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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랑 5년만 개인전 金, 시련 이겨낸 진정한 미소 [쇼트트랙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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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랑 5년만 개인전 金, 시련 이겨낸 진정한 미소 [쇼트트랙 월드컵]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2.0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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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여자쇼트트랙 ‘맏언니’ 김아랑(24·고양시청)이 월드컵 개인전에서 우승하기까지 무려 5년이 걸렸다.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2연패 주역인 그가 홀로 금메달을 따기 까지 그 긴 시간이 걸렸다는 게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그가 보여준 진정한 미소 이면에는 부상이라는 시련이 있었다.

김아랑은 7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9~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대회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25초066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가 월드컵 개인전 1위를 차지한 건 2014~2015시즌 독일 드레스덴 월드컵 여자 1000m 이후 5년 만이다.

김아랑이 5년 만에 월드컵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부활을 알렸다. [사진=리코스포츠 인스타그램 캡처]

김아랑은 경기 초 하위 그룹에서 체력을 비축하다 4바퀴를 남겨놓고 3위로 올라섰다. 이후 아웃코스를 노려 1, 2위를 추월하고 선두로 치고 나갔다. 마지막까지 스피드를 올려 2위 그룹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우승했다.

그는 지난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주장을 맡았다. 올림픽에서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지만 김아랑은 계주 우승을 이끌고, 특유의 환한 미소와 리더십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불운이 겹쳤다.

그는 올림픽 이후 지난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허리를 다쳐 남은 경기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태극마크를 반납한 그는 1년여 동안 몸 관리에 전념했다. 그리고 지난 4월 2019~2020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대표팀에 복귀했다.

김아랑(왼쪽)은 지난해 부상으로 대표 선발전에서 낙마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올 시즌 월드컵 1~3차대회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4차대회에서 그토록 고대하던 개인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특히 2차대회 1000m 결승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지며 좌절한 아픔도 극복해 고무적이다.

이 종목 결승에 함께 진출한 평창 올림픽 1500m 금메달리스트이자 2019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종합 2위에 오른 최민정(성남시청)과 우승을 다퉜고, 금·은메달을 합작했다.

김아랑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ISU에서 올린 경기 영상을 리포스트하고, 금메달을 목에 건 사진을 게재하며 “정말 정말 기쁜 하루”라고 남겼다. 해시태그 ‘#오래걸렸다’를 통해서 그가 월드컵 개인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다시 서기를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지난해 올림픽 계주 결승에서 상대팀의 집중 견제에 좀처럼 선두권으로 나설 기회를 잡지 못하자 바통 터치 대신 2바퀴를 홀로 더 달리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도중 보여준 냉철한 판단력은 물론 1500m 개인 경기에서 3위와 0.107초 차 아쉬운 4위에 머물렀을 때 오히려 환하게 웃으며 우승한 최민정을 축하해줬던 장면은 그의 리더십을 대변했다.

김아랑은 올해 태극마크를 되찾으며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스포츠Q DB]

지난해 여성체육대상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뒤 그는 “여러 가지 주위 상황들이 있겠지만 해야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멀리 있는 목표보다는 월드컵, 대표선발전 등 눈앞에 있는 목표를 한 단계씩 차근차근 이겨내고 싶다. 한 마디로 말해서 ‘보다 나은 선수’가 될 수가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부상 이후 다시 한 걸음씩 내딛기 시작하고 있을 때였다. 김아랑의 장기적인 목표는 당연히 2022 베이징 올림픽이다. 시상식 당시 “그때까지 제 자리에서 묵묵히 하다보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김아랑은 2016~2017시즌을 앞두고도 부상으로 고전했던 경험이 있다. 두 차례 시련을 견뎌내며 더 강해진 그가 5년 만의 결실을 맺은 셈이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압도적 1위로 태극마크를 되찾은 뒤 그는 스포츠Q와 인터뷰에서 “쉰만큼 더 열심히 준비했다.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했고 이겨낸 것 같다”면서 “마음을 재정비하려 했다. 앞으로 그 마음을 잊지 않으면 위기는 없을 것 같다”며 한층 성숙한 마음가짐을 뽐내기도 했다.

김아랑의 밝은 미소 이면에 그가 24세 나이로 팀을 이끌 수 있는 담대한 리더십을 소유하게 된 배경이 있다. 내적으로 성장한 그에게 5년만의 개인전 금메달은 너무도 값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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