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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 독설' 한국 야구, 일본과 디테일 격차 [프리미어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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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 독설' 한국 야구, 일본과 디테일 격차 [프리미어12]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11.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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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사소한 플레이 하나 즉, 디테일이 승부를 가른다. 일본과 야구 2연전에서 한국이 내리 진 건 박병호(키움 히어로즈), 양의지(NC 다이노스), 김재환(두산 베어스) 등의 부진 말고도 이유가 있다. 작은 부분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6~17일 일본과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연전을 모두 내주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나바 아쓰노리 일본 감독은 “아시아의 라이벌 한국은 다시 한 번 느꼈지만 강하다. 우리가 연속해 승리했지만 (전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2경기를 통해 드러난 양 팀 역량은 그 정도가 아니라고 봐야 한다.

경기가 안 풀리자 침울한 한국 더그아웃. [사진=연합뉴스]

8-10, 3-5. 이틀 연속 2점 차 패배는 세밀함의 부족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위가 좋은 투수들이 연달아 등판해 대량득점이 쉽지 않은 환경에서 주루 하나, 수비 하나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좋은 피처들이 줄줄이 대기하는 단기전 승부에선 연속 안타로 대량득점하는 게 쉽지 않다. 더군다나 일본처럼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능력을 갖춘 우수투수를 대거 보유한 팀에겐 집중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지난 16일 슈퍼라운드 최종전 5회초 1사 만루에서 나온 3루 주자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홈 횡사는 '참사'였다. 강백호(KT 위즈)가 때린 우익수 라인드라이브에 일찌감치 태그업 동작을 취했다면 동점이 됐을 텐데 이닝이 끝나고 말았다. 절대 반복해서는 안 될 실수다.

준우승한 한국 선수단이 시상식에서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날 결승전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이어졌다. 좌익수 김현수(LG 트윈스)의 수비다. 도쿄돔 펜스를 직격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쫓기만 하다가 장타를 만들어줬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이 “펜스 플레이를 했더라면 좋았다”고 지적한 대목이다.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김현수는 전날에도 바가지성 안타에 바운드를 잘못 계산해 한 루를 더 준 바 있다. 한 베이스 진루가 투수에게 부담을 주는 한일전 같은 매치에선 다듬을 필요가 있다.

5회초 1사 1루에서 김하성(키움)이 헛스윙 삼진을 당한 것도 반드시 짚어야 한다. 패스트볼을 콘택트로 굴렸더라면 앞서 내야 안타로 출루했던 김상수(삼성 라이온즈)가 어처구니없이 1,2루 사이에서 죽는 상황은 나오지 않았다. 3-4로 끌려가던 한국은 결국 연이은 찬스 무산 속에 패퇴하고 말았다.

반면 일본은 탄탄한 수비로 한국과 대조를 이뤘다. 5회초 김상수의 좌익선상 2루타성 타구를 3루수 도노사키 슈타(세이부 라이온즈)가 단타로 막은 것, 3회초 김재환(두산 베어스)의 뜬공 때 좌익수 곤도 겐스케(니혼햄 파이터스)가 김하성의 1루->2루 태그업을 눈치 채고 기민한 송구로 아웃시킨 것 등이 인상적이었다.

양의지의 삼진으로 우승이 확정되자 일본 선수단이 뛰쳐 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격수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자이언츠), 2루수 기쿠치 료스케(히로시마 도요 카프)는 ‘철벽’이었다. 특히 사카모토의 경우 3-유 간 깊숙한 타구는 물론 쇼트바운드 처리도 안정적이었다.

이틀간 기록된 에러는 일본이 2개, 한국이 1개였다. 일본이 더 많았는데 이상하게도 한국이 밀린다는 느낌이 강했다.

투수력은 비교가 민망하다. 안타 수는 17개로 한국이 일본에 4개 뒤졌다. 사사구는 우리가 12개를 줬고 5개 얻어냈다. 일본이 마음먹고 걸어 잠근 결승전 7~9회초 공격은 순식간에 끝났다. 카이노 히로시(소프트뱅크 호크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 야마사키 야스아키(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의 공을 제대로 친다는 느낌을 준 한국 타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슈퍼라운드 최종 한일전을 지켜본 재일교포인 일본프로야구 원로 장훈(79) 씨는 “4~5년 만에 한국을 봤는데 이렇게 서툰 한국을 처음 봤다. 수비가 너무 엉망”이라며 “결승에서 한국이 질 것”이라 단언했다. 전망은 현실이 됐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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