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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닥공도 두려워않는 '불굴 광주' 상승-하락 기로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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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닥공도 두려워않는 '불굴 광주' 상승-하락 기로에 서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13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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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전북 맞아 조직력 축구로 선전…발목 잡는 잦은 수비 실수 문제점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개막전 무승부 뒤 2연승 상승세, 그리고 2연패.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에서 3라운드까지 선전했던 광주FC의 상승세가 확연하게 꺾였다. 그러나 광주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광주는 지난 12일 목포축구센터에서 벌어진 전북 현대과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홈경기에서 레오나르도에게 2골을 내주고 한교원에게 1골, 1도움을 허용하면서 2-3으로 졌다.

광주는 인천전용축구경기장에서 벌어졌던 인천과 개막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이종민의 동점골로 극적으로 2-2로 비긴 뒤 대전과 부산을 연파하며 2연승, 한때 2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하지만 우승후보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0-2로 진데 이어 전북에도 2-3으로 덜미를 잡혀 2연패를 기록했다.

연패하면서 순위도 6위까지 내려갔다. 5위 전남에 골득실에서 뒤지고 7위 성남FC에 다득점에서 앞선다. 하지만 9위 부산, 10위 FC 서울과 승점차가 3밖에 되지 않아 한 경기, 한 경기에 따라 승적이 부쩍 오를 수도 있고 하위권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올 시즌 성적을 판가름짓는 갈림길에 선 것이다.

▲ 광주 선수들이 12일 목포축구센터에서 벌어진 전북 현대와 2015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조직력의 광주, 뻥 축구 아닌 미드필드부터 빌드업

광주 선수단 구성을 보면 지난 시즌까지 함께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다. 그러면서도 알짜 영입을 통해 더욱 전력을 강화했다. 지난 시즌 임대로 뛰었던 정준연을 전남에서 완전 이적시켜 수비를 보강했고 프로 3년차로 지난 시즌까지 안양 FC에서 뛰었던 측면수비수 이으뜸을 데려왔다.

K리그 챌린지 4위로 가까스로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강원FC와 안산 경찰청을 연파한데 이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경남FC를 제치고 승격에 성공한 '어메이징 광주'는 K리그 클래식에서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갖췄다.

그럼에도 광주는 성남, 대전, 인천 등 다른 시민구단과 함께 약체로 분류됐다. 한 팀 또는 두 팀이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되는 팀은 이들 시민구단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광주는 이같은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3라운드까지 고공행진했다. 하지만 2승 1무를 거두는 과정에서 인천, 대전, 부산 등 전력이 강하지 않은 팀과 맞붙었기 때문에 나오는 착시 현상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이를 바꿔서 말하면 울산, 전북 등 우승후보와만 맞붙었기 때문에 마치 상승세가 확연하게 꺾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 광주 남기일 감독이 지난 12일 목포축구센터에서 벌어진 전북 현대와 2015 K리그 클래식 5라운드에 앞서 월감 감독상을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광주는 강팀과 맞붙어도 뒤로 물러서지 않으며 오히려 미드필드부터 빌드업해가며 상대를 압박해나간다. 지난 5일 0-2로 진 울산과 경기에서도 볼 점유율이 높았던 쪽은 광주였다. 광주는 당시 후반에 62-38의 점유율로 앞서가는 등 90분 내내 6-4 정도로 앞섰다.

또 울산을 향해 전후반 22개의 슛을 날렸고 이 가운데 15개가 유효슛이었다. 특히 전반에 기록한 10개의 슛 가운데 유효슛이 9개나 됐다. 강팀 울산을 상대로 수비지향적 경기가 아닌 자신들의 경기를 펼치며 기록은 졌지만 오히려 내용에서는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북전도 마찬가지였다. 슛 숫자는 5-12로 크게 밀렸지만 유효슛에서는 4-3으로 오히려 앞서 순도면에서는 훨씬 뛰어났다.

볼 점유율 역시 전반에서는 48-52로 근소하게 밀렸을 뿐 후반에는 58-42로 앞서며 전후반 90분 동안 53-47로 팽팽하게 맞섰다. 닥공 전북을 상대로 뒤로 물러서지 않고 미드필드부터 빌드업을 했다는 증거다.

▲ 광주 조용태가 12일 목포축구센터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2015 K리그 클래식 5라운드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는 남기일 감독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가면서 상대팀의 빈틈을 노리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적극적인 공격을 통해 상대 공격수들이 올라서지 못하고 수비에 가담하도록 만드는 것 역시 광주의 주된 전략이다.

최강희 감독도 "광주의 조직력이나 팀 완성도가 높다"며 광주의 경기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울산과 전북 2연전에서 모두 지긴 했지만 광주는 약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 오는 15일 제주전에 이어 18일 성남전, 26일 서울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제주와 성남전은 광주로서는 해볼만한 경기다. 현재 서울의 공격력도 광주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만약 4월에 남은 3연전에서 2승 이상을 거둔다면 광주는 다시 상승 곡선을 탈 수 있다.

◆ 아직 불안한 수비, 폭탄 뇌관을 조심하라

광주는 5경기를 치르면서 9골로 울산과 함께 팀 다득점 공동 1위에 올라있다. 김호남과 이종민이 2골씩 기록했고 안영규, 조용태, 임선영이 한 골씩 넣었다. 나머지 2골은 상대팀의 자책골이다. 직접 기록한 7골을 5명이 나눠가졌다는 점도 광주의 득점 루트가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수비가 불안하다. 실점 역시 9골이다. 대전(13실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실점이다. 울산, 전북전에서 선전했음에도 연패를 당했던 것은 역시 수비진의 잇따르는 실수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울산전에서는 정준연이 김신욱의 크로스를 걷어내려던 것이 골대로 향했고 전북전 역시 불운과 실수가 연달아 나왔다.

▲ 광주 주현우(왼쪽)와 전북 현대 김기희가 12일 목포축구센터에서 벌어진 2015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맞대결에서 볼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레오나르도가 때린 슛이 수비수 이종민의 몸을 맞고 굴절되면서 골문이 열렸고 전반 45분에는 수비가 머리로 골키퍼에게 연결한다는 것이 한교원에게 어시스트한 것처럼 되면서 실점했다. 뒤에서 쇄도하는 한교원을 조심하라는 주위의 콜이 없었다.

울산, 전북전 말고도 인천과 개막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정준연이 땅볼 크로스를 걷어내려다가 자책골을 만들어줬다. 정준연은 5경기를 치렀음에도 벌써 자책골이 2개나 된다. 결과론으로 봤을 때 정준연의 자책골 2개가 나오지 않았더라면 인천전에서 2-1로 승리할 수 있었고 울산과 경기에서도 팽팽한 접전을 더 벌일 수도 있었다.

광주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5경기를 치르면서 무실점 경기가 지난달 15일 2-0으로 이긴 대전전뿐이다. 모두 2골 이상씩을 내줬다. 이 가운데 수비진의 실수로 내준 것만 4골이나 된다.

앞으로 순위 다툼을 이어나갈 중위권 또는 반드시 잡아야할 하위권팀과 경기에서도 수비 실수가 나와 경기를 그르친다면 광주의 순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비 불안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광주 역시 상승의 나래를 펼칠 수가 없다.

▲ 광주 정준연(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5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울산 현대와 2015 K리그 클래식 4라운드에서 자책골을 내준 뒤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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