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무대에서 마스터스 대회는 그야말로 꿈의 무대다. 1934년 창설돼 해마다 오커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벌어지는 이 대회는 PGA의 4대 메이저 가운데 가장 먼저 벌어지는 대회로 유명하다.
마스터스 골프에 대한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의 관심은 지대하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월드시리즈가 있고 북미미식프로축구(NFL)에 슈퍼볼이 있다면 골프에는 마스터스 대회가 있다.
그런만큼 스포츠 산업의 천국인 미국에서도 마스터스는 거대한 금액이 오고가는 꿈의 무대다. 매년 4월 첫번째 주면 미국 조지아주의 인구 20만 정도의 소도시인 오거스타를 들끓게 만드는 마스터스 골프 대회에 얼마나 많은 금액이 오고가는 것일까.
미국 골프 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는 4월호를 통해 올해 마스터스의 예상 수입을 1억1500만 달러(1255억원), 순수익을 3000만 달러(328억원)로 예상했다. 골프다이제스트가 처음 통계를 낸 1997년 당시 수입과 순수익은 각각 2200만 달러와 700만 달러였다. 17년 전보다 수입은 5배, 순수익은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단순히 1달러를 1000원으로 계산해도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이처럼 마스터스 골프가 거대한 돈 잔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2006년 빌리 페인이 대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상업적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골프다이제스트의 분석이다. 밥 존스와 클리포드 로버츠에 의해 1934년 창설된 이 대회는 선수들과 관중들이 편안하게 경기하고 관전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다보니 기업 광고 등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해왔다. 스포츠 산업 천국인 미국에서 금전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운 유일한 대회였던 셈이다.
페인 회장이 취임한 이후 마스터스는 크게 변모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마스터스의 전통도 잃지 않으면서 수입을 증대시키기 위한 방법을 연구했다.
한 스포츠 마케팅 업체 관계자는 골프다이제스트와 인터뷰에서 "페인 회장이 지난 몇년간 이뤄낸 것은 매우 놀랍다. 선수와 갤러리들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수익을 증대시킨 것은 주목할만하다. 오거스타 골프장을 돌아다녀봐도 그 어디에도 기업 광고나 로고를 발견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마스터스의 주 수입원은 티켓과 기념품 등 각종 물품 판매, TV 중계권료 등이다. 일단 갤러리의 입장권 가격이 높아졌다.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모두 관전할 수 있는 갤러리 배지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75달러 오른 325달러로 책정됐다.
슈퍼볼 티켓이 800~1900달러 수준이고 지나내 캔자스시티 로열즈의 월드시리즈 티켓 가격이 100~420달러임을 감안할 때 나흘동안 경기를 볼 수 있는 마스터스의 티켓 가격은 저렴하다.
그러나 325달러짜리 배지를 구입할 수 있는 갤러리는 극히 일부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엄격하게 관리하는 4만명의 후원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가격이다. 이 때문에 후원자가 아닌 일반인들은 스텁허브 같은 중간유통업체나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구입해야 한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는 나흘짜리 325달러 티켓을 5088달러에 판매하고 마지막 4라운드 티켓이 1600달러에 팔리고 있다.
4만명의 후원자에게 적용되는 325달러의 티켓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벌어지는 연습 라운드에 벌어지는 연습 라운드를 볼 수 있는 65달러짜리 티켓 가격만 하더라도 3475만 달러의 수입이 발생한다.
그러나 티켓 가격은 마스터스 대회 수입의 일부분에 속한다. 오거스타에서 수식하는 금액도 만만치 않다. 골프다이제스트는 1주일 동안 머물면서 갤러리 한 명이 쓰는 금액이 6000~7500달러로 예상했다. 대략 2000명의 갤러리들이 몰려온다는 점을 생각할 때 여기서만 1200만 달러의 수입이 발생한다. 물론 이 금액은 각종 물품 판매 등은 포함되지 않는 수치다.
기념품 등 각종 물품 구매를 통한 수입은 갤러리 1명당 250달러로 예상된다. 이를 예상 갤러리 숫자와 곱하면 4750만 달러가 나온다. 여기에 전세계 190여개국으로 송출되는 TV 중계권료 2500만 달러까지 포함해 1억1500만 달러라는 금액이 나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마스터스가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며 그만큼 권위를 지키는 것에서 나온다. 월드시리즈나 슈퍼볼이 가장 뜨거운 대회가 될 수 있는 것도 그만한 권위가 있기 때문이다.
과연 한국 프로스포츠는 이런 권위를 지키고 있는지 궁금하다. 조금이라도 더 벌어들이기 위해 스스로 권위를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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