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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군 이겨낼 수원 '플랜B'의 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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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군 이겨낼 수원 '플랜B'의 실체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0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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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7일 광주전까지 9연전…베이징전 맹활약 백지훈·레오 등에 큰 기대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서정원(45) 수원 삼성 감독의 걱정이 덜어질 것인가. 수원이 앞으로 맞이하는 지옥의 9연전에서 '플랜B'가 한줄기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는 전북 현대와 성남FC, FC서울과 마찬가지로 수원 역시 지난달 지옥의 일정을 보내야만 했다. 지난달 4일 부산과 경기를 시작으로 주중 AFC 챔피언스리그, 주말 K리그 일정으로 사흘 간격으로 경기를 치렀다.

최근 들어 유일하게 쉰 날이 대한축구협회(FA)컵이 벌어졌던 지난달 29일이었다. 원래 수원은 전남과 FA컵 경기를 치르기로 되어 있었지만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JS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가 열려 오는 13일로 연기됐다.

그러나 휴식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난 2일 K리그 클래식 9라운드에서 수원과 맞붙었던 전북도 고양 HiFC와 FA컵 경기에서 주전들을 대거 빼며 체력을 비축했던 것. 결국 수원은 전북의 '판타스틱 4'의 공격력에 맥을 추지 못하고 에두와 레오나르도에게 연속골을 내줘 0-2로 졌다.

▲ 수원 삼성 백지훈이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궈안과 2015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공을 몰고 가고 있다. 백지훈은 김은선 등이 빠진 수원의 중원을 조지훈과 함께 지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으로서는 올 시즌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달 26일 대전과 경기에서 1-2로 진데 이어 전북전까지 패하면서 K리그 클래식 상승세가 끊겼다. 이와 함께 순위도 2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서정원 감독은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베이징 궈안(중국)과 AFC 챔피언스리그 6차전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았다. 그동안 경기 출전이 적었던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는 '플랜B'다.

현재 수원은 강행군 일정으로 인한 체력 고갈뿐 아니라 부상 선수까지 속출하고 있어 제 면모가 아니다.

중앙 수비수 민상기(24)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지면서 왼쪽 측면 수비가 주 포지션인 양상민(31)이 공백을 메우고 있다. 중앙 수비가 자신의 원래 포지션이 아니다보니 양상민의 실수가 잦다. 수원이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9경기에서 모두 실점하는 것도 여기서 기인한다.

미드필드진과 공격도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수비형 미드필더 김은선(27)의 공백은 커 보인다. 산토스(30) 역시 무릎 부상이 아직 완쾌되지 않아 결장이 길어지고 있다. 이상호(28)가 복귀하긴 했지만 완전한 폼을 찾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 때문에 수원의 베이징전 선발 라인업은 낯설었다. 수원은 그동안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썼지만 이날만큼은 4-4-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공격진에서 그동안 기용됐던 정대세(31)와 염기훈(32)을 제외시키고 카이오(28)와 레오(26)를 투톱으로 세웠다.

레오는 아직 K리그 클래식에서는 득점을 올리고 있지 못하지만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일본)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전 결승골에 이어 베이징전에서도 동점골을 성공시키는 골 감각을 보였다. 레오는 산토스를 대체할 수 있는 공격 자원뿐 아니라 후반 조커로서도 충분히 기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 수원 삼성 조지훈(오른쪽)이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궈안과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상대 선수를 저지하고 있다. 조지훈은 K리그 클래식 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백지훈과 함께 든든하게 중원을 지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또 미드필더에는 이상호와 백지훈(30), 조지훈(25), 서정진(26)이 나란히 섰다. 이 가운데 백지훈과 조지훈은 그동안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이었다.

특히 백지훈이 선발로 나와 베이징전에서 공격을 원활하게 끌어간 것은 서정원 감독으로서는 반가운 대목. 백지훈은 대전전에서는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베이징과 경기에서는 공격을 허리에서 원활하게 풀어가는 역할을 하면서 경기를 시종일관 유리하게 풀어가는데 활력이 됐다.

조지훈 역시 올 시즌 리그에서는 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백지훈과 호흡을 맞추며 중원을 장악했다. 백지훈이 공격 일선에 나서면 조지훈이 뒤로 물러나 수비에 집중해주고, 조지훈이 올라가면 백지훈이 내려오는 식으로 번갈아가면서 허리를 든든히 지켰다.

중앙 수비에서도 유스 출신의 연제민(22)과 구자룡(23)이 지켜줬다. 물론 데얀에게 선제골을 내주긴 했지만 백지훈, 조지훈 등 중앙 미드필더와 함께 수원의 중추 수비를 담당하며 서정원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수원은 죽음의 11연전 가운데 이제 2경기를 치렀다. 앞으로 연속 9경기가 남아 있다. 이 가운데에는 13일에 벌어지는 전남과 FA컵 경기뿐 아니라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벌이는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 2차전(19일 홈, 26일 원정)도 포함돼 있다. K리그 클래식에서도 오는 9일 광주와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제주(16일 홈), 성남(23일 홈), 인천(31일 원정), 대전(6월 3일 원정), 광주(6월 7일 원정)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이 '플랜 B'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은 체력 안배를 해가며 지옥일정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서정원 감독에게 큰 힘이 된다. K리그 클래식, AFC 챔피언스리그, FA컵까지 모두 치러내야 하는 수원이 한 달 동안 9경기를 치르는 살인 일정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앞으로 '플랜 B'에 포함된 선수들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이들의 활약에 따라 수원의 올 시즌 농사도 결정된다.

▲ 수원 삼성 레오(가운데)가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궈안과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레오는 산토스가 빠진 수원 공격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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