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19 13:25 (화)
유럽축구 코리안리거 기상도(下) 이승우 황의조 권창훈의 항로는
상태바
유럽축구 코리안리거 기상도(下) 이승우 황의조 권창훈의 항로는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8.17 1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물론 잉글랜드 EPL과 스페인 라리가에 진출한 태극전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프랑스 리그앙 그리고 이탈리아 세리아A를 누빌 코리안리거의 올시즌 전망을 알아보자. 모두가 장밋빛으로 채색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올 시즌 행보는 한국축구에 중요한 자양분 역할을 톡톡히 할 예정이다. 

그들의 자못 의미 있는 족적을 따라가 보자.

▲ 권창훈(사진)은 리그앙 디종을 떠나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입단했다. [사진=구단 공식 트위터 캡처]

◆ 분데스리가 : 정우영-권창훈 ‘경쟁자 혹은 콤비’, 지동원의 홀로서기는 과연?

“권창훈, 정우영이 투톱에서 기회를 얻긴 어렵겠지만 측면에선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장지현 위원)

“건강한 몸으로 돌아오는 게 먼저다. 부상이 길었던 만큼 돌아오더라도 쉬운 시즌은 아닐 것이다.”(한준희 위원)

구자철(30·알 가라파)이 분데스리가를 떠났지만 권창훈(25)과 정우영(20)이 프라이부르크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벌써 ‘정권듀오’라는 별명을 얻은 두 윙어의 활약에 이목이 집중되는 한편 마인츠로 이적한 지동원(28)의 홀로서기가 성공할 수 있을 지에도 시선이 쏠린다.

권창훈 정우영은 4-4-2 포메이션을 쓰는 프라이부르크에서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함께 뛸 수 있고 혹은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프라이부르크가 새로 영입한 두 사람 모두 세컨드 스트라이커,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소화 가능해 공존 및 주전 경쟁 전망을 밝힌다.

지난 시즌 후반기 호펜하임에서 임대돼 16경기 6골을 기록한 빈첸조 그리포가 원 소속팀으로 복귀해 두 사람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한준희 위원과 장지현 위원은 “권창훈, 정우영이 투톱에서 기회를 얻긴 어렵겠지만 측면에선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한다. 

롤란드 살라이, 야닉 하버러와 경쟁을 펼칠 공산이 큰데 하버러가 부상으로 결장하는 시즌 초반 활약이 중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합류한 정우영은 프리시즌 세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며 경쟁에서 한 발 앞선 분위기다. 지난 10일 마그데부르크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라운드에도 나서 개막전 출격도 유력하다. 독일 대중지 빌트는 15일 분데스리가 각 구단별로 ‘급부상할 선수’를 1명씩 꼽았는데 프라이부르크에선 정우영을 선정했다.

▲ 정우영(사진)의 올 시즌 전망은 밝아 보인다. 권창훈과 시너지가 기대된다. [사진=구단 공식 트위터 캡처]

권창훈은 프리시즌에 종아리 부상을 입어 2~3주가량 결장한다. 8월 말 혹은 9월 초 복귀했을 때 어떤 임팩트를 남기느냐가 중요하다. 

지동원 역시 부상에서 회복하는 게 우선이다.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입은 무릎 연골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3~5개월 경기를 뛸 수 없다. 한준희 위원은 “건강한 몸으로 돌아오는 게 먼저다. 부상이 길었던 만큼 돌아오더라도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아우크스부르크 1군으로 콜업된 공격수 천성훈(20)은 올 시즌 성인무대 데뷔에 도전한다. 

분데스리가2(2부)에 자리 잡은 코리안리거들의 활약 역시 관심사다. 이재성(27·홀슈타인 킬)은 개막 이후 두 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하는 등 ‘에이스’ 입지가 굳건하다. 이재성과 한 팀이 된 풀백 서영재도 2경기 모두 교체명단에 포함돼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청용(31·보훔)은 개막전에 교체로, 2라운드에 선발 출전하며 차분히 독일에서의 2번째 시즌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함부르크 임대 생활을 끝내고 오스트리아로 복귀한 황희찬(23·레드불 잘츠부르크)은 이전보다 험난한 경쟁이 점쳐진다. 노르웨이 대표팀 출신 장신 공격수 얼링 홀란드를 비롯해 일본인 듀오 오쿠가와 마사야, 미나미노 다쿠미와 경합한다.

