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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논란의 연속 '나가수3', 왜 의문부호 찍힌 예능이 됐나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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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논란의 연속 '나가수3', 왜 의문부호 찍힌 예능이 됐나 (종합)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4.24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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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MBC 경연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3'(이하 '나가수')가 24일 가왕전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지난 1월부터 약 5개월여 간 방송된 '나가수3'는 프로그램에 대한 호평보다는 비판이 우세했던 모양새다. 프로그램 구석구석에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인들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소찬휘 [사진=MBC '나는 가수다3' 제공]

◆ '나가수3' 치명상을 입힌 공정성 논란

'나가수3'가 비판을 받게 된 원인 중 핵심은 '공정성 논란'이었디. 경연프로그램이라는 이름을 달고 방송을 시작한 '나가수3'에게 공정성 논란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곡 선정과 가수 대결 방식에 대한 논란이었다.

우선 곡 선정 논란은 '발라드 가수' 몰아주기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나가수3'에서 선정하는 곡선정 테마 자체가 발라드 가수에게 유리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방송 무대의 특성상 불가피한 면을 고려하더라도 테마를 잡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

A 소속사 이모 본부장은 "무대 장비나 음향시설에 대한 투자가 댄스나 록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에게는 불리한 상황임에도 '나가수3'는 곡선정 자체를 발라드 성향의 가수들에게 유리한 테마를 잡았다. 이런 부분은 밴드나 댄스를 하는 뮤지션들에게는 엎친 데 덮친 격의 불리함의 연속이었다. 공정한 경연이 이뤄진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의견은 출연가수들의 생존율이 상징적으로 대변해 주고 있다. 그동안 '나가수3'에는 10명이 넘는 가수가 출연했다. 그중 2주마다 한 번씩 밴드나 댄스가수들이 프로그램에 출연했지만 가왕전이 펼쳐지는 현재 이들의 생존율은 '0'이다. 나가수 시즌1과 시즌2에서 댄스나 밴드들이 끝까지 살아남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 양파 [사진=MBC '나는 가수다3' 제공]

왜 이런 차이가 난 것일까? 바로 '룰렛' 폐지였다. 시즌1과 2에서는 곡선정의 공정성을 위해 무작위 룰렛을 돌려 곡의 테마를 선정했다. 당연히 누가 유리하고 누가 불리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없었다. 그러나 '나가수3'는 기준이 모호한 자체적 테마선정으로 이런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가수 대결 방식의 논란 역시 거셌다. 가수들 스스로 지목하는 '순서 정하기'가 논란의 진원지였다. 7명이 출연하는 '나가수3'에서 노래를 어떤 순서에서 소화하느냐는 그날 탈락과 생존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다. 하지만 '나가수3'는 이런 노래순서 정하기를, 무대를 끝낸 가수들이 직접 다음 가수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가수들의 당일 몸 상태가 다르고 청중들이 곡을 듣는 순서에 따라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가수3' 측은 이런 방식을 고수했다. 결국, 가수들 스스로 곡 순서를 지목하면서 강력한 경쟁자의 견제가 가능해졌다.

'나가수3'가 회심의 진행방식으로 내놓은 방안들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킨 것이다. 당초 의도와는 달리 피해자와 수혜자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나가수3'가 스스로 만든 격이 됐다.

이모 본부장은 "가수들 스스로 순서를 지목하면서 치열한 견제가 펼쳐졌다"며 "발라드 가수들 간에도 순서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에서 발라드 가수보다 숫자가 적었던 밴드나 댄스 가수들은 매우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도 공정성 부분에서 균열이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나가수 시즌1과 2에서는 이런 논란을 막기 위해 가수들의 공연 순서 역시 사전에 무작위 번호표 뽑기를 통해 결정했다.

(*현재 '가왕전'은 이런 논란을 막기 위해 6명의 가수가 1대1 대결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 스윗소로우 [사진=MBC '나는 가수다3' 제공]

◆고음 논란, 청중 논란, 음악감상실 존재 이유 논란 등

'나가수3'에는 '공정성'이라는 치명적인 논란 외에도 고음논란, 청중논란, 음악감상실 논란 등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고음 논란의 경우 청중들이 가수들의 고음에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출연자들은 대부분 고음 성향의 편곡을 진행했고 음악의 다양성을 깨뜨린 것 아니냐는 내용이다.

청중논란은 '나가수3'의 청중평가단이 가수의 실력보다는 인지도 높은 가수에게 표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나왔다. 이 논란은 실제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들이 메긴 가수의 순위가 항상 빗나가며 크게 일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실제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청중들에게 비판해서는 안된다. '나가수3'의 음향장비나 시설투자가 약했고 대부분 출연 가수가 비슷한 곡을 하는 발라드가수라는 점을 놓고 볼 때 청중평가단에게 가수들의 인지도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는 그림이었다.

음악감상실 존재 이유 논란도 일었다. MC 이본을 주축으로 작곡가와, 기자, 연예인이 참여했던 '나가수3' 음악감상실은 가수들의 공연 후와 전에 잠깐씩 나와 곡을 평가하는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프로그램에서는 이들이 제대로 된 곡 평가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시간도 없었다. 오히려 프로그램의 맥을 깨뜨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만 나왔다.

▲ 김경호 [사진=MBC '나는 가수다3' 제공]

◆ '나가수3' 과연 성공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지난주 '나가수3' 마지막회를 앞두고 제작진과 출연가수들은 언론을 통해 자체 평가를 했다. 이들은 스스로 나가수3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남겼고 성공한 프로그램이라고 자평했다. 이를 바탕으로 '나가수4'를 제작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반면, 이들의 자체평가와는 다르게 시청자들과 일부 전문가들은 이 프로그램이 경연 프로그램으로서 얼마나 완성도를 보였느냐는 점에 의문을 쏟아내는 중이다.

이모 본부장은 "'나가수3'가 성공한 프로그램이냐에 대한 판단은 단순한 수치나 논란 여부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궁극적으로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평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까칠한 여론과 4~5% 시청률을 보면 '나가수3'의 성공 여부는 금방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는 견해를 밝혔다.

프로그램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서 제작진과 출연진이 쏟는 고생은 당연히 인정받아야 한다. 시청률이 낮다고 해서 새로운 시도나 기법을 가치없다고 폄하해서도 안된다. 그러나 주고객인 시청자들이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면, 고생하고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온전히 평가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가수3'를 보고 있으면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게 만든다. 나가수 측은 시즌3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시즌4에서는 높은 완성도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기대한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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