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SQ이슈] '지옥 강행군' 숙명도 넘겨야 산다
상태바
[SQ이슈] '지옥 강행군' 숙명도 넘겨야 산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29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리그 클래식팀, 리그 일정에 FA컵까지…전북·수원 등은 ACL까지 겹쳐 체력 고갈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이 어느덧 8라운드를 넘긴 가운데 사나흘 간격으로 계속 경기가 이어지면서 선수들의 체력 회복이 순위 판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선두 전북 현대와 2위 수원 삼성이 26일 벌어졌던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에서 떨어진 체력을 만회하지 못하고 각각 전남과 대전을 상대로 1-2로 지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전북, 수원과 함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 있는 성남FC와 FC 서울 역시 떨어진 체력과 주전들의 부상까지 겹치면서 제주, 광주와 각각 1-1로 비겨 승점 1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K리그 클래식 팀들은 4월부터 사나흘 간격으로 계속 이어지는 지옥 일정을 보내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주중에 K리그 클래식 경기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 있는 전북, 수원, 성남, 서울은 조별리그 4라운드와 5라운드를 치르느라 이달 들어 주중에 쉬지 못했다. 원정경기가 한 차례씩 끼어 있었기 때문에 그 피로는 더하다.

▲ 이동국 등 전북 현대 선수들이 26일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전남에 1-2로 져 22연속 무패행진이 중단되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이젠 FA컵 일정까지 돌입, 회복훈련하기도 바쁘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주중에도 계속 경기가 이어지기 때문에 회복훈련하기에도 바쁘다"며 "경기를 치르고 난 뒤 문제점이 발생해도 이를 보완할 시간이 없다"고 토로한다.

최강희 전북 감독 역시 전남전 패배 뒤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이럴 때일수록 영리하게 경기운영을 해야 한다"며 "고비는 언제나 온다. 이 고비를 어떻게 잘 극복해나가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옥 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모든 구단들이 똑같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라는 얘기다.

K리그 클래식 팀들은 29일 벌어지는 대한축구협회(FA)컵도 치러야 한다. FA컵을 치른 뒤에는 K리그 클래식 9라운드를 보내야 한다. 5월 첫번째 주중에는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그나마 K리그 클래식 팀들이 쉴 수 있는 날이 다음달 13일, 두번째 주중이다. 이날은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

그러나 수원은 수원 JS컵 국제청소년대회 관계로 29일 FA컵을 치르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대신 다음달 13일에 FA컵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수원은 다음달 2일 전북과 K리그 클래식 경기를 시작으로 6월 7일 광주와 K리그 클래식 경기까지 단 한번도 쉬지 않고 11연전을 치른다. 이 가운데에는 FA컵 일정과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 2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 수원 삼성 서정진(왼쪽)과 대전 황지웅이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볼을 다투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 때문에 이미 몇몇 구단들은 체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전북은 지난 22일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에서 전반에만 3골을 내준 끝에 2-3으로 진데 이어 전남과 경기에서도 1-2로 지면서 K리그 클래식 22경기 연속 무패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수원 역시 수비수와 공격수들의 줄부상 속에 일방적인 공격을 하고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최하위 대전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도 근심이 한가득이다. 박주영(30)은 여전히 제기량을 찾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고 차두리(35)도 지난 18일 수원과 슈퍼매치에서 당한 부상으로 아직 그라운드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김진규(30)가 광주전에서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으로 10주 동안 나서지 못한데다 오스마르(27)까지 코뼈 골절상을 당했다.

◆ 모든 리그의 공통된 현상, 동계훈련 충실했던 팀이 살아남는다

K리그 클래식의 일정만 유독 빡빡한 것은 아니다.

옆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J리그 일정과 함께 리그컵 대회인 야마자키 나비스코컵 경기가 쉴새없이 이어진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팀들 역시 이 일정을 보내는 것은 K리그 클래식과 똑같다.

▲ 성남FC 김두현이 26일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제주와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유럽리그 역시 마찬가지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 일정이 계속 이어지고 여기에 각 나라 FA컵이나 리그컵 일정도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같은 경우는 혹한기 휴식이 한차례 있긴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같은 경우는 12월말 박싱데이에 더욱 힘든 일정을 보내기도 한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나 AFC 아시안컵, UEFA 유로 대회 등 각종 대회만 보더라도 사나흘 일정으로 경기가 계속 이어진다. FIFA가 정한 경기 뒤 보장한 휴식시간은 48시간이기 때문에 사나흘 일정은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은 선수들이 각자 만들어나가는 수 밖에 없다.

결국 지옥의 일정을 이겨내는 것도 선수들의 책임이다. 얼마나 비시즌에 체력훈련을 하면서 사나흘 일정도 버텨내는 몸을 만들어내며 시즌을 준비했는지가 이제부터 드러나기 시작한다. 만약 동계훈련을 충실히 받았다면 그만큼 경기가 끝난 뒤 체력 회복 속도가 빠르고 그렇지 않다면 지옥 일정을 버티기가 힘들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유럽리그나 각종 대회만 보더라도 선수들은 사나흘 간격으로 풀타임을 뛰어도 경기력에 큰 차를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얼마나 몸 관리를 잘했는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며 "계속된 일정으로 힘든 것은 상대팀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체력 안배를 잘하면서 집중력을 발휘하느냐가 지옥 일정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 FC 서울 김진규가 26일 목포축구센터에서 열린 광주FC와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종아리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누워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