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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잘츠부르크 황희찬 또 챔스 골, 대체 무엇이 달라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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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잘츠부르크 황희찬 또 챔스 골, 대체 무엇이 달라졌기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1.28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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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지만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선수가 있다. 올 시즌 레드불 잘츠부르크 무서운 화력의 원동력 황희찬(23)이다.

리그 12경기 5골 7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경기 3골 3도움.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저돌적인 돌파에 반해 투박한 플레이로 보는 이들의 답답함을 사기도 했던 황희찬의 괄목성장이다.

대체 무엇이 황희찬을 전혀 다른 선수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일까.

 

레드불 잘츠부르크 황희찬(가운데)이 28일 헹크와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E조 5차전에서 돌파를 펼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황희찬은 소속팀에선 줄곧 괜찮은 활약을 보였지만 대표팀에만 오면 그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가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에 속하지 못하기 때문에 리그 활약으로는 국내 축구 팬들의 인정을 받기 어려웠고, 대표팀에서도 아쉬운 플레이를 펼치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기록은 놀랍다. 이날 또 골을 터뜨렸는데 그 장면에서도 달라진 그의 플레이를 살펴볼 수 있었다.

황희찬은 28일(한국시간) 벨기에 헹크 KRC 헹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E조 5차전에 선발 출전해 후반 24분 팀의 3번째 골을 넣으며 4-1 대승을 이끌었다. 팀은 2승 1무 2패(승점 7)로 다음달 11일 리버풀(승점 10)과 최종전 승리를 통한 16강 진출 가능성을 이어갔다. 선두 리버풀에 이어 2위는 나폴리(승점 9)로 여전히 가시권에 있다.

경기 초반부터 활발히 움직인 황희찬은 후반 24분 엘링 홀란드의 패스를 감각적인 터치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 난이도 높은 골은 아니었지만 그 전 움직임은 황희찬의 달라진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수비수 시야에서 사라졌던 황희찬(위, 왼쪽에서 2번째)이 순식간에 니어포스트로 파고들며 골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진=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처]

 

홀란드가 왼쪽 측면으로 움직이며 패스를 받았고 패스를 연결할 동료를 찾았다. 헹크 최종 수비수가 문전에 있었지만 황희찬은 순간적으로 그의 등 뒤로 움직이며 시야에서 사라졌고 홀란드 패스 타이밍을 찾는 도중 다시 니어포스트로 파고들며 완벽한 골 찬스를 만들었다. 세계적인 골잡이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순간적인 오프 더 볼과 유사했다. 세리머니에서 홀란드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것까지 완벽했다. 얼마나 팀에 잘 녹아들어 있는지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투톱으로 나선 황희찬은 전방에서 활발히 움직였다. 과감한 압박과 함께 끊임없이 뒷공간을 파고들며 상대 수비진에게 부담을 안겼다.

리버풀 버질 판 다이크와 나폴리 칼리두 쿨리발리를 제쳐냈던 돌파력도 여전했다. 전반 8분 전방으로 한 번에 연결된 공을 잡아든 황희찬은 다소 아쉬웠던 퍼스트 터치를 과감한 돌파로 풀었다. 이후 욕심을 부리지 않고 파트손 다카에게 공을 흘려준 게 아쉬웠다. 전반 40분 중앙선에서부터 수비 2명을 앞에 두고 거침 없는 돌파로 코너킥을 만들어낸 것도 인상 깊었다.

이날 더욱 돋보인 건 황희찬의 이타심과 패스 센스였다. 공을 잡을 때 유독 동료들의 위치를 확인하는데 노력하던 황희찬은 키 패스만 5개를 기록했다.

전반 7분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황희찬은 미나미노 타쿠미에게 완벽한 컷백 패스를 연결했다. 제대로 임팩트를 가하지 못한 미나미노가 황희찬에게 엄지를 치켜세울 만한 좋은 기회였다.

 

상대 수비수와 몸 싸움에서도 좀처럼 밀리지 않는 황희찬(가운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전반 35분엔 더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문전에서 로빙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공을 잘 지켜낸 뒤 쇄도하던 다카에게 완벽한 힐패스를 건넸다. 슛이 골문을 크게 벗어나자 황희찬도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아쉬움을 표했다.

전반 37분에도 수비수를 따돌리며 에녹 음웨푸에게 슛 기회를 전달했고 후반 20분에도 수비수 2명을 완벽히 무너뜨린 뒤 미나미노의 헤더로 이어지는 크로스를 올렸다. 후반 38분에도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다 바깥쪽 발로 가볍게 밀어 미나미노에게 키패스를 보냈다. 모두 골로 연결될 수 있을법한 예리한 패스였다. 어시스트가 추가되지 않은 게 아쉬울 만큼 이날 황희찬의 발 끝 감각은 날카로웠다.

유럽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서도 8.2로 2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한 팀 미드필더 에녹 음웨푸에 이어 2번째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중요한 건 이러한 활약이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엔 대표팀 경기에서도 이 같은 활약을 보이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독일 축구 매체 푸스발 트란스퍼에 따르면 잘츠부르크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단장도 “황희찬은 가능성이 많은 선수”라며 “전 세계 어느 수비수를 만나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황희찬의 상승세가 무섭다. 더 반가운 건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완벽히 보완해내며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잘츠부르크의 더 높은 비상을 기대케 만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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