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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아직 봄이 오지 않은 인천과 대전, 간절한 상춘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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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아직 봄이 오지 않은 인천과 대전, 간절한 상춘곡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14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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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안정된 수비 비해 공격에서 아직 호흡 불일치…공격 축구 선언했던 대전은 실리로 궤도 수정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벌써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도 5라운드를 지나 6라운드를 맞는다. 10위 FC 서울까지 이미 한 차례 이상 승리의 기쁨을 맛봤지만 아직까지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따내지 못한 인천과 대전이 있다. 승리가 없으니 승점도 많이 쌓지 못해 11위, 12위로 강등권에 있다.

인천과 대전은 이미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강등권으로 분류됐던 팀이다. 그러나 함께 강등 후보로 거론됐던 광주FC와 성남FC는 승리를 챙기면서 중위권을 달리고 있어 인천, 대전과 대조를 이룬다.

또 3연패 수렁에 빠졌던 FC 서울도 4라운드에서 제주를 맞아 극적인 승리를 따낸 뒤 인천과 5라운드 경기에서 1-1로 비기면서 승점 4를 확보했다. 아직 10위로 밀려나 있지만 최근 슬로 스타터의 면모를 다시 보여줬던 서울이기에 승리를 추가한다면 중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인천과 대전에는 봄이 오지 않았다. 승리하려면 수비뿐 아니라 공격도 잘 풀려야 하는데 이 두 팀은 그렇지 못하다. 강등권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승을 신고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 인천 이천수가 지난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FC 서울과 2015 K리그 클래식 홈경기를 치르고 있다. 인천은 아직 골이 없는 케빈의 공격력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이천수와 김인성의 득점력이 필요하다. [사진=스포츠Q DB]

◆ 전원 공격 나서는 늑대축구, 마침표를 못찍는 인천

올 시즌 모든 팀이 '공격 앞으로'를 외치고 있지만 인천과 대전 역시 결코 물러서지 않는 공격 축구로 무장했다. 인천은 K리그 레전드 공격수 출신인 김도훈(45)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대전 역시 월드컵 대표팀 공격수 출신인 조진호(43)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공격에서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인천은 공격까지 풀어가는 과정은 좋지만 마지막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인천에는 이천수(33)와 김인성(26)이라는 좋은 측면 공격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측면과 중앙을 모두 넘나드는 이천수는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20대 초중반에 보여줬던 기량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공격 본능만은 여전히 살아있다.

또 김인성은 100m를 11~12초대 에 주파하는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의 측면을 단숨에 무너뜨리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마지막 방점을 찍지 못한다. 지난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졌던 FC 서울과 홈경기에서도 페널티킥으로 박주영에게 선제골을 내준 이후 오히려 몰아쳤던 쪽은 인천이었다. 그럼에도 결정적인 한 방을 해주지 못했다.

▲ 인천 김인성(가운데)이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FC 서울과 2015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김도훈 감독은 올 시즌 공격의 방점을 찍어줄 선수로 외국인 공격수 케빈(31)을 지목하고 영입했지만 아직까지 기대했던 득점포가 나오지 않고 있다. 대전과 전북 현대에서 뛰며 골 감각을 자랑했던 케빈은 시즌 마수걸이 골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득점 문제를 케빈에게만 맡겨둘 수는 없다. 최전방 공격수가 해주지 못하면 측면 자원이라도 넣어줘야만 한다. 김도훈 감독은 "이천수가 전성기의 기량에 미칠 수는 없지만 경기 외적으로 후배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면서도 "그러나 도움뿐 아니라 득점에도 욕심을 부렸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케빈 혼자에게만 집중되는 득점 루트는 안된다는 것이다.

FC 서울과 경기는 인천이 측면 자원까지 득점 루트가 되는 좋은 예를 보여줬다. 이천수는 비록 골이 되진 않았지만 왼쪽 측면 각도가 없는 곳에서 골키퍼 김용대를 당황하게 하는 슛을 날렸고 김인성은 동점골까지 넣었다.

그런 점에서 오는 15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지는 성남 FC와 경기는 인천의 승리 방정식을 구현해낼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성남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와 K리그 클래식 경기를 사흘 간격으로 계속 치렀기 때문에 수비진이 다소 지쳐있는 상태다. 인천이 다소 피로해진 성남의 포백까지 공략하지 못한다면 무승이라는 어둠의 터널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 대전 안상현이 11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울산 현대와 2015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골을 몰고 가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수비 무너지고 공격 안되고, 실리축구로 위기 타개하는 대전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를 정복하다시피한 대전은 K리그 클래식에서도 어느 정도의 순위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참혹하다. 1무 4패의 전적에 2득점과 13실점이다. 공격력도 문제지만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다.

K리그 챌린지 우승을 견인했던 주축들이 대거 이탈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오른쪽 풀백을 맡으며 수비와 공격의 핵심 역할을 했던 임창우(23)가 울산 현대로 복귀했고 공격의 핵심인 아드리아노(28)는 비자 문제 때문에 일본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 결과 아드리아노는 올 시즌 단 한 골에 그치면서 사실상 공격력이 제로다.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포항에서 임대로 온 이광훈(22)을 비롯해 김찬희(25), 히칼딩요(27), 윤원일(29) 등 주전 자원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해 그렇지 않아도 얇은 선수층이 더욱 얇아졌다.

김찬희, 히칼딩요 없는 공격진은 그렇지 않아도 컨디션이 최고조로 올라오지 않은 아드리아노의 공격력 약화를 불러왔고 윤원일이 빠지면서 수비까지 무너졌다.

▲ 대전 서명원(가운데)이 11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울산 현대와 2015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패스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결코 물러서지 않은 두려움없는 축구로 맞서겠다는 조진호 감독도 현실을 인정해야 했다.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축구를 하려고 했지만 2득점, 13실점의 경기력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의 선택은 선 후비, 후 역습의 실리축구였다.

대전은 지난 1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어느 정도 희망을 봤다. 선두 울산과 만나 단 한 골만 내주며 1-1로 비겨 첫 승점을 땄기 때문이다. 물론 대전 팬들에게는 마땅치 않은 전술이지만 대전으로서도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조진호 감독이 실리로 돌아선 것은 앞으로 맹수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공격력이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박주영이 돌아온 FC 서울과 당장 1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해야 한다. 이후 포항, 수원 삼성까지 강팀의 연속이다. 포항, 수원전 이후 다음달 3일 만나는 인천전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대전이기에 실리축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조진호 감독은 윤원일, 김찬희, 이광훈 등이 복귀하는 다음달이 되면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유일한 희망은 실리축구다. 실리축구라는 마지막 희망마저 무너진다면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먼저 강등의 칼날을 맞을 팀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서울, 포항, 수원으로 이어지는 3연전은 대전의 올 시즌 운명을 가늠할 중요한 경기가 됐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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