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밀착 인터뷰] 대전 코레일 김정주, 실업팀 사상 첫 FA컵 우승 '거칠 것이 없다!'
상태바
[밀착 인터뷰] 대전 코레일 김정주, 실업팀 사상 첫 FA컵 우승 '거칠 것이 없다!'
  • 한찬희 객원기자
  • 승인 2019.11.06 0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한찬희 객원기자] 실업팀이 FA컵 결승전에 진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울산현대미포조선(해체)은 2005년 실업팀 사상 처음으로 FA컵 결승전에 진출하는 개가를 이뤘으나 결승전에서 전북현대모터스에 0-1 패하며 진한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14년 뒤 실업 축구팀 대전 코레일이 실업팀 사상 두 번째로 FA컵 결승전에 진출, 실업팀으로선 사상 첫 정상정복에 도전한다. FA컵 32강부터 4강까지 울산현대축구단, 서울이랜드FC, 강원FC, 상주상무축구단을 차례로 제압하고 왕중왕에 오른 대전 코레일은 6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K리그1의 수원삼성블루윙즈와 한판 대결을 펼친다.

지난달 2일 준결승 2차전에서 상주와의 ‘태풍 혈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결승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대전 코레일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뜨겁다. 스포츠Q(큐)는 대전 코레일의 부주장이자 32강전, 16강전, 8강전에서 모두 도움을 기록하며 FA컵 결승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김정주와 밀착 인터뷰를 통해 실업팀 축구 신화의 현장 속으로 한발 더 들어갔다.

[사진=대전코레일 담당기자 오지윤]
[사진=대전코레일 담당기자 오지윤]

- 결승 진출을 축하한다. 이번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 강원과의 경기다. 강원이 나의 친정팀이었기 때문에 솔직히 이기고 싶었다. 나의 사정을 잘 아는 동료들이 더 열심히 뛰어줬다. 그래서 경기장에서 크게 힘을 받았다. 그리고 나 자신도 이기고 싶어서 준비를 열심히 했다.

- FA컵 이야기를 더 해보자. 상주와의 4강 2차전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게다가 태풍으로 인해 더 힘든 경기를 펼쳤는데?

■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하면서 태풍 속에서 그렇게 어려운 경기를 펼친 경험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또한 상대 팀에 역전을 허용하며 더욱더 힘든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팀 동료들끼리 ‘마음을 편히 가지자’고 했다. 덕분에 동료들을 믿고 경기 내내 ‘우린 할 수 있다’를 외쳤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동점을 만들었고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상주를 이길 수 있었다.

- 경기마다 위치가 달라질 때가 종종 있다. 포지션이 종종 바뀌어 힘들지는 않나?

■ 학창 시절부터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했다. 그리고 작년부터 세컨드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뛰며 오히려 경기력이 많이 향상 됐다. 대전 코레일 김승호 감독님께서도 나에게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 대전코레일 담당기자 오지윤]
[사진= 대전코레일 담당기자 오지윤]

- 올 시즌 내셔널리그에서 공격포인트 15개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FA컵에서도 중요한 경기마다 도움을 기록했다. 올 시즌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하는 이유는?

■ 사실 새로운 팀에 온 첫 해여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 부분이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게 동료들이 나를 많이 믿어주고 감독님도 나를 편하게 해주신다. 또 가족들과 여자 친구의 내조 역시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일상에서의 편안한 마음으로 인해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 6일 결승 1차전이다. 마음이 어떤가?

■ 설레면서도 편안한 마음이다. 아마 프로팀인 수원 선수들의 부담이 더 클 듯하다. 좋은 경기를 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상상을 매일 하고 있다. 동료들과 힘겹게 FA컵 결승에 진출해서 그런지 후회 없이 경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는?

■ 동료들과 힘을 합쳐 하나의 팀으로 경기를 펼치고 싶다. 그리고 긴장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싶다. 끝으로, 꼭 우승해서 대한민국에 대전 코레일이라는 팀을 널리 알리고 싶다.

[사진=대전코레일 담당기자 오지윤]
[사진=대전코레일 담당기자 오지윤]

- 스스로 말한 대로 강원이 첫 프로팀이었다. 강원에서의 생활은 어땠나?

■ 프로 1, 2년차까지는 경기에 거의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3년 차 때부터 서서히 기회를 잡아 출전 경기가 많아졌고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012년에 ‘피로 골절’로 큰 부상을 당했다.

- 부상 이후 실업팀 강릉 시청으로 임대 이적했다. 어려움은 없었는지?

■ 처음에는 하부리그로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팀이 나의 성장을 위해 임대를 원했고 강릉시청에서도 나를 원해 팀을 옮겼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수월하게 적응했다.

- 강릉시청에서 2년간 활약하고 현대미포조선으로 이적했다. 이적 이유는?

■ 강릉시청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프로팀에 다시 진출하길 원했으나 어려움이 있었다. 현대미포조선에서 나를 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울산으로 가게 됐다. 처음으로 고향을 떠났다.

- 고향을 떠나 울산에서 생활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 첫 타지 생활이라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현대미포조선에서의 전반기 경기력도 좋지 못했다. 후반기에는 마음을 편하게 먹고 천천히 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다행히 경기력이 돌아왔고 자신감도 붙어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김정주는 2016년 현대미포조선이 재정상 어려움을 이유로 해체를 선언하자, 대전 시티즌(K리그2), 경주 한수원(내셔널리그), 강릉 시청(내셔널리그)으로 차례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2019년 김정주는 지금의 대전 코레일로 이적했다.

[사진=대전코레일 담당기자 오지윤]
[사진=대전코레일 담당기자 오지윤]

- 대전 코레일에 이적하자마자 부주장을 맡게 됐다. 부담은 없었는가?

■ 강릉시청과 현대미포조선에서도 부주장을 해본 경험이 있어 부담은 없었다. 하지만, 종종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를 치를 때가 있다. 사실 올해 대전 코레일로 이적했는데, 곧바로 주장 완장을 차기에는 부담이 조금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감독님과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서 부담이 많이 줄었다. 그리고 주장 완장의 무게로 인해 경기에서 이전보다 더 침착하고 냉정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 같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