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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12연패 탈출, 권순찬 감독 회한-김학민 눈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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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12연패 탈출, 권순찬 감독 회한-김학민 눈물의 의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2.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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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권순찬(44) 의정부 KB손해보험 감독이 경기 막바지 마침내 웃었다. 셧아웃 승리를 완성한 뒤에는 눈물도 보였다. 22점을 몰아치며 12연패 탈출에 앞장선 주장 김학민도, '이적생' 박진우도,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도 울었다.

2승째 거두기까지 49일이나 걸렸다. 그 사이 권순찬 감독은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구단에서 반려했고, 권 감독과 선수들을 다시 심기일전했다. 권 감독 눈물에는 선수들과 팬들에 대한 미안함이 담겼다.

KB손해보험은 3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홈경기에서 안산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25-23 27-25 25-23)으로 완파했다. 개막전 승리 후 2승(12패)째 올리며 승점 11로 6위 수원 한국전력(승점 13)을 바짝 쫓았다.

KB손해보험 권순찬(오른쪽 두 번째) 감독도 김학민(등번호 8)도 눈물을 보였다. [사진=KOVO 제공]

대전 삼성화재와 직전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졌다. 5세트 듀스까지 갔고, 패했지만 희망을 발견했다. 시즌 초 5경기 연속 5세트 경기를 펼치는 동안 4연패를 당했던 것과 느낌이 달랐다.

1라운드 잘 나가던 OK저축은행 역시 외국인 공격수 레오와 주전 세터 이민규의 부상 이후 3연패에 빠져있던 터라 2승 제물로 떠올랐다. KB손해보험은 1세트 5-10으로 지고 있다가 23-23에서 역전해 첫 세트를 따내더니 2세트도 듀스 끝에 이겼다. 이쯤 되니 오히려 OK저축은행이 조급해졌다.

3세트 11-11에서 레오의 범실과 김정호의 백어택을 묶어 KB손해보험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권순찬 감독이 모처럼 경기 중간 미소를 보인 순간이다. 하지만 황택의의 서브범실이 나온 후 또 다시 불안감이 조성됐다. 결국 21-21 동점이 됐다.

위기의 순간 김학민이 나섰다. 이날 시종일관 어려운 공을 해결했던 김학민이 대각선 공격을 성공시킨데 이어 조재성을 가로막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김학민이 오픈 공격을 추가했고, OK저축은행 한상길의 서브가 네트에 걸리면서 KB손해보험이 드디어 승리했다. 중계 카메라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팬들을 놓치지 않고 화면에 담아냈다.

'이적생' 박진우(오른쪽)도 팀에서 보여준 게 없다는 미안함에 경기 후 눈물을 흘렸다. [사진=KOVO 제공]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를 마치고 권순찬 감독은 “연패 중 선수들에게 ‘마지막’을 언급했는데, 선수들이 ‘아니다’라고 했다. 내가 선수들을 믿지 못했다”며 “(사퇴가) 분위기 반전이 될까 했었다. 오늘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그런 생각을 한 내가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권 감독은 양종희 구단주의 일침에 마음을 다잡았다. “사장님이 ‘다시 배구 안 할 거냐. 배구 지도를 계속할 거면 여기서 하고, 그만둘 거면 나가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들으니 내가 무책임하고 패배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성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경기가 끝나고 미들 블로커(센터) 박진우도 눈물을 훔쳤고, 주장 김학민도 인터뷰실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김학민은 “감독님이 사의를 표한 것을 기사로 봤다. 오늘 경기 끝난 뒤에도 감독님이 ‘내가 너무 책임감이 없었다’고 하시며 울컥하셨다. 우리도 마음이 울컥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삼성화재전 23점(공격성공률 55%)을 기록한 김학민은 이날 62.5%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22점을 뽑아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KB손해보험에서 경기 내용이 흔들릴 때면 어려운 공을 해결해준 뒤 특유의 익살스런 표정으로 동료들을 안심시켰다. 경기에 앞서 김학민은 세터 황택의에게 “형이 해결할테니 믿고 올려달라”며 부담을 짊어졌다.

젊은 팀 KB손해보험이 이제라도 시동을 걸 수 있을까. 많은 의미가 담긴 승리다. [사진=KOVO 제공]

베테랑 김학민의 영입은 ‘신의 한수’라는 평가도 따른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도 마음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초반 5경기 연속 5세트 경기를 펼치다 4차례 내리 졌다. 서울 우리카드전에서는 2-0으로 앞서다 2-3으로 졌고 분위기는 나락에 빠졌다. 설상가상 외인 브람마저 복근 부상으로 이탈했고, 승부처만 가면 선수 개개인은 물론 팀으로서도 믿음이 부족했다.

이기고 있으면 너무 들떠서, 지고 있으면 ‘또 다시 지겠구나’ 하는 패배의식에 권 감독이 작전타임마다 해줄 수 있는 말이 많지 않았다. 모두가 문제를 알면서도 뜻대로 되지 않으니 힘든 시간이 길어졌다.

리베로 정민수는 권 감독에게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인데 왜 우시냐”는 말을 했다. 연패에도 불구하고 의정부체육관이 비는 날은 없었다. 권 감독은 팬들과 선수들에게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권 감독은 패배를 거듭할 때 “결국 우리가 끝내야 한다”는 말로 선수들을 독려하곤 했다. 이번 경기가 KB손해보험의 잠재된 승리 본능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까.

권 감독은 “이번 승리로 선수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작전도 좀 더 잘 받아들이고 움직임도 달라질 것”이라며 기대했다.

경기 내용면에서도 최근 반전의 기미가 보인다. 김학민은 “사이드블로킹이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블로킹 1위(세트당 0.852개) 김홍정을 중심으로 팀 블로킹 2위에 올라있다. 이날은 팀 컬러인 서브로 분위기를 잡았다. 강점인 서브를 살리되 범실을 줄인다면 향후 일정에 자신감을 더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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