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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도 극복 못한 칼바람, 중국 축구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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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도 극복 못한 칼바람, 중국 축구는 어디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9.20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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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만만디. 행동이 굼뜨거나 일의 진척이 느린 것을 나타내는 말로 중국 사람들의 여유 가득한 태도를 대표하는 표현이다. 그러나 축구에 있어서 만큼은 이 같은 인내심을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축구협회(CFA)는 지난해 11월 선임한 거스 히딩크(53) 23세 이하(U-23) 중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20일 경질했다.

내년 도쿄올림픽 진출을 위해 야심차게 데려온 히딩크 감독이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CFA는 결국 칼날을 꺼내들었다.

 

▲ 최근 박항서 감독(왼쪽)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에 패한 거스 히딩크 중국 감독이 20일 경질됐다. [사진=베트남축구협회 SNS 캡처]

 

신화통신에 따르면 CFA는 히딩크호의 올림픽 예선 준비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정작 히딩크 감독은 도쿄올림픽으로 향하는 1차 관문,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 통과를 이끌었지만 최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평가전에서 0-2로 진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은 한국의 지휘봉을 처음 잡고도 고전했다.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프랑스에 0-5로 패한 뒤엔 ‘오대영’이라는 오명이 따라붙기도 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꾸준히 팀에 새로운 색깔을 입히는데 주력했고 결국 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했다.

히딩크 감독은 4강 전도사다. 네덜란드를 1998년 프랑스 월드컵 4강으로 이끌었고 한국에 이어 2004~2005시즌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4강에 올려놨다.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8)에선 러시아를 4위로 만들어놨다.

 

▲ 첼시 임시 감독을 맡던 시절의 히딩크. 중국에선 1년을 채 채우지 못한 채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진=AP/연합뉴스]

 

이후 터키,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을 맡아 다소 고전하긴 했지만 명성만큼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감독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CFA는 지난해 히딩크에게 50억 원에 가까운 연봉을 제시하며 3년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중국의 인내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히딩크 감독을 내치며 중국 여자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하오웨이(43) 전 감독에게 지휘봉을 대신 맡겼다.

중국은 축구를 굴기로 삼으며 대대적인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A대표팀에서 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세르비아),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스페인), 알랭 페랭(프랑스), 가오홍보, 마르셀로 리피(이탈리아) 등 명장들을 거치면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대하는 수준은 높지만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가 한몫을 하고 있다. 중국에 부임하는 감독들은 선수들의 낮은 수준과 정신 상태, 체력 등을 보고 한숨을 내쉬곤 한다. 전술적인 문제가 아닌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중국 축구는 여유 없이 눈앞의 성과만을 바라고 있다.

도쿄올림픽 출전팀을 가리게 될 AFC U-23 챔피언십은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린다. 오는 26일 태국에서 조 추첨이 진행되는데 하오웨이 감독 체제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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