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5⅔이닝 4실점. LA 다저스 류현진(32)은 지난 6월 4이닝 7실점 경기 후 올 시즌 2번째로 좋지 않은 투구를 보였다. 메이저리그(MLB) 역대 2위 자리까지 올랐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ERA, 방어율)은 1.45에서 1.64로 치솟았다.
그럼에도 류현진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22일(한국시간) 미국 MLB닷컴은 “류현진이 이번 FA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장된 말은 아니다. 류현진은 올 시즌 12승 3패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ERA 1.64는 빅리그 전체에서도 독보적이다. 2위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2.41을 기록 중인데 0.77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589, 9이닝당 볼넷 1.09개 또한 리그 전체 1위고, 이닝당 출루허용(WHIP) 0.94도 내셔널리그(NL)에선 1위, 빅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저스틴 벌렌더(휴스턴 애스트로스, 0.81)에 이어 2위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던 류현진이지만 당시엔 구단의 퀄리파잉오퍼(QO)를 받고 이를 수용했다. 올해는 연봉 상위 125명의 평균인 1790만 달러로 급격히 올랐지만 올해 활약을 보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지난해 8월 중순부터 32경기에서 201이닝을 소화하며 16승 6패 방어율 1.70으로 잘 던졌다며 “류현진이 FA 시장을 흔들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마치고 다시 한 번 FA 자격을 얻는데, 선발진에 힘을 보태려는 적지 않은 구단이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MLB닷컴은 다른 경쟁자들을 언급했지만 “류현진이 이번엔 진짜 FA가 된다. 류현진에겐 완벽한 시점”이라며 “류현진은 FA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투수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MLB닷컴은 한 NL 임원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는 “류현진이 삼진이 많거나 시속 100마일(161㎞)을 던지진 않지만 압도적인 투구를 펼친다. 정말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라며 “류현진의 투구를 보는 걸 즐긴다. 매우 놀랍고 독특하다. 그것은 장점이 될 수 있다”고 극찬했다.
AL 한 팀의 단장도 류현진의 강력함을 인정하며 스트라이크 존을 절묘하게 사용하고 범타 유도, 다양한 구종과 상황에 맞게 뿌리는 능력을 높이 샀다.
물론 류현진의 시장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이들도 있다. 부상 이력이 있고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잠재울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바로 사이영상 수상. MLB에선 시즌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양대 리그 두 투수에게 전설적인 투수 사이영의 이름을 딴 상을 수상하는데, 류현진은 NL 유력 수상 후보다.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는 단연 류현진의 압도적인 방어율 덕분이다. 미국 매체 CBS는 이날 “최근 1.65 이하 방어율에도 사이영상 수상에 실패한 건 1968년 루이스 티안트(1.60) 밖에 없었다”며 “현 시점에선 류현진이 만장일치로 사이영상을 수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현진이 앞서는 전통적 지표가 아닌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P)과 삼진/볼넷 비율 등을 바탕으로 한 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WAR)에서 앞서는 보이는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의 우위를 점친 것과 차이를 보인다.
그렇기에 류현진이 사이영상을 수상할 경우 몸값은 더욱 치솟을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건 최대한 낮은 방어율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 애틀랜타를 상대로 공략을 당했던 만큼 보완점을 찾아 다시 강력한 면모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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