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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방출명단 살펴보니, 온정주의 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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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방출명단 살펴보니, 온정주의 더는 없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11.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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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내려간 온도만큼이나 차가운 기류가 흐른다. 이름값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프로야구단들이 냉정해졌다.

최근 KBO리그 방출명단을 살펴보면 1군에서 활약한 기록이 있는 선수들이 꽤 많이 보여 눈길을 끈다.

통합우승에 빛나는 두산 베어스는 우완 홍상삼, 최대성, 좌완 허준혁을 내쳤다. 홍상삼은 통산 등판횟수가 정규리그 228경기, 포스트시즌 19경기에 이를 만큼 경험이 많다. 최대성은 시속 150㎞ 중반대 패스트볼을 던져 주목받은 바 있다. 허준혁은 2016년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쏠쏠히 활약했던 자원이다.

홍상삼. [사진=스포츠Q(큐) DB]

SK 와이번스도 베테랑들을 대거 정리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들은 우완 계투 박정배, 우타 외야수 배영섭과 우타 거포 최승준이다. 박정배는 2017년 5승 3패 7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방어율) 3.57을 기록했다. 배영섭은 2011년 신인왕 출신으로 2019시즌 SK의 백업으로 활용됐다. 최승준은 2017년 6월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될 만큼 펀치력이 일품이다.

LG(엘지) 트윈스는 자유계약(FA)으로 4년 32억 원을 거머쥐었으나 기대에 못 미친 베테랑 포수 정상호를 내보냈다. 이젠 백업으로도 가치가 없다는 판단이다. 10년간 백업 내야수로 뛴 윤진호는 은퇴했다. 장원삼도 방출당해 새 팀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03경기에 출전, 현역 도루 1위(505개)를 달리고 있는 왼손 외야수 이대형도 최근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KT 위즈는 “이숭용 단장이 이대형에게 구단의 재계약 불가 방침을 통보했고 이대형이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혀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대형. [사진=KT 위즈 제공]

프로세스를 강조하는 성민규 신임단장 부임 후 대대적 개혁에 나선 롯데 자이언츠도 선수단을 정리했다.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2016시즌 중반까지 4할 타율에 도전했던 좌타 외야수 김문호의 방출은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롯데는 더불어 최근 2~3년간 기회를 부여했던 우투좌타 외야수 조홍석, 스위치히터 황진수와도 결별했다. 조홍석이 1990년생, 황진수가 1989년생으로 나이가 들어가는데 기량이 정체된 기미를 보이자 가차 없이 내쫓았다.

17시즌을 롯데에서만 보낸 내야수 문규현은 코치로 인생2막을 연다. 대주자, 대수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좌투좌타 외야수 나경민은 1991년생임에도 현역생활을 접었다. 미국 교육리그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게 된다.

윤길현. [사진=연합뉴스]

롯데의 강경 드라이브는 지난 9월 말 우완 윤길현, 좌완 박근홍, 포수 김사훈, 내야수 오윤석 등 7명에게 방출을 통보했을 때부터 예견됐던 바였다. 특히 FA로 4년 38억 원을 안긴 윤길현 정리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KIA(기아) 타이거즈의 경우 지난 9월 내야수 서동욱과 김주형, 왼손투수 박경태를 웨이버 공시했다. 한화 이글스도 내야수 최윤석과 이창열을 비롯한 다수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LG와 삼성에서 쏠쏠히 활약했던 내야수 손주인도 은퇴를 결심했다.

프로야구에 관심이 많은 스포츠팬이라면 이토록 싸늘한 ‘칼바람’을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도 무방한 2019 스토브리그다. 온정주의를 더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구단들이 냉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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