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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응전에서 도전으로, K리그의 16강 경쟁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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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응전에서 도전으로, K리그의 16강 경쟁력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0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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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16강 판도, 중국·일본 팀과 전력차 확연하게 줄어…홈에서 치르는 1차전 기선제압 관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10년 이후 5년 만에 K리그를 대표하는 4개 팀이 모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했다.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가운데 유일하게 4개 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한 리그는 K리그가 유일하다.

얼핏 보면 다시 전성기가 찾아온 것이 아닌가 생각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만만치 않다. 8강에 모두 오를 수도 있겠지만 달리 생각하면 모두 16강에서 고배를 들 수 있다.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 FC서울, 성남FC 등 네 팀의 도전은 이제 진짜 시작이다. 모두 조 2위로 16강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준결승까지 극동지역과 중동지역으로 나뉘어 치러지기 때문에 K리그 '4룡'이 모두 8강에 오른다면 AFC 챔피언스리그 8강과 4강은 'K리그 잔치'가 된다.

▲ 전북 현대는 AFC 챔피언스리그 가시와 레이솔과 맞대결에서 홈에서 비기고 원정에서 2-3으로 졌다. 전북은 데얀과 하대성이 있는 베이징 궈안과 8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 일본 리그 팀과 전력차가 이전보다 확연하게 줄었고 승리를 자신할 수 없게 됐다.

모두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K리그 네 팀은 일본과 중국 팀들을 제대로 넘어서지 못했다. 성남이 감바 오사카(일본)를 상대로 1승 1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2경기를 통한 점수는 3-2로 성남이 앞서긴 했지만 1위 자리를 내줬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나머지 팀들은 중국, 일본 팀에 1승조차 거두지 못했다. 전북은 가시와 레이솔(일본), 수원은 베이징 궈안(중국), 서울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에 모두 1무 1패에 그쳤다. 전북과 서울 모두 가시와와 광저우를 상대로 경기력에서 압도하지 못했다. 수원은 베이징을 상대로 경기 운영에서는 앞섰지만 데얀을 막아내지 못해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16강에 오른 극동지역 8개팀 가운데 절반을 차지한 K리그가 중국, 일본의 도전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중국, 일본에 K리그가 도전장을 던진 모양새인 이유다.

▲ 성남은 감바 오사카와 두차례 맞대결에서 1승 1패를 거두고 골득실에서도 3-2로 앞섰지만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세팀 맞대결 전적에서 뒤져 조 2위에 그쳤다. 사진은 지난 3월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감바 오사카전. [사진=스포츠Q DB]

전망도 밝지 않다. 수원의 상대는 가시와다. 수원 서정권 감독은 부임 첫 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가시와와 맞붙어 2-6으로 참패한 기억이 생생하다. 설욕을 벼르고 있지만 가시와는 올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전북에 1승 1무를 거두는 등 새로운 'K리그 킬러'로 거듭났다.

성남과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맞대결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시민구단인 성남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부자구단으로 세계적인 스타들을 보유하고 있는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넘어선다면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라고 평가될 정도로 겉으로 드러나는 전력차는 너무나 확연하다.

전북은 데얀과 하대성 등 서울 멤버들이 있는 베이징과 만나야 하고 아직까지 공격에서 삐걱거리는 서울 역시 감바 오사카와 격돌한다. 16강까지는 조별리그에 등록한 선수들만으로 치러야 하기 때문에 서울은 박주영을 내보낼 수 없다.

16강전을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치르기 시작한 2013년부터 조 2위가 8강에 오른 것이 세 차례밖에 없다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극동지역에서는 2013년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가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를 넘어선 것이 유일하고 지난해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 알 사드(카타르)가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 '서울 극장'을 개봉하며 극적으로 16강에 오른 FC 서울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에 1무 1패로 밀렸다. 서울은 감바 오사카와 16강전에서 만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조 2위가 8강에 오르려면 역시 1차전 홈경기가 중요하다. 예전에 부리람이나 알 이티하드 모두 홈 1차전에서 모두 승리했기 때문에 2차전 원정에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또 이기더라도 무실점이 중요하다. 지난해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는 1차전 홈경기에서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를 맞아 3-1로 이겼음에도 2차전 원정에서 0-2로 져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8강에 오르지 못했다.

반대로 2차전 원정에서는 최대한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 알 사드는 풀라드(이란)와 만나 1차전 홈경기를 득점없이 비겼지만 2차전 원정에서 2-2로 비겨 원정 다득점으로 8강행에 성공했다.

K리그 4룡이 모두 16강에 올랐던 2010년에는 조 1위와 2위가 두 팀씩 있었다. 당시는 16강전이 단판 승부로 치러졌기 때문에 단 한 경기에 집중한 K리그 팀들이 모두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다르다. 중국, 일본 팀과 전력차가 거의 없고 심지어 크게 뒤지기까지 한다. 16강에 모두 올랐다고 해서 좋아하긴 이르다. 지금부터 집중할 때다.

