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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잠식한 위풍당당 女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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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잠식한 위풍당당 女風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4.2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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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스크린에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그간 '남자'들이 지배했던 한국영화계에 여성의 이야기, 재능 많은 여성감독들과 여배우들이 중심에 나서며 영화의 다양성을 주도하고 있다.

먼저 독립영화계의 여성감독 파워가 두드러진다. 한국 최초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파울볼'의 김보경 감독, 육식파 가족이 돼지와 교감하면서 ‘사랑할까, 먹을까!’라는 딜레마에 빠지는 내용을 건져올린 다큐멘터리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의 황윤 감독, 청각장애 부모와 건청인 자녀가 함께 살아가는 특별한 가족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의 이길보라 감독은 독특한 소재와 스토리텔링으로 신선한 반향을 지피는 중이다.

지난 2일 개봉한 '파울볼'은 ‘야신’ 김성근 감독과 고양 원더스 선수들의 실화를 그렸다. 야구에 관심이 없었던 김보경 감독은 촬영을 달가워하지 않는 김성근 감독에게 손 편지를 전달해 인터뷰 승낙을 받고, 여자에게 금기 구역인 선수들의 라커룸까지 따라다니며 끊임없이 질문하고 노력해 영화를 완성했다.

 

5월7일 개봉되는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영화감독이자 엄마인 황윤이 구제역 살처분 대란 이후 돼지의 삶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됐다. 무려 4년에 걸쳐 돼지들의 희로애락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공장식 축산 현장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해 제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컬리너리 시네마(Culinary Cinema 음식과 환경에 관련된 영화를 소개하는 섹션)’에 초청받았다.

26세의 신인감독 이길보라는 청각장애 부모 밑에서 건청인으로 성장하면서 느꼈던 혼란과 방황, 가족의 이야기를 밝고 솔직하게 풀어냈다. 장애에 대한 편견을 통렬하게 날려버린 '반짝이는 박수소리'는 지난해 여성인권영화제 관객상, 장애인영화제 대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 관객상을 휩쓸었다. 영화는 4월23일 개봉됐다.

5월7일 개봉하는 뮤지컬 다큐멘터리 영화 '어떤 여행'(감독 김정욱)은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 작사극본상과 제4회 더뮤지컬어워즈 극본상과 작사작곡상에 빛나는 여성 연출가 추민주의 창작 뮤지컬 제작 과정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뮤지컬 ‘어떤 여행’은 2012년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인 작품으로 매일 비행기를 타지만 한 번도 진짜 여행을 한 적 없는 승무원 인하와 매일 공항으로 출근하지만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본 적 없는 특수경비직 강일이 작은 소동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에 극장을 통해 공개되는 ‘어떤 여행’은 열정 가득한 무대 뒤 모습은 물론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제작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추 연출을 비롯한 스태프와 연기자  70여 명의 생생한 목소리가 실렸다.

추민주 연출은 창작뮤지컬 ‘빨래’ '젊음의 행진’,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 ‘나쁜 자석’ ‘클로저’의 극작과 연출을 맡았으며 최근에는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을 무대에 올렸다.

▲ '차이나타운'의 김혜수와 김고은

오는 4월29일 개봉하는 범죄드라마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은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권력, 조직을 여성의 품에 헌납한다. 영화는 지하철 보관함에 버려진 일영(김고은)이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인천 차이나타운을 지배하는 최고 권력자 엄마(김혜수)라는 여자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차이나타운'은 단순히 여배우 2명이 극을 끌고가는 차원이 아니라 권력의 중심축에 여성을 세운 점이 두드러진다. 또한 특별한 여성 캐릭터 제안으로 신선함을 안겨준다. 관록의 여배우 김혜수와 충무로의 블루칩 김고은은 생존을 위한 싸움에 뛰어드는 비정한 캐릭터를 맡아 놀라울 정도의 연기 변신으로 천금 같은 기회를 잘 살려낸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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