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SQ포커스] '8년만의 뜨거운 봄' 이천수-박주영 경인더비 빅뱅
상태바
[SQ포커스] '8년만의 뜨거운 봄' 이천수-박주영 경인더비 빅뱅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11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5년 나란히 MVP와 신인상…2007년 마지막 대결 이후 화끈한 공격축구 첨병 기대

[스포츠Q 박상현 기자] K리그 역대 34번째 경인더비가 펼쳐진다. 경인더비는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 못지 않게 FC 서울과 인천의 맞대결로 항상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또 하나의 빅매치다.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맞붙는 양 팀의 전력은 극명하다. FC 서울은 GS구단이라는 든든한 기업이 지원하는 기업구단인 반면 인천은 K리그 시민구단이다. 한때 인천도 구단 가치가 올라가며 자금력이 풍부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시 재정이 바닥나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그럼에도 FC 서울과 인천은 늘 치열하게 격돌했다. 역대 33차례 치러진 경기에서는 13승 13무 7패로 FC 서울의 우세. 6번을 FC 서울이 더 이기긴 했지만 13무에서 보듯 늘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지난해 역시 서울이 2승 1패로 우세했다.

올 시즌 두 팀의 행보는 비슷하다. FC 서울은 개막 후 3연패에 빠졌다가 지난 4라운드 홈경기에서 제주를 상대로 극적인 1-0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을 챙겼고 인천도 무승부와 패배를 번갈아 하며 4경기 동안 2무 2패로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FC 서울은 4라운드 승리를 연승 상승세로 이어가기 위해, 인천은 첫 승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잡기 위해 절대 승리가 필요하다.

특히 인천은 최근 6무 5패로 11경기째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1-5, 1-3 패배를 FC 서울에 당한 적이 있어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 이슈메이커 이천수와 박주영, 공격 앞으로

흥미로운 것은 역대 33번의 경기에서 모두 89골이 터져나왔다는 점이다. 경기당 평균 2.70골로 늘 적지 않은 득점이 나왔다는 점에서 공격축구의 진수를 기대케 한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7경기에서 25골이 나왔고 이 가운데 3-2 펠레 스코어가 두 차례나 나왔다. 최근 7경기에서도 서울이 3승 2무 2패로 근소하게 앞선다.

여기에 이천수(34)와 박주영(30)이라는 이슈메이커가 더해졌다. 두 선수 모두 양팀의 공격수여서 상대의 골문을 향해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천수와 박주영이 한 경기장에서 조우한다면 2007년 4월 15일 이후 8년만에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박주영과 이천수는 닮은 점이 너무나 많다. 10대의 나이에 일찌감치 축구 천재라는 찬사를 받으며 고려대에 진학했고 이른 나이에 대표팀에 발탁됐다. 이들은 4년 간격으로 벌어졌던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을 통해 월드컵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이천수와 박주영은 나란히 2006년 독일 월드컵 대표팀에서 뛰기도 헀다.

해외에 나갔지만 공교롭게도 모두 실패한 아픔까지 닮았다. 이천수는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와 페예노르트 로테르담(네덜란드) 등 두 차례나 유럽에 나갔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박주영은 AS 모나코(프랑스)에서는 성공을 거뒀지만 아스널(잉글랜드)에서는 씻기 힘든 마음의 상처만 남았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활약한 경험도 같다. 이천수는 알나스르에서 뛰었고 박주영은 알 샤밥을 거쳤다.

또 2005년에는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을 양분하기도 했다. 이천수는 2005년 당시 소속팀인 울산 현대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MVP에 선정됐다. 박주영 역시 2005년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FC 서울의 상승세를 이끌어 MVP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천수에 밀려 MVP와 신인상을 동시에 받는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이처럼 걸어온 길이 비슷한 만큼 이천수와 박주영은 늘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이슈메이커다. 이천수는 언론을 통해 자신의 발언이 잘못 전해져 '당돌한 아이'로 인식됐고 박주영은 언론과 친화적이지 못한 성격으로 더욱 화제를 몰고 다닌다.

기량은 예전만 하지 못하더라도 스타성만큼은 늘 K리그 클래식 선수들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 스타급 선수 둘이 서로 창을 겨누고 있는만큼 공격축구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천수는 "언제부터 FC 서울이 명문팀이었느냐"는 말을 할 정도로 FC 서울에 대한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있고 박주영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전부터 뛸 수 있어 구리에 남아 인천전에 대비해왔다.

▲ FC 서울 최용수 감독은 올 시즌 '무공해 축구'의 부활을 선언했다. 아직 4경기에서 3골밖에 넣지 못하고 있지만 박주영의 가세로 공격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김도훈의 '늑대 축구'와 최용수의 '무공해 축구', 그 승자는

두 팀의 공격 맞불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활 타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두 팀은 4경기에서 3골로 기대만큼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골을 넣을 수 있는 자원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

FC 서울에는 박주영과 함께 최근 기량을 회복한 몰리나(35)가 버티고 있다. 인천에서 FC 서울로 옮겨간 이석현(25)도 친정팀을 향해 창을 겨누고 있다. 인천에도 이천수와 대전과 전북 현대에서 원톱으로 활약했던 케빈(31)이라는 자원이 있다.

양팀 사령탑의 전술도 공격지향적이다. 인천을 이끌고 있는 김도훈(45) 감독이나 FC 서울의 최용수(44) 감독 모두 현역 시절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다. 두 공격수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함께 뛴 기억도 공유하고 있다.

공격수 출신인만큼 감독 모두 공격 앞으로를 외친다. 김도훈 감독은 '늑대 축구'로 전원 공격, 전원 수비를 지향한다. 모든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떼거리 축구'가 인천의 강점이다.

서울은 '무조건 공격해'라는 뜻의 '무공해 축구'의 부활로 공격의 세기를 높이고 있다. 서울은 제주전 승리와 함께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 AFC 챔피언스리그 4차전 원정에서 득점력을 회복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주심의 오심만 아니었더라면 1-1 무승부가 아니라 2-1 승리가 될 수도 있었다. 다만 호주 원정을 다녀오느라 지친 것이 다소 마음에 걸린다.

역대 34번째 경인더비는 인천에 케빈이 더해지고 서울에 박주영이 추가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5라운드의 최고 빅매치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 올 시즌 인천의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감독은 현역 시절 최고 골잡이 출신답게 '늑대 축구'로 전원 공격과 수비를 지향한다. 이천수와 함께 케빈의 영입으로 공격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