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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평양차사', 북한전 축구 중계 점점 낮아지는 기대감 [한국 축구국가대표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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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평양차사', 북한전 축구 중계 점점 낮아지는 기대감 [한국 축구국가대표 일정]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0.1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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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함흥차사.

조선 초 왕자의 난(亂)을 일으켜 3대 왕이 된 태종 이방원이 못마땅했던 태조 이성계는 자신을 모셔가기 위해 아들이 함흥으로 보낸 사신을 수차례 죽이거나 가둬두고 돌려보내지 않았다. 이후 한번 가면 소식이 없는 이를 두고 함흥차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남자 축구 대표팀이 딱 그런 꼴이다. 29년만의 역사적인 평양 원정에 올랐지만 ‘평양차사’다. 평양에 도착했지만 좀처럼 소식을 전해 듣기 힘든 상황이다. 생중계는커녕 득점상황 등도 실시간으로 전달받기 어려운 현실이다.

 

14일 김일성 경기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한 파울루 벤투 감독(위, 오른쪽에서 2번째)과 그의 왼쪽에 앉은 이용. 북한 취재진은 5명이 참석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과 북한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3차전은 15일 오후 5시 30분부터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진행된다.

이를 위해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대표팀은 14일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오후 4시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입국절차 후 경기장으로 이동해 7시 15분경 평양 김일성경기장에 도착한 뒤 훈련과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 여기까지가 어젯밤 아시아축구연맹(AFC)을 통해 전달된 내용이다. 

대한축구협회(KFA)를 통한 소식은 15일 오전 8시경에서야 전달됐다. 의사소통 과정에서 예상과 달리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날 저녁 진행된 기자회견이었지만 당초 소통 수단으로 계획한 PC 카카오톡, 왓츠앱 등 메신저 프로그램 사용이 불가능했고 이메일로 15일 0시 30분경 전달을 받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14일 밤 “오후 11시 현재 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후 11시 45분 이후로 연락이 올 겨우 이날 아침 일찍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알렸고 그대로 소식을 전했다.

 

평양 김일성경기장 적응 훈련에 나선 축구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알맹이도 없었다. 예정보다 더 지연돼 진행된 기자회견은 오후 7시 55분부터 8시 5분까지 단 10분만 진행됐다. 한국 취재진이 동행하지 못한 가운데 북한 기자 5명에게서 나온 질문도 뻔했다. 북한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경기 전망에 대한 게 전부였다. 지극히 뻔했고, 북한 중심의 질문이었다.

더구나 오후 4시 30분부터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감독과 대표선수의 기자회견 내용은 전달되지도 않았다.

조심스러운 성격의 파울루 벤투 감독의 답변 또한 특별할 게 없었고 대표선수로 나선 이용의 답변도 특색을 찾을 수 없는 모범답안 그 자체였다.

더 큰 문제는 전달 속도다. 기자회견 시간이 매우 짧았음에도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두 가지로 추측할 수 있다. 통신 환경이 원활치 못하거나 한국으로 전달되는 내용이 검열과정을 거치거나 둘 다 해당될 수도 있다.

생중계가 무산된 상황에서 당초 협회는 경기 선발 명단을 AFC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경기 중엔 양 팀 득점, 경고, 선수교체, 최종스코어와 특이사항 등에 국한해서만 전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날 상황을 볼 때 이마저도 실시간에 가깝게 전달받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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