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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꼴찌에서 준우승' 동부산성 축성 더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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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꼴찌에서 준우승' 동부산성 축성 더 단단해진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4.05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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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 전패로 챔프전 우승 내줬지만 2년간의 암흑기 깨고 명예회복에 성공한 동부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상대가 안방에서 우승 트로피를 드는 것을 막기 위해 마지막까지 몸을 던졌다. 하지만 이미 떨어진 체력을 이겨낼 재간이 없었다.

원주 동부가 정규리그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버금자리에 머물렀다. 우승에는 실패했으나 통합 준우승을 차지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힘을 많이 뺀 게 아쉬움으로 남지만 바닥을 기었던 지난 시즌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동부는 4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모비스와 홈경기서 높이와 기동력에서 모두 열세를 보이며 73-81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챔프전 4전 전패를 당한 동부는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모비스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4전 전패. 야심차게 챔프전을 준비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높이에서 뒤지니 상대에 더 많은 공격 기회를 내줬고 앞선에서 양동근을 막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무엇보다 3차전에서 윤호영이 부상으로 빠진 게 4차전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 김영만 동부 감독(왼쪽)이 4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4차전 모비스와 홈경기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김영만표 질식수비로 2년간 무너졌던 '동부산성' 재건

하지만 동부는 올 시즌을 통해 지난 2년간의 부진을 씻어내는 데는 성공했다. 무너졌던 동부산성을 재건하며 상대팀들에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동부에 지난 2년은 지우고 싶은 시기다. 강동희 전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로 물러난 뒤 내리막길을 걸은 동부는 지난해 이충희 감독을 선임했으나 이렇다 할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이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스스로 물러났다. 김영만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고 감독대행 역할을 수행했지만 분위기가 쉽게 바뀌지는 않았다. 지난 2년간 동부의 순위는 7위(20승34패), 10위(13승41패)였다.

아쉬움 속에 두 시즌을 보낸 동부는 김영만 대행을 감독으로 임명하며 리빌딩에 나섰다. 경기 시작 직전까지 상대팀의 경기 영상을 돌려보는 김 감독은 철저한 분석력을 바탕으로 팀의 수비를 재편했다. 김주성-데이비드 사이먼-윤호영으로 구성된 골밑 라인업이 질식수비의 핵심이었다.

김영만 감독의 복잡한 수비 패턴을 코트에서 유감없이 보여준 동부는 경기 평균 69.1점만을 내주며 10개 구단 중 최소실점을 자랑했다. 올 시즌 60점대 실점은 동부가 유일하다. 시즌 막판 앤서니 리처드슨의 득점력까지 살아난 동부는 모비스, 서울 SK와 치열한 선두싸움을 펼치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지난 2년간 암흑기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었다.

챔프전이 끝난 직후 김영만 감독은 “꼴찌 팀을 한 번에 올리기는 쉽지 않다. 시즌 전에는 7위 정도만 해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정규리그 2위와 챔프전 진출은 예상하지 못했던 성적이다.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챔프전에서는 감독이 부족해서 졌다. 더 공부해서 돌아오겠다”고 올 시즌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 동부 김주성(오른쪽)이 4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4차전 모비스와 홈경기 2쿼터서 블록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김주성이 없을 때 라인업 구상해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지만 앞으로 해결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오랜 시간 김주성의 덕을 본 동부는 이제 그가 물러났을 때 라인업과 패턴을 구상해야 한다.

서른여섯 최선참 김주성은 동부에서 상징적인 존재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세 차례 우승을 모두 경험했고 동부산성의 주축으로 10년 이상 활약해왔다. 하지만 이제 선수생활의 끝이 보이는 만큼 동부는 그가 없을 때 선수 구성을 생각하고 있다.

아울러 다음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의 라인업도 바뀐다. 신장 193㎝ 이하의 선수가 한 명 뛰어야 한다. 여기에 올 시즌 뛰지 않은 이승준은 이미 자유계약선수(FA)이며, 윤호영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로 풀린다. 또 한 번 선수단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만 감독은 “이제 주성이가 없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스피드를 앞세우는 농구를 하는 등 공격에서 변화를 줄 것”이라며 “수비를 할 때도 조금 더 세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주문할 예정”이라고 다음 시즌 재도약을 위한 변화의 일단을 밝혔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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