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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진화하는 황의조, 이젠 대표팀 원톱 후보 '기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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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진화하는 황의조, 이젠 대표팀 원톱 후보 '기대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08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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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착실한 준비로 성남 공격진 책임…지난해 12월 대표팀 제주 전지훈련 통해 슈틸리케 '눈도장'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지난달 A매치 2연전에서 이정협(24·상주 상무)이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을 상대로 한 국가대표팀 원톱 주전 경쟁에서 완승을 거뒀지만 아직 경쟁자는 많다. 이 가운데 황의조(23·성남FC)다. 그만큼 황의조의 상승세가 무섭다.

황의조는 7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광저우 푸리(중국)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4차전에서 선발 원톱으로 출전했다.

비록 골을 넣지 못했고 이날 경기도 0-0으로 끝나긴 했지만 황의조는 경기 내내 광저우 푸리를 위협하는 움직임으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풍생중, 풍생고를 거치며 성남 유스팀에서 성장한 황의조는 2013년 성남에 입단하며 장래가 촉망되는 원톱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정규리그에서 활약은 미미했다. 2013년 22경기에서 2골, 지난해 28경기에서 4골에 그치면서 기대만큼 활약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 밑에서 성장한 황의조는 알껍데기를 깨고 나온 듯하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4경기만 치르고도 2골을 넣으며 성남의 해결사로 자리잡았다.

▲ 성남의 23세 어린 공격수 황의조가 성장과 진화를 거듭하면서 어느새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원톱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아시아무대에서도 통한다, ACL에서도 2골

그의 진가는 아시아무대에서도 통하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골을 넣었다.

성남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원정에서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에 1-2로 져 16강 진출에 빨간 불이 들어왔지만 감바 오사카(일본)와 2차전에서 2-0으로 이기면서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성남은 첫 경기 패배 이후 2승 1무로 3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며 조 2위까지 올라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승 과정에는 모두 황의조가 있었다. 감바 오사카와 2차전에서 1-0으로 근소하게 앞서던 후반 22분 승리에 마침표를 찍은 골이 바로 황의조의 발에서 나왔다.

헤딩 패스를 받아 왼쪽 뒷 공간을 파고들었던 황의조는 페널티지역 왼쪽을 휘저은 뒤 오른발 슛으로 감바 오사카의 골망 오른쪽 구석을 흔들었다. 페널티지역 왼쪽을 휘젓는 플레이에서는 탁월한 드리블 능력까지 돋보였다.

또 지난달 17일 광저우 푸리와 원정 3차전에서도 황의조는 유일한 골을 기록하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전반 27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은 황의조는 장현수 앞에서 공을 띄우는 슛을 날렸고 이는 그대로 골문을 통과했다.

▲ 황의조는 겨우내 혹독한 훈련을 통해 지난 두 시즌보다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6골을 넣는데 그쳤던 그는 올시즌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4골을 넣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이에 대해 광저우 푸리의 박종우는 지난 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친구인 황의조에게 골을 먹어서 장현수가 화가 났다. 감정이 격해지면서 퇴장까지 당했다. 장현수가 당시 일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민 콘트라 광저우 푸리 감독 역시 "황의조는 매우 위험하고 좋은 공격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황의조는 조별리그 4차전에서 골을 넣지 못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3경기 연속골에 실패했지만 여러 차례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해냈다. 이 가운데 후반 42분 김철호의 크로스에 이은 헤딩슛이 가장 결정적이었지만 아쉽게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 겨우내 혹독한 훈련, 성남의 든든한 주전 공격수로

성남은 K리그 클래식 중위권 이상과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이상의 목표를 삼았다. 시민구단으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원대한 꿈도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공격이 살아나야만 했고 브라질 출신 공격수 삼총사를 영입했다.

그러나 황의조 역시 브라질 공격수에 밀리지 않겠다며 겨우내 혹독한 훈련을 감내했다. 일본 동계훈련지에서도 "다른 선수들에게 절대 밀리지 않겠다. 골잡이인만큼 10골을 넣고 싶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질 것이기 때문에 그 기회도 잘 잡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황의조의 땀은 그대로 결과로 이어졌다. 비록 지긴 했지만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상대의 자책골을 만들어내는 부지런한 움직임을 보였고 감바 오사카와 경기에서는 골과 함께 리카르도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만들어내는 상대의 파울을 유도하기도 했다.

▲ 황의자(가운데)가 7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광저우 푸리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에서 볼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정규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2일 수원 삼성과 홈경기에서 골을 넣은데 이어 지난 4일 대전과 원정경기에서도 득점에 성공하며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황의조는 1-1 동점인 상황에서 결승골까지 넣으며 해트트릭을 작성한 김두현과 함께 팀내 일등공신이 됐다.

이런 황의조를 보는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의 눈도 무시할 수 없다. 황의조는 지난해 12월 제주도에서 열렸던 대표팀 전지훈련에 뽑히며 슈틸리케 감독의 레이더망에 들었다. 비록 아시안컵 출전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황의조는 성남의 전지훈련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김학범(55) 성남 감독은 "황의조는 공격의 어느 포지션에 위치시켜도 제몫을 잘한다. 측면도 좋고 처진 스트라이커와 최전방에서도 자신의 몫을 다한다"며 "성실한 것은 말할 것 없고 겨울동안 자신 스스로 훈련을 열심히 한 결과가 지금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 상대의 수비를 이겨낼 수 있는 몸싸움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이를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 재목으로 꼽았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대표팀 발탁여부는 어디까지나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이기 때문에 내가 뭐라 할 수 없다"며 "다만 내가 성남을 맡았던 2000년대 중반에도 단 한 명의 대표팀 선수도 없다가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성적이 나면서 6명까지 들어갔던 적이 있다. 열심히 하다보면 태극마크는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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