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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MVP 수상에도 빛난 '캡틴' 양동근의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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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MVP 수상에도 빛난 '캡틴' 양동근의 겸손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4.05 0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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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3회 챔프전 MVP 수상…"늘 절박한 심정으로 뛰었다"

[원주=스포츠Q 이세영 기자] 아직 그의 전성기는 끝나지 않았다. 빠른 몸놀림과 정확한 슛, 재치 있는 패스로 쉼 없이 코트를 휘저었다. 울산 모비스 3연패의 주역인 ‘캡틴’ 양동근(34)이 통산 세 번째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양동근은 4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4차전 원주 동부와 경기에서 38분 33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22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 MVP를 받았다. 기자단 투표 결과 총 64표 중 60표를 얻었다. 2006~2007, 2012~2013시즌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이자 플레이오프 최다 MVP다.

그의 활약 속에 모비스는 동부를 81-73으로 꺾고 4전 전승으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3시즌 연속 챔프에 오른 모비스는 챔프전 우승 6회, 통합우승 4회, 챔프전 2회 스윕을 달성했다. 모두 프로농구 최다기록이다. 개인적으로는 모비스에서 다섯 번째 우승을 맛봤다. 추승균 전주 KCC 감독대행과 함께 우승 회수 공동 1위에 올랐다.

▲ [원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양동근이 4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시상식에서 MVP를 차지한 뒤 아들, 딸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MVP를 받기에 충분했다. 챔프전 4경기 평균 20점 4.8리바운드 4.8어시스트를 기록한 양동근은 자신의 통산 6차례 챔프전 중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그의 통산 챔프전 평균기록은 37분 20초 출전에 14.32점 3.9리바운드 5.0어시스트다.

상대 가드진과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시리즈 내내 동부 베테랑 포인트가드 박지현의 존재감을 지운 양동근은 두경민과 허웅의 패기를 완전히 눌렀다. 또 이따금씩 3점슛을 넣으며 상대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양동근이 앞선에서 제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모비스가 이길 수 있었다. 이대성, 박구영의 도움이 적은 상황에서 펼친 활약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양동근은 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팀 내에 5년 동안 수비연습을 해도 모르는 선수가 많다. 하지만 동근이가 앞선에서 가장 먼저 수비를 잡아주고 이를 다른 선수들이 따라가는 덕분에 팀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라고 양동근을 칭찬했다.

밝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실에 들어온 양동근은 “시리즈가 빨리 끝나서 좋다”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다가도 “절박한 심정으로 뛰었다. 나는 부유하게 자라지도 않았고 어린 시절에는 코트에 많이 나서지도 못했다. 농구를 그만둘 뻔도 했다”며 “주위에서 믿고 기다려 준 게 가장 큰 원동력이다. 독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을 끝으로 모비스와 계약이 끝난다. 재계약 여부를 알 수 없는 가운데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도, 은퇴할 수도, 희박하지만 다른 팀으로 옮길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양동근은 “내년까지는 뼈가 부러지도록 뛸 것이다. 내년까지 열심히 뛰어보고 이후에도 팀에서 나를 원하면 뛸 것이다”면서도 “체력이나 기량이 떨어지는데 과거에 해온 것만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뛰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 [원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양동근이 4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서 승리, 우승을 확정지은 후 림 그물을 자르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다음 시즌부터는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출전한다. 신장 193㎝ 이하 선수로 한 명이 뛰어야 하기 앞선에서 뛰는 국내 선수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양동근은 “누군가의 약점이 나올 것이고 그걸 파고 들 것이다”며 “오늘만큼은 다음 시즌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고 웃어보였다.

유재학 감독은 “동근이는 내 농구인생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다. 나에게 많은 우승트로피를 안겨준 선수”라며 “향후 진로나 플레이 방향에 대해서는 구단과 상의해 잘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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