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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인정하십니까?" JTBC2 '악플의 밤', 비판 피하기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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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인정하십니까?" JTBC2 '악플의 밤', 비판 피하기 어려운 이유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9.10.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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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JTBC '악플의 밤' MC로 활약하던 고(故) 설리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며 '악플의 밤'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JTBC2 ‘악플의 밤’은 스타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과 직접 대면해보고, 이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밝히는 '악플 셀프 낭송 토크쇼’로 악플을 양지로 꺼내 공론화시키는 과감한 시도로 주목 받았다.

 

[사진 = JTBC2 제공]
[사진 = JTBC2 제공]

 

첫 방송을 앞두고 예고편이 공개됐을 당시 '스타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올바른 댓글 매너 및 문화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는 기획의도와 달리 스타가 악플을 직접 읽고 이에 대한 반응을 보여주는 포맷이 다소 잔인하다는 의견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6월 21일 첫 방송에서는 MC를 맡은 신동엽, 김숙, 김종민, 설리가 직접 본인의 악플을 낭송했다. 설리는 이날 방송 내내 자신을 둘러싼 루머와 악플에 '인정'이라며 웃어 넘기는 반응을 보였다. 설리 뿐 아니라 다른 출연자들 역시 자신을 향한 악플을 소리내 읽으며 이유 있는 악플은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 JTBC2 제공]
[사진 = JTBC2 제공]

 

중요한 건 '악플의 밤'에서 단순 비판 뿐 아니라 인신공격과 외모 비하 등 모욕성 댓글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악플의 밤' 2회에 출연했던 송가인은 '전형적인 돼지상. 찐빵처럼 생겼다'는 밑도 끝도 없는 악플에 "인정한다"고 답했고, 홍자는 '하는 일마다 재수 없길 기도한다'는 악플에 "사람마다 좋고 싫은게 있을수 있다"며 "인정한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이처럼 ‘스타라면 악플은 피할 수 없으니 부딪혀라’거나 ‘악플 중에도 인정할 건 있다’는 식의 제작진 의도가 과연 옳은 방향일까? 올바른 댓글 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와는 다르게 악플을 '예능 소재'로 가볍게 다루어 악플러의 사기만 올려주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이어지는 이유다.

지난 14일 설리의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지고 생전 고인이 힘들어 했던 '악플'을 다루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비판이 이어졌다. JTBC2에 따르면 오는 18일 '악플의 밤'은 설리가 녹화에 참여한 17회를 방송할 예정이었지만 예고편 영상을 삭제했다. 이번 주 결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평소 심한 악플로 고통 받아온 설리에게는 가혹한 방송이었다'며 폐지 요청까지 줄잇고 있는 상황이다.

MC 김숙은 앞서 "우리는 악플 조장 프로그램이 아니다. 악플이 사라지면 ‘악플의 밤’도 없어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악플은 범죄다'라는 한 마디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스타가 악플을 용서해줘야 할 의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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