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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블럼 아름다운 마무리, '코리안드림' 한국행 외인들에 완벽한 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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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블럼 아름다운 마무리, '코리안드림' 한국행 외인들에 완벽한 본보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2.1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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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조쉬 린드블럼(32)이 한국을 찾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코리안 드림’의 선례가 될 수 있을까. 한국야구의 발전과 이상적인 외국인 선수 문화 정착을 위해서라도 린드블럼의 성공을 응원하게 된다.

린드블럼은 9일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효 투표인단 347명 중 268명의 선택을 받아 양현종(KIA 타이거즈, 58표)을 제치고 투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투수 2년 연속 수상은 1998~1999년 현대 정민태에 이어 20년만. 그만큼 뛰어난 시즌을 보냈고 이는 메이저리그 재진출에 나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코엑스=스포츠Q 손힘찬 기자] 조쉬 린드블럼이 9일 2년 연속 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1년 LA 다저스에 입단하며 빅리그에 입성했던 린드블럼은 이듬해 3승 5패 22홀드 평균자책점(ERA) 3.55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이후 필라델피아 필리스, 텍사스 레인저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거치며 내리막길을 걸었고 2015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KBO무대에 발을 디뎠다.

첫 시즌부터 210이닝을 책임지며 13승 11패 ERA 3.56으로 활약한 린드블럼은 ‘무쇠팔’ 최동원의 팀을 위한 희생정신, 팀 에이스로서 뛰어난 책임감 등을 닮았다는 이유로 ‘린동원’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듬해엔 다소 부진하며 2017년 피츠버그 파이리츠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뛰었지만 시즌 도중 다시 롯데에 부름을 받았다.

계약 문제에서 롯데와 이견을 보인 린드블럼은 2018년 두산 베어스로 이적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해 15승 4패 ERA 2.88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린드블럼은 올 시즌 194⅔이닝을 소화하며 20승(3패) 투수 반열에 올랐다. ERA는 2.50, 탈삼진은 189개. 다승과 승률, 탈삼진까지 3관왕에 오르며 리그 MVP에 등극했다.

 

[코엑스=스포츠Q 손힘찬 기자]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레드카펫 행사에서 팬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는 린드블럼.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며 두산은 지난 4일 그를 보류권을 포기하며 결별했다. 소속 구단이 없는 신분임에도 린드블럼은 한국야구와 팬들을 잊지 않았다. 지난 8일 린드블럼은 코엑스에서 개인 팬 사인회를 진행했다. 하루 전 자신의 SNS를 통해 소식을 알렸고 많은 팬이 현장을 찾았다.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과시한 그는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도 참가해 시선을 끌었다. 올 시즌 역대 가장 많은 4명의 외국인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는데, 이 중 린드블럼은 유일한 참가자였다. 본 행사에 앞서 린드블럼은 “프로에서 12년 동안 야구를 했는데 그 중 5년을 한국에서 보냈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긴 시간이었다”며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야구 선수로도 문화적으로도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개인 팬 사인회를 열고 시상식을 찾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그리워질 것”이라며 “정말 친절하고, 내 고향 사람들이 아닌데도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고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코엑스=스포츠Q 손힘찬 기자] 두산과 작별한 린드블럼(가운데)이 김태형 두산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이어 한국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뜻도 밝혔다. 선수로는 쉽지 않겠지만 팬이든, 응원단장이든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린드블럼은 다시 미국으로 향한다. 윈터미팅 현장으로 향해 행선지를 물색할 예정이다. 

에릭 테임즈는 NC 다이노스에서 KBO리그를 초토화시킨 뒤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맹활약했다. 현재 FA로 새 팀을 찾고 있다. 테임즈 이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타자들은 그를 롤 모델로 삼기도 했다. 지난해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한 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연착륙한 메릴 켈리도 그랬고 이젠 린드블럼이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의 본보기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는 KBO리그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이 코리안 드림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국내 무대로 뛰어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마지막까지 한국야구와 팬들을 존중하는 태도를 취하는 린드블럼에게 뜨거운 응원이 보내는 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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