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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버티기도 한계' 전북·수원 충격패가 심상치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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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버티기도 한계' 전북·수원 충격패가 심상치 않은 이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27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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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일정에 ACL까지 치르느라 체력 방전…부쩍 더워진 날씨로 5월도 힘든 경기 예상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2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렸던 선두 전북 현대가 시즌 첫 패배를 당했고 수원 삼성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던 승격팀 대전에 승점 3을 내줬다.

전북과 수원의 패배는 단순한 1패가 아니다. 모두 상대팀에 2골을 내주고 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치르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돼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5월에도 전북과 수원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두 팀이 체력 고갈로 5월에도 어려움을 겪는다면 이는 순위 판도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또 AFC 챔피언스리그를 함께 치르고 있는 성남FC와 FC 서울도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이번 8라운드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승점 1을 챙기는데 그쳤다.

▲ 전북 현대 선수들이 26일 광양전용구장에서 벌어진 전남과 2015 K리그 클래식 원정경기에서 1-2로 진 뒤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고 있다. 전북은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치르는 빡빡한 일정 속에 체력이 떨어져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가시마 원정에 이은 광양 원정 패배, 전북 수비가 지쳤다

전북은 광양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남과 경기에서 15개의 슛 가운데 8개가 유효슛이었을 정도로 공격력에서는 변함없이 강력했다. 이에 비해 전남은 11개의 슛을 기록했지만 유효슛은 단 3개에 그쳤다.

볼 점유율에서는 전북이 약간 앞서는 정도였지만 사실상 전북이 시종일관 몰아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하지만 전남의 지치지 않는 역습이 주효했고 역습을 당할 때마다 전북 수비는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

전북이 실점하는 장면 모두 역습에서 나왔다. 전반 21분 선제골은 스테보가 전북 골키퍼 권순태의 패스를 가로채는데서 시작됐다. 스테보는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하던 오르샤에게 패스를 전달했고 오르샤는 골라인 부근까지 침투한 뒤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이는 그대로 이창민의 발에 걸렸다.

후반 결승골 역시 전북의 공격을 차단한 뒤 안용우가 왼쪽 측면으로 돌파하고 이를 스테보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전달했다. 스테보는 원터치 패스로 이창민에게 공을 연결했고 다시 한번 정확한 슛으로 전북의 골문을 열었다.

▲ 전북 현대가 26일 광양전용구장에서 벌어진 2015 K리그 클래식 원정경기에서 전남 오르샤에게 측면 돌파를 허용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전북은 원래 중앙수비수인 김기희에게 오른쪽 측면 수비를 맡겼다. 왼쪽 측면의 이주용과 김기희 모두 측면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또 최강희 전북 감독은 전남의 빠른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수비형 미드필더 이호와 정훈을 동시에 투입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형일과 조성환으로 이뤄진 중앙 수비진 역시 강력하지 못했다.

이는 전북의 수비가 방전됐다고도 볼 수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치르느라 선수들의 체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전북은 가시와 원정에서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무너지는 불안함까지 보여준터라 주전들의 체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전북이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고려해 지난 시즌에 이어 적지 않은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대부분이 30대여서 얼마나 체력을 끝까지 유지하며 시즌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어쩌면 올 시즌 내내 전북을 괴롭힐 수도 있다.

▲ 수원 삼성이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대전 김상필(가운데)의 드리블로 공격을 당하고 있다. 수원은 이날 불안한 수비에 체력 고갈까지 더해져 대전에 첫 승을 내줬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무실점 경기 없는 수원, 불안한 수비에 덜미 잡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취재진을 만날 때마다 "경기를 치르면서 언제나 문제점이 발견되지만 이를 제대로 고칠 시간도 없이 경기에 임한다. 사흘 간격으로 계속 경기가 치러지다보니 훈련은 체력 보완 위주로 이뤄지고 문제점을 고칠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올 시즌 수원은 뛰어난 공격에도 수비가 약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K리그 클래식 8경기를 치르면서 무실점 경기가 단 한 차례도 없다.

물론 수원의 공격 역시 무득점 경기가 포항과 홈 개막전 한 차례였을 정도로 화력이 강력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수원이 후반 추가시간 또는 막판에 골을 넣으면서 '수원 극장'을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쉽게 이긴 경기가 많지 않았다는 뜻도 된다.

수원은 중앙 수비에서 잇따라 부상 선수가 발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상기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어서 원래 측면이 포지션인 양상민이 중앙 수비를 맡고 있다. 여기에 대전전에서는 조성진이 경고 누적 징계로 나오지 못해 대신 연제민이 중앙 수비로 대체됐다. 대전전에서 양상민과 연제민의 중앙수비진은 호흡이 맞지 않았고 아드리아노에게 2골을 내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 수원 삼성이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대전의 세트플레이 공격을 허용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민상기가 당분간 나오지 못하면서 수원은 곽희주와 계약을 맺었지만 아직까지 경기에 나설 정도는 아니다. 서정원 감독은 곽희주의 몸상태에 대해 "30~40분은 뛸 정도는 된다"고 말하지만 중앙 수비는 풀타임을 뛰어줘야 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정상이라고 볼 수 없다.

빡빡한 일정으로 인한 체력까지 떨어지면서 수비의 불안함은 더욱 두드러졌다. 후반에 아드리아노에게 두 번째 실점하는 장면은 수비들이 이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집중력까지 떨어지는 것을 잘 보여줬다. 아드리아노 역시 체력이 떨어져 제대로 달리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중앙 수비가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제 날씨까지 더워진다. 그렇지 않아도 8라운드 경기가 벌어졌던 25일과 26일은 따가운 햇볕과 부쩍 더워진 날씨 때문에 선수들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고 그 결과 체력이 크게 고갈된 전북과 수원이 패배라는 성적표를 안았다. 게다가 29일에는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경기까지 벌어진다. 수원JS컵 때문에 다음달 13일 경기를 치르는 수원을 제외하고 전북과 성남, 서울은 모두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들의 빡빡한 일정은 5월에도 계속 이어진다. 조별리그의 마지막 6라운드 경기가 있고 16강전도 5월에 치러야만 한다. 전북과 수원이 올 시즌 처음으로 찾아온 위기에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수원 삼성이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대전의 세트플레이 공격을 허용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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