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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 골 무산-김도훈 징계, K리그 흥행열기에 찬물되지 않기를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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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 골 무산-김도훈 징계, K리그 흥행열기에 찬물되지 않기를 [기자의 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8.13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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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프로축구 열기에 반갑지 않은 소식이 들린 주말이었다. 쉽게 고쳐지지 않는 오심과 김도훈(49) 울산 현대 감독의 볼썽사나운 항의가 축구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승부에 영향은 없었지만 전북 현대 로페즈(29)는 한 골을 도둑맞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분명한 오심이었고 이를 방지할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반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논란의 여지가 없었던 판정에 대해 과한 행동으로 퇴장을 당한 김도훈 감독의 항의도 주말 K리그를 달군 이슈였다.

 

▲ 김도훈 울산 현대(가운데) 감독은 지난 11일 대구FC전 심판의 판정에 과격하게 불만을 표하다가 퇴장 당했고 상벌위에 회부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은 지난 11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1 25라운드 방문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로페즈의 한 골이 오심으로 날아간 건 옥에 티였다.

후반 42분 로페즈는 한방에 길게 연결된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후 골망을 흔들었지만 주심은 이를 핸드볼로 판단했다. 비디오판독(VAR)도 가동되지 않았다.

경기 후 모라이스 감독은 “VAR 판독 결과 핸드볼로 선언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주심은 로페즈의 트래핑 동작에서 팔이 위로 올라간 동작을 보고 핸드볼 파울을 선언했다. 골은 이후였다. 정·오심 여부와 별개로 이 자체만으론 골 상황이 아니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3일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주간 브리핑에서 “로페즈의 핸드볼 판정은 오심이 맞다”고 밝혔다. 그러나 VAR 적용 사례는 아니었다. “골이 들어가기 전 주심이 휘슬을 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VAR 적용 규정상 일반 핸드볼 반칙은 해당되지 않는다.

 

▲ 로페즈(가운데)는 가슴으로 공을 트래핑했지만 주심은 핸드볼로 오심을 했다. 해당 경기 주심은 연맹의 징계를 받게 됐다. [사진=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처]

 

그러나 만약 주심이 우선 경기를 진행시킨 뒤 VAR을 통해 핸드볼 여부를 판단했다면 이 상황은 문제 없이 해결될 수 있었다. 연맹은 앞으로 원활한 경기 운영과 오심 방지를 위해 득점 장면에서는 최대한 경기 속개를 시킨 뒤 후에 VAR을 적용토록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1~2초만 휘슬을 늦게 불었으면 VAR로 잡아낼 수 있었지만 주심의 운명 미숙 문제”라고 말했다. 해당 경기의 박병진 주심은 향후 징계를 받게 된다.

김도훈 감독은 지난 11일 대구FC와 경기 도중 주심이 윤영선의 핸드볼로 페널티킥을 내주게 된 판정에 불만을 갖고 격하게 항의했다. 김 감독은 이 과정에서 주심을 향해 머리를 들이밀며 삿대질과 함께 시계까지 푸는 등 흥분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한 끝에 결국 퇴장당했다.

연맹은 “14일 오후 4시 30분 김도훈 감독에 대한 상벌위가 열릴 예정”이라며 “김 감독과 함께 항의를 한 김범수 골키퍼 코치, 심판을 향해 물병을 던진 울산 관중에 대한 조치도 같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범수 코치는 주심에게 욕설을 내뱉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맹은 이날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K리그1은 25라운드까지 150경기를 치르며 120만7597명(경기당 8050명)의 관중을 불러 모았는데, 26라운드에서 경기당 5621명씩만 동원하면 지난해(124만1320명) 관중 기록을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K리그2도 23라운드 115경기까지 30만4953명(경기당 2561명)을 동원했는데 이 또한 24라운드에서 지난해(31만627명) 총 관중을 뛰어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 올 시즌 K리그의 흥행 열풍을 이끌고 있는 대구FC.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르네상스 시대를 맞으며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던 K리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로 절정기를 맞았다. ‘CU@K리그’로 대변됐던 K리그는 그해 역대 최고 평균 관중 기록(1만5839명)을 세웠다.

이후에도 꾸준히 인기를 이어온 K리그는 2011년(평균 1만1635) 이후 내림세를 탔다. 2012년 상하위 스플릿 도입에도 6767명으로 뚝 떨어진 평균 관중은 지난해 5444명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은 전환점이 됐다. 이 열기는 그대로 K리그로까지 이어졌고 지난해 대비 K리그1은 52.9%, K리그2는 74.5%의 폭발적인 관중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새 구장에서 시즌을 맞은 대구는 시즌 초반 연일 매진 사례를 이루기도 했다.

반짝 인기로 끝나지 않으려면 고질적인 문제를 고쳐나가야 한다. VAR 도입에도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는 심판 판정과 경기장 안팎에서 볼썽사나운 태도로 팬들을 등지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근 10년 만에 찾아온 ‘K리그 붐’을 장기화시켜나가기 위해선 축구인들의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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