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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우리가' 백지영, 데뷔 20주년 가수만이 할 수 있는 추억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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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우리가' 백지영, 데뷔 20주년 가수만이 할 수 있는 추억 회상
  • 이승훈 기자
  • 승인 2019.10.07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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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백지영은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의미가 남다른 만큼 백지영은 단순한 이별의 아픔과 슬픔에 추억을 회상하는 느낌까지 표현하면서 ‘백지영이 곧 장르다’라는 공식을 굳건히 다졌다.

특히 신곡 ‘우리가’는 20년의 활동 탓에 ‘더 이상의 새로움이 있을까?’라는 걱정이 기우였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노래로 특유의 애절함과 폭발적인 가창력이 모두 담겨있다.

[스포츠Q(큐) 이승훈 기자] “3곡 정도가 후보에 올랐었는데 블라인드 모니터를 하니 90%가 ‘우리가’를 선택했어요.”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새 미니앨범 ‘레미니센스(Reminiscence)’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백지영은 타이틀곡 ‘우리가’가 발매 전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털어놓으면서 신곡에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백지영 [사진=트라이어스 제공]
백지영 [사진=트라이어스 제공]

 

◆ “과거의 향수 느꼈으면”... 사랑과 이별 넘어 추억과 회상까지

‘잊지 말아요’와 ‘총 맞은 것처럼’, ‘사랑 안해’로 남녀 간의 사랑과 아픔, 설움 등 슬픈 감정을 노래했던 백지영이 한 차례 반전을 시도했다. 백지영은 “이별이 슬픈 이유를 순수하게 생각해보니 좋은 기억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면서 새 앨범에는 “슬프고 처절했던 감정보다 따뜻했던 기억을 소환하는 코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데뷔한지 20년이 되니까 신곡임에도 듣는 분들이 제 목소리와 노래에서 과거의 향수를 느꼈으면 했어요. 그래서 앨범 제목도 ‘레미니센스(Reminiscence)’로 정했죠.”

백지영의 새 앨범명인 ‘레미니센스(Reminiscence)’는 ‘추억담, 회상담’을 의미하는 단어다. 그만큼 백지영은 사랑과 이별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았다. 아픔이 지속되는 근본적인 이유를 꼬집으면서 작곡가에게도 ‘너무 처절한 분위기보다는 따뜻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요청 사항을 전했다고.

실제로 ‘우리가’는 시작부터 아프고 힘들었던 순간을 녹여냈던 기존의 곡들과 다르다. ‘따스했던 우리가’, ‘지친 몸을 서로에 기댄 채 꿈을 꾸던 우리가’ 등의 가사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행복했던 시간부터 헤어진 순간까지의 감정을 천천히 고조시켰다.

“도입부는 담담하고 따뜻한데 후렴부에는 이별의 감정도 놓치지 않았어요. 또 엔딩에서는 정적으로 마무리돼서 제가 생각했던 분위기와 잘 맞는 곡 같아요.”

 

백지영 [사진=트라이어스 제공]
백지영 [사진=트라이어스 제공]

 

◆ “‘20주년 앨범’ 기획 욕심 없진 않았지만...”

백지영의 새 앨범 ‘레미니센스(Reminiscence)’는 약 3년 만에 신곡이면서도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해 발매하는 신보라는 소식에 큰 관심을 받았다. 활동곡은 물론, OST까지 매번 화제를 모았기에 ‘백지영 컴백’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는 하나의 이벤트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0주년인 만큼 백지영의 다양한 스타일을 여러 곡을 통해 즐길 수 있는 ‘정규앨범’을 기대했던 터라 5곡이 수록된 미니앨범은 아쉬울 수밖에.

“정규앨범에 대한 욕심이 없진 않았어요. 사실 2년 전에는 생각을 못했었고, 지난해에는 ‘내년이 20주년이네?’라는 생각이 들었었죠. 오래 전부터 준비했으면 좋았을 텐데 최근 회사도 옮기고 육아를 병행하다보니까 시간적으로 부족했어요.”

비록 정규앨범보다 트랙수가 적은 미니앨범이지만 백지영은 그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꾀했다. 바로 5번 트랙인 ‘하늘까지 닿았네’.

“애초에 새 앨범에서 원했던 분위기는 따뜻하고 추억을 소환하는 코드였기 때문에 발음을 바꿔보거나 전체적인 느낌에 작은 변화를 줬다”는 백지영은 “선우정아와 작업한 곡이 나에게는 새로운 시도였다. 들으시는 분들도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고백했다.

‘하늘까지 닿았네’는 선우정아가 작곡, 작사한 곡으로 R&B 분위기에서 재즈왈츠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편곡을 통해 동화의 느낌을 강조했다.

“‘20주년이기 때문에 도전이 필요한 거 아니냐’는 의견에 동의하지만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대중들이 저에게 듣고 싶은 장르가 무엇일지 고민했는데 많은 변화를 원하시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도달했죠.”

 

백지영 [사진=트라이어스 제공]
백지영 [사진=트라이어스 제공]

 

◆ ‘공연 많이 개최하는 가수’ 되기 위한 20년차 백지영의 포부

“공연을 많이 하려면 무대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노래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노래를 많이 들려드리고 싶고, 선명한 비전을 갖고 있는 회사를 만난 만큼 좋은 가수들을 양성하고 싶기도 해요. 성의 있고 정성스럽게 노래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노래를 향한 백지영의 열정은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는 “아직 결정된 건 아니지만 수록곡을 노래하는 채널이 있더라. 녹화해볼 생각”이라면서 새 앨범 속에 담긴 전곡을 모두 들어 봐줄 것을 당부했다.

“정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으면 선우정아와 함께 한 ‘하늘까지 닿았네’를 부르고 싶어요. 하지만 제 마음이 가장 크게 움직였던 노래는 ‘하필 왜’와 ‘혼잣말이야’에요.”

백지영은 11월부터 전국 투어 콘서트 ‘백 스테이지(BAEK Stage)’를 개최한다. 내년 3월까지 수원을 시작으로 대구와 청주, 부산, 서울 등에서 팬들과 데뷔 20주년을 자축할 예정이다.

“3년 동안 새 음원이 발매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 공연 세트리스트에 변화가 없었어요. 매번 똑같이 공연하면 너무 죄송스러워서 이번에는 새 앨범에 담긴 노래들을 많이 다룰 계획이에요. 신곡들을 많이 알고 계신 상태에서 공연을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 더욱더 열심히 활동할 거예요. 풍성한 세트리스트를 완성하고 싶죠.”

 

백지영 [사진=트라이어스 제공]
백지영 [사진=트라이어스 제공]

 

[취재후기] ‘음색 여신’, ‘호소력 짙은 보이스’, ‘발라드의 여왕’ 등 백지영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20년의 활동 기간을 보여주듯 굉장히 다양하다. 하지만 그는 “그런 타이틀로 불리는 걸 좋아하지 않고, 앞으로도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특별히 애착이 가는 수식어를 골라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수식어가 생기면 뭔가를 이룬 듯해서 앞으로는 할 게 없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수식어 없는 게 제일 좋아요.

굳이 고르자면 ‘OST 여왕’이요. OST 안에서만 여왕이라는 거잖아요. 다른 곳에선 그런 수식어가 붙을 수 없는 거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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