▲ 수원 삼성은 베이징 궈안과 두차례 맞대결에서 앞선 경기력을 보여주고도 1무 1패로 밀렸다. 사진은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과 경기에서 레오의 동점골에 환호하는 수원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중동파 한국 선수들도 맹활약, 16강전 '코리안 더비' 성사

중동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맹활약하며 소속팀을 16강으로 이끌었다. '코리안 더비'도 성사됐다.

남태희(레퀴야)는 6일(한국시간)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와 6차전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 전반 32분 두번째 골을 넣으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남태희는 전반 28분 유세프 음사크니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고 후반 13분에는 세바스티안 소리아의 페널티킥까지 유도하며 3골에 모두 관여했다.

레퀴야가 A조 1위를 차지하면서 16강에서 만날 상대는 한국 팬들에게도 악명이 높은 같은 카타르 리그의 알 사드가 됐다. 알 사드는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벌인 조 1위 결정전에서 모하메드 카솔라의 자책골로 1-2로 져 조 2위가 됐다.

이에 따라 '중동의 메시'로 불리는 남태희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중앙 수비수 이정수(알 사드)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대표팀 중앙 수비수 곽태휘의 소속팀 알 힐랄은 알 사드와 맞대결에서 승리하면서 페르세폴리스(이란)와 만나게 됐다.

B조의 알 아인(UAE)도 나프트 테헤란(이란)과 조 1위 결정전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랐다. 알 아인이 16강에서 상대할 팀은 같은 UAE 리그에 있는 알 아흘리다.

알 아흘리(UAE)는 5차전까지만 하더라도 나사프 카르시(우즈베키스탄)에 뒤진 3위였지만 6차전에서 트랙터 사지(이란)에 3-2로 이기고 같은 이름의 사우디 구단인 알 아흘리가 나사프 카르시와 득점없이 비겼다. 알 아흘리(UAE)는 나사프 카르시와 승점 8로 같아졌지만 상대 전적에서 1승 1무로 앞서 D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알 아인에는 한때 포항에서 뛰었던 이명주가 있고 알 아흘리(UAE)에는 지난해까지 전북에서 활약했던 권경원이 있어 중동지역 16강전 4경기에서 코리안 더비가 2경기나 성사됐다.

중국과 일본에 있는 한국 선수들 역시 각자 소속팀을 조 1위로 16강에 올려놨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에는 대표팀 중앙 수비수 김영권이 있고 베이징 궈안에는 하대성이 있다. 베이징은 서울에서 하대성과 호흡을 맞췄던 데얀까지 있어 전력이 만만치 않다.

감바 오사카에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 오재석과 재일교포 김정야가 있고 가시와 레이솔에도 오른쪽 측면 풀백인 김창수가 있다.

16강 진출팀 가운데 한국 선수가 단 한명도 없는 팀은 이란의 페르세폴리스, 나프트 테헤란, 알 아흘리(사우디) 등 세 팀뿐이다.

■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일정

1차전 홈팀 2차전 홈팀 1차전 일정 2차전 일정
    수원 삼성 (한국)    
G조2위 3승2무1패 / 득11, 실8
가시와 레이솔 (일본)
E조1위 3승2무1패 / 득14,실9
5월 19일 5월 26일
전북 현대 (한국)
E조2위 3승2무1패 / 득14, 실6
베이징 궈안 (중국)
G조1위 3승2무1패 / 득6, 실3
5월 19일 5월 26일
알 사드 (카타르)
C조2위 3승1무2패 / 득9, 실9
레퀴야 (카타르)
A조1위 4승1무1패 / 득9, 실5
5월 19일 5월 26일
페르세폴리스 (이란)
A조2위 4승2패 / 득7, 실7
알 힐랄 (사우디)
C조1위 4승1무1패 / 득9, 실4
5월 19일 5월 26일
FC 서울 (한국)
H조2위 2승3무1패 / 득5, 실4
감바 오사카 (일본)
F조1위 3승1무2패 / 득10, 실7
5월 20일 5월 27일
성남 FC (한국)
F조2위 3승1무2패 / 득7, 실5
광저우 에버그란데 (중국)
H조1위 3승1무2패 / 득9, 실9
5월 20일 5월 27일
알 아흘리 (UAE)
D조2위 2승2무2패 / 득8, 실8
알 아인 (UAE)
B조1위 3승3무 / 득7, 실2
5월 20일 5월 27일
나프트 테헤란 (이란)
B조2위 2승2무2패 / 득8, 실8
알 아흘리 (사우디)
D조1위 3승3무 / 득11, 실7
5월 20일 5월 27일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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