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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코리안리거 기상도(上) 손흥민 '쾌청', 이강인 백승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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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코리안리거 기상도(上) 손흥민 '쾌청', 이강인 백승호는?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8.17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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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박지성(38)은 ‘해외축구의 아버지’로 불린다. 세기가 바뀌기 전 독일 분데스리가(1부)를 호령했던 차범근(66) 이후 처음으로 유럽축구 한복판에서 제대로 생존하며, 유럽축구가 그저 바라만 볼 수 있는 선망의 대상이 아닌 한국축구와 무관하지 않은 무대로 느끼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박지성은 피치를 떠났지만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과 기성용(30·뉴캐슬 유나이티드)을 중심으로 한 다음 세대가 유럽 5대 빅리그에 모두 진출해 2019~2020시즌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프랑스 리그앙(1부) 지롱댕 보르도로 이적한 황의조(27)가 지난 11일(한국시간) 개막전에서 선발로 데뷔했고, 같은 날 석현준(28·스타드 드 랭스)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유럽축구 코리안리거 활약의 포문을 열었다. 

올 시즌 코리안리거 기상예보는 ‘맑음’의 연속일까? 몇몇은 현재 끝을 알 수 없는 ‘장마’를 묵묵히 견뎌내고 있는 듯 보인다. 그 현주소를 리그 별로 짚어보자.

▲ 지난 시즌 토트넘은 한 차원 높은 팀으로 성장했는데, 그 중심에 손흥민(사진)이 있었다. [사진=펜타프레스/연합뉴스]

◆ EPL : ‘커리어하이’ 꿈꾸는 손흥민, 대표팀 떠난 기성용

“DESK라인도 손흥민 빼고는 한창 좋을 때에 못 미친다. 진정한 월드클래스로의 도약을 위한 새 출발점에 섰다.”(장지현 SBS 해설위원)

“손흥민이 차범근의 대기록을 깨트리는 것은 말 그대로 시간문제.”

“뉴캐슬이 어려운 시즌을 보낼 것이기에 기성용에게도 기회는 무조건 온다.”(이상 한준희 KBS 해설위원)

손흥민은 지난 시즌 토트넘을 대표하는 스타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프리시즌에 골을 넣진 못했지만 올여름 큰 부상 없이, 대표팀에 차출돼 국제대회를 치르는 일 없이 체력을 비축한 만큼 큰 기대를 모은다.

27세. 축구선수로서 전성기를 구가하는 나이에 도달했다. 지난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군 면제 혜택을 받아 날개를 달았다. 토트넘은 이른바 ‘DESK’로 불리는 주축을 모두 지켜낸 데다 1년 반 만에 이적시장도 활발하게 보냈다. 더욱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는 가운데 그 중심에 손흥민이 있다.

지난 시즌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대회에서 20골을 생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을 견인했다. 적응에 애를 먹었던 데뷔 시즌 이후 손흥민은 리그에서 각 14, 12, 12골씩 넣었다. 올 시즌에는 ‘커리어하이’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 장지현 SBS 해설위원 모두 손흥민이 진정한 월드클래스로 도약하는 시즌을 보낼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올 시즌 역대 코리안리거 유럽무대 1군 최고 득점자로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함부르크에서 데뷔한 그는 레버쿠젠, 토트넘을 거치며 지금껏 116골을 뽑아냈다. 차범근(121골)을 넘어서기까지 6골만 남겨놓고 있다. 더불어 자신이 세운 한국인 한 시즌 최다골 기록(21골) 경신도 도전한다.

▲ 기성용(오른쪽)은 험난한 주전경쟁이 예고된다. 하지만 뉴캐슬의 시즌 전망이 밝지 않아 한국인 '베테랑'에게도 기회가 돌아올 전망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시즌 뉴캐슬 이적 후 18경기를 소화했던 기성용은 올 시즌 개막전에선 18인 출전명단에 들지 못했다. 스티브 브루스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후 프리시즌부터 험난한 주전경쟁이 예고됐다. 5경기에서 기성용은 한 번도 선발을 꿰차지 못했다. 

3명의 중원을 꾸리는 걸 선호하는 브루스 감독이다. 이삭 하이든, 존조 셸비는 모든 경기 스타팅라인업에 등장하며 두 자리를 차지했다.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잭 콜백, 션 롱스태프와 경합을 벌이는 양상인데 현지 언론에서도 기성용을 4옵션 및 ‘괜찮은’ 백업 정도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관요소가 없진 않다. 지난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한 만큼 EPL 입성 9년차에 비로소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장거리 비행으로 인한 피로 누적 및 고질적인 무릎 부상 악화 우려에서 한층 자유로워졌다.

