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 양현종(31·KIA 타이거즈)이 조쉬 린드블럼(32·두산 베어스)을 추월했다. 과연 평균자책점(방어율) 1위를 수성할 수 있을까.
린드블럼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7⅓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6실점했다. 이 바람에 2.15이던 시즌 평균자책점(방어율)이 2.36으로 치솟고 말았다.
8월까지 5월 22일 KT 위즈전을 제외하고는 진 적이 없던 린드블럼이 최근 주춤하다. 9월 2경기 평균자책점이 5.40(13⅓이닝에 8실점)이다. 최근 3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20승(3패)에서 제자리걸음이다.
결국 양현종에 뒤집히고 만 린드블럼이다. 양현종은 8월 0.51(5경기 35⅓이닝 2실점), 9월 0.60(2경기 15이닝 1자책)으로 시즌 평균자책점(방어율)을 2.25까지 내렸다. 키움이 린드블럼을 무너뜨려준 덕분에 앉아서 1위로 올라섰다.
이보다 더 극적인 레이스가 있을까. 이대로 양현종이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다. 양현종의 3,4월 성적은 6경기 5패 8.01이었다. 반면 린드블럼은 이 기간 7경기 5승 1.38로 날았다.
린드블럼은 5월 이후에도 안정적이었다. 21경기 137⅔이닝 15승 3패 2.68로 제몫을 다했다. 한데 양현종이 22경기 149⅓이닝 16승 3패 1.08의 ‘비현실적’ 숫자를 찍어버렸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2위가 김광현(SK 와이번스·2.43)인데 양현종과 1.3 넘게 차이가 난다.
양현종은 17일 안방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시즌 16차전에 선발로 등판한다. 최근 흐름(후반기 8경기 57⅓이닝 6승 0.47), 홈 성적(15경기 101⅓이닝 10승 4패 1.69), 상대전적(2경기 17이닝 1승 1패 1.59) 등을 고려하면 역시 호투가 예상된다.
게다가 양현종은 직전 경기인 지난 11일 롯데 자이언츠와 부산 사직 원정에서 86구 3피안타 7탈삼진 완봉승을 거뒀다. 90구 미만 무사사구 완봉승(9이닝 이상 기준)은 1995년 LG(엘지) 트윈스에서 뛴 이상훈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88구 이후 무려 24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 유력하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앞서 “양현종의 투구이닝을 180이닝대로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매 시즌 170이닝 이상을 던졌고, KIA의 가을야구가 무산됐으며, 연말 국제대회(프리미어12)까지 앞둔 터라 무리할 필요가 없다.
변수는 양현종이 한 차례 더 마운드에 오르느냐다. 현재 11경기를 남긴 두산은 린드블럼을 최대 두 차례 더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KIA의 잔여 일정은 9경기. 린드블럼의 피칭 내용에 따라 양현종을 또 만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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