▲ 프리시즌에 골 맛을 본 황의조(가운데)는 개막전에 선발 출전하며 중용될 것이란 기대를 키운다. [사진=구단 공식 홈페이지 캡처]

◆ 리그앙 : 황의조는 석현준에게 좋은 자극이 될까

“황의조는 빠르게 적응한다면 박주영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장지현 위원)

“석현준은 여전히 리그앙에서 통할 장점을 충분히 갖고 있다. 기회가 올 때마다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한준희 위원)

황의조는 지난해 소속팀(감바 오사카)과 대표팀을 가리지 않고 47경기에서 33골을 적립하며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했다. 이후 중동과 중국, 미국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유럽 무대 도전을 택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과 친분이 있는 파울로 수자 보르도 감독이 오랫동안 관찰한 뒤 추진한 영입인 만큼 황의조에게 거는 기대는 결코 작지 않다. 프리시즌 3경기에 나서 1골을 작렬한 황의조는 개막전에도 스리톱의 일원으로 선발 출전, 득점으로 이어진 프리킥을 얻어내는 등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지난 시즌 리그 38경기에서 34골로 경기당 1골도 넣지 못한 보르도다. 지난 시즌 10골로 최다득점자였던 프랑수아 카마노가 AS모나코의 관심을 받는 등 이적이 유력한 상황에서 원톱 1순위는 지미 브리앙이 꼽힌다. 황의조는 윙 포워드, 세컨드 톱 등 자리를 가리지 않고 중용될 공산이 크다.

석현준은 리그앙에서 세 번째 시즌을 보낸다. 지난 시즌 랭스 유니폼을 입은 그는 22경기 3골로 부진했다. 이적료 350만 유로(45억 원)라는 승격 팀으로서 적지 않았던 지출은 물론 등번호도 10을 배정하며 기대를 드러냈던 것에 비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표.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린다면 생각보다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다. ‘저니맨’으로 고생했지만 그 와중에 투쟁심이 있어 리그앙 정도면 충분히 (석현준이) 통하는 경기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응원했다.

재기를 다짐하는 그는 디종과 프리시즌 맞대결에서 골을 넣더니 개막전에도 교체 투입돼 골 맛을 보며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대표팀에서 지동원에 밀려 아시안컵에 나가지 못했던 그에게 대표팀 주전 공격수 황의조의 리그앙 합류는 좋은 자극이자 위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코리안리거가 함께 비상할 수 있을까.

▲ 어느덧 베로나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는 이승우(사진).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사진=구단 공식 트위터 캡처]

◆ 세리에A : 이승우, 이제는 증명할 때

“베로나 자체의 공격기회가 적을 것. 단점 보완만큼이나 강점을 살려야 하고 공격포인트로 증명하는 일도 중요하다.”(한승민 스포티비 해설위원)

지난 시즌 세리에B(2부)에서 뛰었던 이승우는 베로나가 승격하면서 빅리그로 ‘컴백’했다. 국내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축구의 기대주이나 지금까지 소속팀에서 보여준 활약이 아쉬웠던 대표적 자원 중 하나. 

이승우는 지난 시즌 리그 26경기를 소화하며 팀의 주전급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1부로 돌아온 베로나에서 입지가 안정적이진 않아 보인다. 프리시즌 6경기에 모두 나섰지만 활약이 인상적이지 못했다. 이탈리아 축구전문 매체 투토메르카토웹에 따르면 이반 주리치 베로나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반면 스페인 스포츠전문 매체 스포르트는 “이탈리아 외 벨기에, 스페인,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카타르까지 다양한 리그에서 이승우를 원하고 있다”며 “이승우는 이적을 원하나 구단에서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탈리아 매체 보시디시타 역시 이승우를 2019~2020시즌 기대할 만한 유망주로 소개해 그를 향한 평가가 엇갈리는 모양새.

한승민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3-4-3 전형이다 보니 윙어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 이번에 베로나가 윙어 4명을 영입했다. 1부로 올라온 만큼 2부 때보다 경쟁이 험난할 것”이라며 “베로나 자체가 한 경기에 잡을 수 있는 공격 기회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이승우도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단점 보완만큼이나 강점을 살려야 하고 공격포인트로 증명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세리에A 구단은 ‘구단 육성선수’ 4명과 ‘세리에A 육성선수’ 4명을 보유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이 규정을 충족했을 때 23세 이상 선수를 25명 등록할 수 있고, 충족하지 못할 경우 팀은 부족한 육성선수 수만큼 등록 선수가 줄어든다. 단 이승우 같이 22세 이하(U-22) 선수는 국적에 상관없이 등록 명단과 별도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베로나는 구단 육성선수가 1명뿐이라 23세 이상 선수를 등록할 때 3명의 불이익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U-22 규정에 해당하는 선수 중 ‘즉시전력감’ 중 하나인 이승우의 가치를 간과할 수 없다는 분석도 따른다.

이승우에 관한 축구팬들의 논쟁 중 핵심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현재’의 그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미래’의 그를 둘러싼 것이다. 프로 데뷔 3년차 이승우가 베로나에 남든, 새로운 팀에 둥지를 틀게 되든 간에 이제는 성인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