한 위원은 “기성용이 주전경쟁에서 밀려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지에서 강등 후보로 분류되는 뉴캐슬이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낼 것이기에 (기성용에게) 기회는 무조건 올 것”이라고 봤다.

▲ U-20 월드컵 MVP를 거머쥔 이강인(사진)이지만 발렌시아에서 출전 시간을 장담할 수 없다. [사진=구단 공식 홈페이지 캡처]

◆ 라리가 : 발렌시아-이강인 복잡한 이해관계, 백승호 본격 ‘주전경쟁’

“발렌시아에서 이강인은 우측 미드필더 4옵션, 임대 혹은 이적 가능하다면 해야.”

“백승호 전망은 밝다. 주전으로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이상 황덕연 스포티비 해설위원)

이강인(18·발렌시아)은 올여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을 준우승시킨 공을 인정받아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을 거머쥐었다. 라리가 유수의 클럽과 타 리그에서 임대 및 이적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발렌시아는 바이아웃 8000만 유로(1086억 원)를 걸어둔 구단 최고 유망주를 완전 이적시킬 마음이 없어 보인다.

스페인 매체 엘데스마르케에 따르면 발렌시아는 가브리엘 파울리스타(브라질), 막시 고메스(우루과이)와 함께 이강인(한국)을 비유럽(Non-EU) 쿼터로 결정했다. 라리가에서 각 구단은 비유럽 출신 3명을 1군에 등록할 수 있는데 이강인이 포함됐다는 말. 

하지만 여전히 발렌시아에서 이강인의 꾸준한 출전을 장담하긴 어렵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은 이번 프리시즌에도 4-4-2를 주 전형으로 썼고, 이강인은 변함없이 좌우 측면에 기용됐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이강인은 팀을 떠나는 게 좋다”며 “플레이메이커 등 본인이 원하는 전술적 위치에서 경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강인이 측면 미드필더로 활용될 경우 경쟁은 매우 험난하다. 곤살로 게데스, 데니스 체리셰프 등 이름값 높은 ‘형님’들은 물론 카를레스 솔레르, 페란 토레스에 새로 영입한 마누 바예흐, 제이손, 멀티포지션 기질의 다니엘 바스까지 경쟁자로 볼 수 있다. 

황덕연 스포티비 해설위원 역시 “마르셀리노 감독은 비야레알 때부터 4-4-2를 고수한다. 우측 미드필더로서 이강인은 솔레르, 제이손, 페란 토레스에 이은 4옵션으로 볼 수 있다. 발렌시아가 UCL, 코파 델 레이(국왕컵) 등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기회는 돌아오겠지만 바이백 조항이 포함된 임대 혹은 이적이 가장 좋아 보인다”며 한 위원, 장 위원과 결을 같이 했다.

▲ 지난 시즌 라리가(1부)에 데뷔했던 백승호(사진)는 올 시즌 세군다리가(2부)에서 본격적인 주전 경쟁에 돌입한다. [사진=구단 공식 홈페이지]

이강인은 지난 시즌 국왕컵 6경기, UEFA 유로파리그(UEL) 2경기를 소화했지만 리그에선 3경기 도합 21분 뛴 게 전부였다. 잠재력을 갖췄다 할지라도 실전 경험을 쌓지 못한다면 기대에 맞는 선수로 성장하기 어렵다. 라리가 이적시장은 9월 3일 닫힌다. 남은 시간 동안 출전이 보장되는 팀으로 옮길 수 있다면 베스트다.

소속팀이 강등당해 세군다리가(2부)에서 뛰게 된 백승호(22·지로나)는 프리시즌 전 경기에 출전, 주전 경쟁이 한창이다. 공교롭게도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유스 생활을 했던 이승우(21·헬라스 베로나)와 비슷한 행보를 가고 있다. 주전으로 도약하는 시즌을 보낼 수 있을까. 바르셀로나 출신 카를로스 운수에 지로나 감독은 2장뿐인 비유럽 쿼터 중 한 장을 백승호에게 사용하겠다는 뜻을 알려 기대를 모은다.

황 위원은 “이강인보다 전망이 밝다. 지난 시즌 중용된 페레 폰스가 알라베스로 이적해 제라르드 굼바우, 알렉스 그라델 정도가 현실적 경쟁자인데 기량이 결코 뒤처진다고 볼 수 없다. 타 리그에서 백승호 영입에 대한 문의는 많이 왔지만 새로운 언어, 환경 등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잔류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고, 현지에서도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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