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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장시환, 마법사 홈 첫승으로 털어낸 무명 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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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장시환, 마법사 홈 첫승으로 털어낸 무명 9년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4.22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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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강타선 상대로 5⅓이닝 5K 무실점…프로 데뷔 9년만에 첫승 감격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데뷔 9년 만의 마수걸이 승리가 팀 창단 후 홈 첫 승리였다. 케이티 투수 장시환(28)이 오랜 무명의 설움을 날리며 역사적인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장시환은 22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전에서 4회초 투아웃 이후 불펜 투수로 등판, 5⅓이닝 동안 69구를 던지며 3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 데뷔 후 첫 승을 거뒀다. 프로 48번째 경기 만에 거머쥔 귀중한 승리였다.

장시환의 호투 속에 케이티는 SK에 2-0 승리를 거두고 홈에서 열린 9경기 만에 홈 첫 승을 신고했다. 창단 첫 영봉승도 함께 올린 케이티는 최근 5연패 사슬을 끊으며 3승16패를 기록했다.

SK와 ‘통신사 더비’에서도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앞서 SK에 4전 전패를 당했던 케이티는 안방에서 설욕에 성공, 비룡 공포증을 떨쳐냈다.

▲ 장시환이 22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SK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 시속 150㎞ 속구로 비룡 강타선 무력화

이날 장시환은 자신이 던질 수 있는 최상의 공을 뿌렸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속구를 쉽게 던지는 그는 4회초 2사 후 마운드에 올라와 첫 타자 김성현을 2구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5회 최정과 앤드류 브라운에게 내야 안타,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박정권을 6-4-3 병살타로 돌려세웠고 이재원을 1루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강타자들을 범타로 일축하며 대량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후에는 큰 위기 없이 이닝을 마쳤다. 6회와 8회 안타 1개씩을 맞았지만 후속타자를 아웃 처리하며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SK는 6회 1사 1루에서 희생 번트를 대는 강수를 두고도 득점이 무산돼 아쉬움을 삼켰다.

7회에는 민첩한 수비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1사 후 최정의 투수 강습 타구를 원 바운드로 잡아내 1루로 송구, 아웃시켰다. 남다른 집중력이 만든 결과였다. 9회 삼진 두 개를 더 잡아낸 장시환은 자신의 손으로 팀 창단 첫 홈경기 승리를 지키며 포효했다.

◆ 데뷔 9년만에 첫승, 야구인생 화려한 2막 알리다

오랜 시간 동안 무명으로 지낸 선수가 거둔 승리라 더 의미 있었다. 장시환은 팀에서 전력 외 분류를 받는 설움 속에서도 꿋꿋이 공을 던졌고 마침내 9년 만에 첫 승을 일궜다.

2007년 2차 1라운드 2순위로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장시환은 그동안 1군 무대에서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상무 입대 전까지 3시즌 동안 6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한 그는 2011년 전역 후에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11로 부진했다.

▲ 장시환(가운데)이 22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SK전에서 승리, 수훈선수에 뽑힌 뒤 팬들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이듬해에는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많은 기회를 부여받고도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공은 빨랐지만 제구가 불안한 것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21경기에서 6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5.02. 투고타저 시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군에서 살아남기 힘든 성적이었다.

때문에 장시환은 2013년부터 1군보다 2군에 머문 시간이 더 많았다. 지난해까지 2년 동안 1군에서 8경기밖에 나오지 못했다. 평균자책점도 10점대를 웃돌아 추격조로도 쓰기 힘들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장시환을 키우려했던 넥센은 그의 부진이 길어지자 전력 외로 분류했다. 케이티가 1군 무대 합류에 앞서 9개 구단으로부터 특별지명 선수를 뽑을 때 보호선수 20명에서 장시환의 이름을 뺐다.

이에 케이티로 적을 옮긴 장시환은 시범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6.75로 가능성을 보여주더니 정규리그 9번째 경기에서 마침내 큰일을 해냈다.

무명의 반란이었다. 그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장시환이 막다른 길에서 화려한 날갯짓을 했다. 그의 비상이 다음 경기에서도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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