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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부자' 현대건설, 이다현 신인왕레이스 페이스메이커 등극 [여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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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부자' 현대건설, 이다현 신인왕레이스 페이스메이커 등극 [여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1.1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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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19~2020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신인왕 경쟁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이다현(18·수원 현대건설)이다. 국내 최고 양효진과 지난 시즌 신인왕 정지윤이 버티는 미들 블로커(센터)진에 가세한 이다현의 활약이 놀랍다.

신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긴장한 기색 없이 주눅도 들지 않고 언니들 사이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키 185㎝의 이다현은 2001년생으로 지난 9월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추계초 6학년 때 배구에 입문한 그는 중앙여중-중앙여고를 거쳐 올해 프로가 됐다. 그 첫 시즌 그의 롤 모델 양효진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며 벌써부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다.

신인 이다현(왼쪽)의 활약에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이 미소 짓는다. [사진=KOVO 제공]

이다현은 현대건설의 지명을 받은 후 올 시즌 목표를 “다치지 않고 시합에 뛰어보는 것”이라고 했건만 벌써 5경기 12세트나 코트를 밟았다.

1라운드 KGC인삼공사와 맞대결에서 블로킹 1개 포함 2점을 올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이다현은 GS칼텍스전에선 87.5%의 공격성공률로 7점이나 냈다. 블로킹 하나 없이 공격으로만 올린 점수다. 특히 홀로 6연속 득점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세터 이다영과 동 포지션 양효진, 정지윤과 합을 맞춰가던 그는 지난 9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선 블로킹 2개 포함 8점(공격성공률 45.45%)을 생산했다.

베테랑 양효진과 짝을 이룰 정지윤, 이다현의 시너지가 큰 기대를 모으는 올 시즌이다. 신장은 180㎝로 센터로서 작은 편이지만 시원한 점프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공격이 강점인 정지윤 못잖게 시선을 사로잡는 당돌한 플레이의 연속이었다.

본래 고교시절 날개 공격수로 뛰었던 정지윤은 지난 시즌 데뷔한 뒤 윙 스파이커(레프트)로서 고전했고, 후반기 센터로 전향한 뒤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기존 센터보다 이동공격, 시간차 등 다양한 공격 패턴에 강점을 가진 정지윤은 고예림을 영입해 ‘토털배구’를 펼치려는 현대건설에 큰 자산이다.

이다현을 정지윤과 비교하면 ‘정통 센터’로 정의할 수 있다. 고교 시절부터 큰 신장을 활용해 속공과 블로킹이 좋은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이다현(오른쪽)의 가세로 세터 이다영은 좀 더 다채로운 공격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KOVO 제공]

이다현의 센터 본능은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기도 하다. 국가대표 센터 출신 류연수 씨의 딸로 잘 알려져 있다. 류 씨는 이다현보다 앞서 중앙여고를 졸업한 뒤 1990년대 실업 배구 최고 팀이었던 선경에서 센터로 활약했다.

시즌 초 정지윤의 백업 및 원포인트 블로커로 경기에 나섰던 그는 점차 더 큰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GS칼텍스전에서 기록한 7점은 단 두 세트만에 쌓은 점수고, 한국도로공사전 역시 2세트 교체 투입돼 블로킹 2개, 서브에이스 1개 포함 8점을 뽑아냈다.

이다현의 활약에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이 경기 도중 함박웃음을 짓는 장면이 여럿 나왔다. 이다현은 한국도로공사전을 마친 후 SBS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기회를 주시려고 하고, 언니들도 ‘도와줄테니 자신감 있게 하라'는 격려를 많이 해줘서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패기 넘치고 자신감 있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며 신인왕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김사니 SBS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은 이다현을 “겁 없는 신인”이라 칭하며 현대건설을 ‘센터 부자’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레프트에 가까운 정지윤과 정통 센터 이다현이 양효진과 함께 활약하는 장면은 현대건설 팬들을 기쁘게 한다. 지난 시즌 신인왕 정지윤을 배출했던 현대건설이 또 다시 이다현이라는 걸출한 센터를 왕좌에 올리며 호성적을 낼 수 있을까. 일단은 시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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