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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여자농구 순위 고착화 부르는 '속전속결' FA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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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여자농구 순위 고착화 부르는 '속전속결' FA 시장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4.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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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선수 2명 제외하고 모두 남은 FA…대어급 영입은 없었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팀 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자유계약선수(FA)들이 모두 남았다. 폭풍전야였지만 끝은 싱거웠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FA 1차 협상 결과 은퇴를 결정한 김계령(용인 삼성)과 강영숙(춘천 우리은행)을 제외한 14명이 모두 소속팀 잔류를 선택했다”고 15일 밝혔다.

2014~2015시즌 FA 시장은 유난히 대어급 선수들이 많아 이들이 팀을 옮길 경우 다음 시즌 판도가 크게 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은퇴선수를 2명을 뺀 모든 선수가 원 소속팀에 남았다.

청주 KB스타즈는 베스트5의 주축인 변연하, 정미란이 모두 잔류했고 삼성도 베테랑 이미선이 1년 더 팀을 조율한다. 인천 신한은행은 신정자, 김연주가 남기로 했으며 우리은행은 임영희가 2년 계약을 체결했다. 가장 많은 네 선수가 FA 자격을 취득한 부천 하나외환은 공격의 핵인 김정은을 비롯해 염윤아, 홍보람, 박은진이 잔류를 선택했다.

▲ 2014~2015시즌 이후 FA로 풀린 변연하(오른쪽)는 원소속팀 KB스타즈와 2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사진=WKBL 제공]

◆ 조용한 4월, 다음시즌 순위도 그대로일까

FA를 보유하고 있는 구단과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원 소속팀에 남게 된 것이 천만다행으로 여겨질 정도다. 대부분 팀 내 주전으로, 혹시라도 적을 옮긴다면 전력 약화가 우려되기 때문.

이는 각 구단의 선수층이 얇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절대적인 선수 숫자가 적을 뿐만 아니라 어린 선수들의 기량 발전 속도가 더디다. 예전보다 코트에서 오래 뛰는 베테랑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타 구단에서 FA를 잡고 싶어도 보상규정으로 인해 머뭇거리는 경우도 있다. 원 소속구단과 1차 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2차 협상을 통해 FA를 영입하려는 구단은 해당 선수의 1차 협상 제시액보다 많은 연봉을 보장하면서 보상선수 1명(보호선수 5명 제외) 혹은 전년도 연봉의 100% 지급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FA를 한 명 데려가면서 적지 않은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주축 선수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지 않았기 때문에 순위가 고착화될 수도 있다. 아직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지만 농구 본고장인 미국여자프로농구(NBA)에서 최상급에 속하는 선수가 오지 않는 이상 전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김계령(오른쪽)은 2004년 11월 삼성생명에서 우리은행으로 이적된 뒤 팀 내 주전 센터로 뛰었다. [사진=WKBL 제공]

◆ 과거 끊이지 않았던 대형 FA 영입, 다음시즌엔 볼 수 있을까

18년 역사를 자랑하는 WKBL에서 대형 FA 영입은 종종 있었다. 과거 대형 포인트가드로 이름을 날린 김지윤은 2003년 여름리그 후 당시 원 소속팀이었던 국민은행을 떠나 금호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졸지에 주전 가드를 잃은 국민은행은 신세계에서 FA로 풀린 정선민을 영입, 우승을 정조준했다. 국가대표 가드와 센터가 동시에 팀을 옮기며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도 2000년대 중반부터 WKBL 스타들의 이적이 줄을 이었다. 2004년 9월에는 현대 김영옥이 우리은행 강영숙·김나연·이연화와 트레이드됐다. 이후 김영옥은 2006년 11월 국민은행과 FA 계약을 체결하고 팀 내 간판가드로 활약했다.

2004년 11월에는 삼성생명 김계령이 FA로 풀려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었으며 이듬해 11월에는 우리은행 이종애가, 2007~2008시즌 이후에는 삼성생명 변연하가 KB스타즈로 적을 옮겼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리그 판도를 뒤흔들만한 FA 이적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 해당 선수를 다른 팀으로 보냈을 때 부메랑 효과를 무시할 수 없고 2000년대보다 선수들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도 FA 이동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다음 시즌에는 각 구단들이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외부 FA 영입에 나설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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