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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선전에 9위 하차노프 '진땀', 이젠 정현과 같이 간다 [윔블던 테니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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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선전에 9위 하차노프 '진땀', 이젠 정현과 같이 간다 [윔블던 테니스대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7.02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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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늘 한국 테니스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지난해 호주오픈 4강에 진출한 정현(23)이 있었기 때문. 그러나 권순우(22·CJ제일제당 후원·당진시청)는 이제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다. 몰라보게 달라진 기량으로 세계 9위 카렌 하차노프(러시아)를 진땀흐리게 만들었다.

세계랭킹 125위 권순우는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 18번 코트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800만 파운드)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하차노프를 상대로 선전 끝에 1-3(6-7<6-8> 4-6 6-4 5-7)로 졌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얻은 게 많은 경기였다.

 

▲ 권순우가 2일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카렌 하차노프를 맞아 백핸드를 날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07년 이형택(43·은퇴) 이후 한국 선수의 윔블던 승리는 없었다. 권순우는 12년만의 승리에 가까이 다가서며 테니스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게다가 하차노프는 지난해 윔블던 대회에서 16강, 올해 프랑스오픈 8강 등으로 권순우에 비해 경험과 랭킹, 실력 모두 훨씬 뛰어난 상대였다. 그러나 공은 둥글고 권순우는 처음부터 하차노프를 압박해갔다.

1세트 상대 첫 서브 게임부터 브레이크했다. 초반 2-0 리드를 이어가진 못했지만 자신들의 서브 게임을 확실히 챙기며 타이브레이크까지 향했다. 6-5로 앞서며 세트 포인트까지 잡아낸 권순우지만 막판 연속 3실점하며 탄식을 자아냈다.

1세트 기회를 살리지 못한 권순우는 2세트까지 빼앗기며 주춤했지만 3세트 메이저 대회 본선 처음으로 세트를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 경기 후 하차노프(왼쪽)의 격려를 받고 있는 권순우.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연합뉴스]

 

정현이 사고를 쳤던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 메이저 대회 본선 데뷔전을 치른 권순우는 당시 랭킹 55위 얀 레나르트 스트러프(독일)에게 0-3(1-6 2-6 4-6)으로 졌지만 이번엔 달랐다.

1세트와 마찬가지로 초반 브레이크에 성공한 권순우는 이후 팽팽한 접전 속 5-4에서 돌입한 듀스 상황을 이겨내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차노프로선 매 세트 진땀을 흘려야 했다. 권순우는 4세트에서도 게임 스코어 5-5까지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막판 서브 게임을 놓치며 3시간이 넘는 혈전에서 ‘잘 싸운 패자’가 됐다.

확실한 강점을 찾은 경기였다. 특히 서브에서 강점이 보였는데 최고 시속 212㎞를 찍으며 서브만큼은 오히려 정현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퍼포먼스를 보였다. 하차노프도 209㎞로 권순우보다는 더 빠르지 않았다. 다만 서브 에이스에선 6-18로 밀리며 날카로움은 더 가다듬어야 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권순우가 성장한다면 정현으로서도 자신의 어깨에 올려져 있는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다. 둘이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며 동반 상승세를 탄다면 한국 테니스도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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