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SQ분석] 자책한 이승우, 발견된 문제점은
상태바
[SQ분석] 자책한 이승우, 발견된 문제점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30 1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동안 공식전 출전 없어 경기감각 떨어져…바르셀로나와 다른 여건에서도 자신의 진가 입증해야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이승우(17·바르셀로나 후베닐)는 크게 자책했다. 자신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를 자책하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승우는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우루과이와 2015 수원JS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 풀리그 1차전에 선발 원톱으로 나섰지만 기대했던 골을 터뜨리지 못한채 62분만 뛰고 후반 17분 교체됐다.

이날 이승우의 플레이는 나쁘지 않았다. 자신보다 한 살 많은 우루과이 수비수를 상대로 빠른 드리블로 돌파하는 모습은 5600여명의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한국 수비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등 국제 대회에서 유럽이나 남미 선수들의 개인기에 농락당했던 장면을 그대로 보는 듯했다. 게다가 그 상대가 개인기가 뛰어난 우루과이였기에 이승우는 더욱 빛나보였다.

이승우의 진가가 돋보였던 것은 전반 35분. 하프라인부터 페널티지역 오른쪽 근처까지 35m 가량을 혼자서 돌파해가며 우루과이 수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수비수 마티아스 올리베라가 어깨를 넣어 이승우를 넘어뜨리지만 않았다면 최고의 슛 기회가 될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다.

▲ 이승우가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2015 수원 JS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 풀리그 1차전에서 드리블을 하며 돌파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런데도 이승우는 "10점 만점에 4~5점밖에 안되는 경기"라며 스스로에게 화를 냈다. 후반 17분 교체될 때도 그의 표정은 불만족스러웠고 벤치 앞에 놓여있는 물병을 한 차례 차기도 했다. 벤치에 앉지 않고 점퍼를 입고 그대로 라커룸으로 들어가버렸다. 분을 참지 못한 것이다.

안익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훈련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며 "첫 공식경기이고 국내에서 처음 치른 경기이기 때문에 더 부담이 됐을 것이다. 이미 이런 상황은 예견했고 개선시켜주기 위해 18세 이하(U-18) 대표팀으로 불러 대회 명단에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안 감독이 발견한 첫번째 문제점은 바로 경기 감각이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가 FIFA로부터 징계를 받으면서 공식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그가 공식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방법은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지 않는 것, 바로 대표팀 경기였다.

이승우가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역시 한 살 많은 형들과 경기다. 청소년 시기에 한 살 차이는 체격에서 큰 차이가 난다.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20세 이하(U-20) 대표팀에 17, 18세 선수들이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루과이전에 선 이승우는 우루과이 선수는 물론이고 같은 대표팀 선수와 비교해도 작아보였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에서도 성인팀과 경기를 하기 때문에 몸싸움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오랫만에 공식전을 치른 탓인지 거칠게 몰아세우는 우루과이 수비에 밀리곤 했다.

두번째는 바르셀로나와 대표팀은 다르다는 것이다. 이승우 스스로도 대표팀과 바르셀로나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에서는 볼 점유율이 70~80%로 압도하는 경기를 치르지만 대표팀은 그렇지 못하다"고 인정했다.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며 경기 운영을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상황에서 경기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 이승우(오른쪽)가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2015 수원 JS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 풀리그 1차전에서 파울을 당한 뒤 주심에게 페널티킥이 아니냐며 질문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세계적인 유망주가 한 곳에 모인 바르셀로나에서 미드필드진의 지원을 충분히 받는 것과는 대표팀의 상황은 확실하게 다르다. 미드필드에서 충분히 지원을 해주지 못하면 이승우는 그 순간 고립된다. 이는 2년 뒤 FIFA U-20 월드컵 뿐 아니라 당장 오는 10월에 치러질 FIFA U-17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시아권에서는 통했을지 몰라도 세계 유망주들이 총 집결하는 U-17 월드컵에서는 미드필드 지원이 원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승우가 우루과이전에서 혼자 돌파해 들어가면서도 다른 팀 동료들은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 전반 35분 돌파 장면에서 35m를 단독 돌파하는 장면에서 팀 동료가 옆에서 지원만 해줬더라도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런 문제점들은 이승우가 스스로 풀어가야 한다. 물론 안익수 감독이나 U-17 대표팀을 이끄는 최진철 감독의 전술전략도 중요하겠지만 바르셀로나와 대표팀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이에 맞는 플레이를 스스로 연구해야 한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