저 우리 스타일대로 할 뿐이다. 의존도가 심하다면 그 문제를 빨리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 최우수선수(맨오브더매치)로 뽑힌 김재성도 "아직 우리가 보여줘야 할 것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며 "다음 대구전 그리고 경기가 계속될수록 우리가 하려는 플레이가 나올 것이다. 아직 서울 이랜드의 진짜 경기력은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서울 이랜드 골키퍼 김영광이 29일 잠실주경기장 레울파크에서 벌어진 FC안양과 K리그 챌린지 홈 개막전에서 힘차게 골킥을 하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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