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남자테니스 톱랭커 권순우(90위·CJ제일제당 후원)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 US오픈(총상금 5700만 달러·690억 원) 1회전에서 부상으로 기권했다. US오픈 데뷔전에서 메이저 대회 본선 첫 승을 노리며 끝까지 투혼을 발휘했지만 결국 휠체어에 의존해 코트를 빠져나가야만 했다.
권순우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에서 우고 델리엔(84위·볼리비아)과 1회전 경기를 치르다 중도 포기했다. 세트스코어 1-2로 뒤진 상황에서 4세트 경기를 펼치던 그는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주저앉은 뒤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권순우로서는 생애 처음으로 나선 US오픈 본선 무대였다. 세계랭킹이 비슷한 상대를 만나 해볼 만한 대진이라는 평가가 따랐기에 더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1, 2세트를 내준 권순우는 3세트에서 반격에 나섰다.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더니 델리엔의 발이 느려진 틈을 타 빠르게 점수를 올렸다. 6-2로 3세트를 따내며 반격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진 4세트. 먼저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부상 불운이 찾아왔다.
경기 도중 허벅지 통증을 느낀 권순우는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한 후 벤치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잠시 컨디션을 점검한 후 코트로 돌아왔지만 통증은 가시지 않았다. 서브를 하던 그는 이내 다시 코트에 주저앉으며 경기를 포기했다.
예선 3경기를 먼저 치렀던 피로누적 탓일까. 혼자서는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고, 결국 휠체어를 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최근 투어급 대회에서 2연속 8강에 오르는 가파른 상승가도로 100위권을 돌파해 80위대 진입을 목전에 뒀던 권순우다. 특히 지난달 윔블던 1회전에서 카렌 하차노프(9위·러시아)를 만나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던 바 이번 대회에서도 선전을 기대했기에 더 뼈아픈 부상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호주오픈 4강까지 진출했던 정현(151위·한국체대)은 28일 오전 3시(한국시간) 전후로 어네스토 에스커베이도(206위·미국)와 1회전(JTBC3 Fox Sports, 다음 생중계)에서 맞붙는 경기일정이다.
에스커베이도는 2017년 7월 세계랭킹 67위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200위 밖으로 밀려났고, 이번 대회 역시 자력이 아닌 본선 와일드카드를 받아 출전했다. 정현은 지난해 에스커베이도와 한 차례 만나 2-0(6-3 6-1) 완승을 거둔 좋은 기억이 있다.
국내 테니스팬들로서는 권순우가 아쉽게 탈락한 만큼 정현이 대신 시원한 승리로 부활의 날갯짓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허리 부상으로 올시즌 전반기 6개월가량 대회에 불참했던 그는 지난달 청두챌린저에서 우승한 뒤 US오픈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려왔다.
한편 디펜딩챔프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는 로베르토 카르바예스 바에나(76위·스페인)를 3-0(6-4 6-1 6-4)으로 완파했고, 니시코리 케이(7위·일본)도 마르코 트룬겔리티(205위·아르헨티나)가 기권하며 승리를 챙겼다.
여자 단식에서는 애슐리 바티(2위·호주), 카롤리나 플리스코바(3위·체코)가 가뿐히 2회전 대진표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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