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3 11:50 (금)
[뷰포인트] 세월호 참사 1주기 주목한 '앵그리맘', '무한도전'
상태바
[뷰포인트] 세월호 참사 1주기 주목한 '앵그리맘', '무한도전'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5.04 11: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오소영 기자] 일찍이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언급했던 T.S. 엘리엇처럼, 지난해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한국 역시도 4월을 잊지 못할 잔인한 달로 기억한다. 최근 방송한 드라마 '앵그리맘'과 예능 '무한도전'은 4월을 떠나보내며 특별한 메시지를 담았다.

◆ '앵그리맘'의 학교 건물 붕괴사고, '노란 옷' 김희선의 절규

30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 14회에서는 학교 별관의 붕괴사고를 그렸다. 이 건물은 사학 재벌 명성재단이 공사를 강행해 지은 결과다.

부실공사로 지은 별관의 창문은 열리지 않았고, 바닥이 기울어 교실 바닥에 떨어진 펜은 경사를 타고 굴러갔다. 별관에 금이 가고 물이 새자, 공사 담당자 오진상(임형준 분)은 위험을 알려야한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홍상복 회장(박영규 분)과 이사장 도정우(김태훈 분)는 이를 무시했다.

▲ MBC '앵그리맘' [사진=방송 캡처]

홍 회장은 "오늘 당장 어떻게 될 것도 아니다"고 했으나 자신의 아들에게는 전화를 걸어 별관에서 빠져나오라고 지시했다. 결국 미처 대피하지 못한 학생 등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는 사고 당시 책임자들의 태도를 연상케 했다. 당시 세월호 선장 등은 배에 타고 있던 승객들에게안내와 탈출 지시를 하는 대신, 자신이 배에서 빠져나오는 것에 급급했다.

또한 사고현장에 학생들의 어머니들이 몰려와 "내 아이가 저기 있다"며 울부짖고, 건물에 깔린 아이들이 자신들이 아직 살아있다며 보낸 문자는 1년 전 사고에서 아이들과 마지막까지 연락의 끈을 놓지 않았던 가족들을 떠오르게 했다. 더불어 주인공 조강자(김희선 분)는 딸을 찾는 장면에서, 세월호사고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 노란색 옷을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앵그리맘'에서 주목할 점은 사고 이후 홍 회장 일가의 대처였다. 홍 회장은 "죽은 아이들이 몇 명 되지 않으니 저러다 말 것"이라고, 도 이사장은 "새로운 희생양을 찾자"며 책임을 돌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건물 붕괴사고를 통해 세월호 사고를 빗댔다면, 이들이 사고 이후 취한 태도는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과 떼어 생각할 수 없었다.

◆ '무한도전'의 넘을 수 없는 파도와 맞선 '탈출' 미션

2일 방송한 MBC '무한도전'에서는 출연진이 무인도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제작진은 멤버들에게 "200m 떨어진 배까지 오면 섬을 나가게 해 주겠다"고 했고, 멤버들은 배에 도달하기 위해 뗏목을 만들고 띄웠으나 역부족이었다. 저녁에 가까워진 시간에 바닷물은 차가워졌고, 멤버들은 "발이 너무 시리다"는 말을 연발했다. 가까스로 띄운 뗏목은 파도에 다시 밀려들어왔다.

▲ MBC '무한도전' [사진=방송 캡처]

이날 방송에서 특이한 점은 제작진과 출연진의 분리였다. '무한도전'은 평소 5명의 멤버가 출연하는 만큼 수많은 스태프들과 함께 한다. 그러나 '무인도' 특집에서는 멤버별 화면을 담당하는 5인의 카메라 감독만이 함께 했다. 연출을 맡은 김태호 PD를 비롯한 다른 스태프들은 무인도와 떨어진 배를 타고 바다에서 이들을 지켜봤다. '함께'가 아닌 관찰자의 시점을 취했다.

때문에 섬을 나가기 위해서는 멤버들의 노력만이 필요했다. 물이 밀려들어오는 만조를 맞은 멤버들은 아무리 애써도 불가능한 뗏목 띄우기에 도전했으나 성공할 리 없었다. 제작진은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바다 위로 "차가운 4월의 바다"라는 자막을 띄웠다.

'무한도전'은 평소 유쾌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들의 무인도 탈출 모습에는 짠하고 안타까운 감상이 들었다는 평이 적지 않았다.

이들의 도전 이후 김태호 PD는 "여러분들의 무모한 도전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다"며 초심을 깨우치려했다는 뜻을 전했다. 이는 '무한도전'이 초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이기도 했으나, 이날 멤버들의 모습은 세월호 사고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추운 바다에 맞서 작은 희망을 갖고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것에 도전하는 모습이 1년 전 그날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ohso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