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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C의 혐한 행각과 불매운동, 스포츠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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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C의 혐한 행각과 불매운동, 스포츠의 길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08.29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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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 광경 하나. 

일본 화장품기업 DHC는 국내에서 뭇매를 맞았다. 계열사 DHC텔레비전에 출연한 극우 성향 패널들이 “한국은 원래 바로 뜨거워지고 바로 식는 나라다. 일본은 그냥 조용히 두고 봐야 한다”고 불매운동을 조롱한 까닭이다. 그들의 막말 방송은 비단 이 뿐이 아니다.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을 두고 “예술성이 없다. 내가 현대미술이라고 소개하며 성기를 내보여도 괜찮은 것인가”, “조센징(한반도 출신을 비하하는 표현)은 한문을 문자화하지 못했다.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해 지금의 한글이 됐다” 등 막말 혐오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 DHC. [사진=연합뉴스]

DHC를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지난 13일 DHC코리아는 “저희는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 모두가 한국인”이라며 “해당 방송 내용은 본사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채널로, 저희는 참여하지 않고 공유도 받지 못한다. 출연진의 모든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사과했다. 그러자 DHC 본사는 다음날 “(DHC코리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가 그룹의 판단은 아니”라며 “DHC 한국 지사장이 멋대로 (사과를) 해버렸다”고 엇박자를 냈다. 

한국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23일에도  DHC TV는 “역사 문제로 방위 협력을 하지 않는 한국의 행동은 정신이상”이라며 “지소미아 종료는 ‘경제 음치’인 문재인 대통령이 ‘군사 음치’라는 것을 인근 국가들에게 알린 것”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막말 방송하기에 이르렀다.  

 

# 광경 둘.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한 첫 날인 28일엔 국내 골목 상인들이 “일본산 재료를 쓴 우리나라 제품들까지 철저히 찾아내겠다”면서 식품 대기업에 첨가물 원산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국민의 80%가 일본 불매운동에 찬성하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유니클로와 아사히 등 일본기업들이 국내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수출규제·경제보복으로 반일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일본 불매운동 리스트가 온라인상에 퍼졌고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일본 보이콧 움직임은 갈수록 확대되면서 공고히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야말로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강대강’의 극한 대립이 아닐 수 없다.

# 광경 셋

일본 야구대표팀은 30일 부산 기장군에서 개막하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위해 입국하면서 JAPAN과 일장기가 없는 티셔츠를 입었다. 일본고교야구연맹이 현재 첨예하게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한일 양국의 시국을 감안해 무늬를 지운 것이다. 
 

▲ 일본 불매운동. [사진=연합뉴스]

일장기 없는 셔츠는 “한국인의 정서를 배려하는 차원”이라는 게 일본고교야구연맹의 설명이다. 한데 재밌는 건 한국의 반응이다. “일본 선수나 일본을 미워하는 게 아니라 반성 하나 없이 우리보고 뭐라 하는 당신네 현 정권을 미워하는 것”이라며 “청소년을 왜 정치에 끌어 들이냐”는 포털사이트 댓글에 절대 다수가 공감을 표했다. 

스포츠의 정치화에 반대하는 정서가 뚜렷하다. 

사실 돌이켜보면 스포츠는 정치에 오염되기도 했지만 이따금 외교에 중차대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년 이상 막혔던 미국-중국 간 교류가 탁구 덕에 풀린 핑퐁외교 사례는 너무도 유명하다. 세 차례 종교 전쟁을 치러 감정의 골이 깊었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크리켓으로 물꼬를 텄다. 최근 남북 해빙 무드의 중심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있었다. 

‘강 대 강’ 대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현 한일 대립 구도에선 물리적 힘을 뜻하는 하드파워와 반대 개념인 소프트파워의 역할이 훨씬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스포츠가 작은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기도 하다.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일본야구대표팀에서 하나의 불씨를 봤다면 너무 섣부를까? 2020 도쿄 올림픽 개막까지 11개월 남았다. ‘스포츠 분야에서라도!’라는 절박한 심정을 갖게되는 것은 한일 간의 꼬인 매듭이 그만큼 풀릴 기미가 없어서다.

가히 ‘노재팬’ 열기에 기름을 붓는 도발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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