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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레드카드 또? 'EPL쟁이' 다 됐다 [토트넘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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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레드카드 또? 'EPL쟁이' 다 됐다 [토트넘 첼시]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2.2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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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에게 또 레드카드가 주어졌다. 올 시즌 들어서만 두 번째이자 올해 세 번째다. 이번 경기의 경우 앞서 두 차례 퇴장과 결이 달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입성 5년차, 손흥민도 ‘EPL쟁이’가 다 됐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2019~2020 EPL 18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 후반 17분 상대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를 고의적으로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두고 뤼디거와 다퉜다. 경합 도중 뤼디거의 발에 걸려 넘어졌는데, 손흥민이 넘어진 상태에서 발을 들어올려 뤼디거의 상체로 뻗은 게 화근이었다.

손흥민(오른쪽 두 번째)이 올해 들어 세 번째 레드카드를 받았다. [사진=EPA/연합뉴스]

손흥민의 발이 닿자 뤼디거도 피치에 쓰러졌다. 손흥민은 뤼디거의 발에 먼저 걸렸다며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폭력적 행위'를 놓고 비디오 판독(VAR)이 이뤄졌다. 결국 고의성이 있었다며 레드카드가 나왔다.

앤서니 테일러 주심에게 항변하던 손흥민은 머리를 감싸 쥐며 좌절한 듯 무릎을 꿇었다. 이후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피치 밖으로 나와야만 했다.

손흥민이 퇴장당한 건 이번 시즌 두 번째다.

지난달 에버튼과 11라운드 방문경기에서 안드레 고메스를 태클로 넘어뜨려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후 3경기 출전정지 징계까지 내려졌지만 구단의 항소로 퇴장이 철회됐다. 손흥민 태클 이후 달려오던 팀 동료 세르지 오리에와 부딪힌 고메스가 발목이 꺾이는 큰 부상을 당해 손흥민 태클에 징계가 가중됐지만 사후 정정됐다. 

그의 EPL 첫 퇴장 역시 올해 나왔다. 지난 5월 2018~2019시즌 37라운드 본머스전에서 헤페르소 레르마를 거칠게 밀어 눕혔고, 경기를 마저 끝내지 못한 채 걸어 나왔다.

지난 시즌 막바지 토트넘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올리며 맹활약한 그에게 집중견제가 있었고, 손흥민의 발 쪽으로 깊게 들어온 태클에 그가 인내심을 잃고 말았다. 레르마를 두 손으로 밀어 퇴장 당했다.

손흥민은 발을 들어올려 안토니오 뤼디거(가운데)의 가슴을 겨냥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데이터 분석업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은 2010년 리 캐터몰(당시 선덜랜드) 이후 9년 만에 EPL에서 한 해 3번 퇴장당한 선수가 됐다.

전반 윌리안에게 2골 내준 토트넘은 설상가상 손흥민까지 빠진 뒤 반격 동력을 잃고 0-2 완패했다. 이겼다면 4위까지 점프할 수 있었던 토트넘은 7승 5무 6패(승점 26) 7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첼시는 2연패에서 탈출, 10승 2무 6패(승점 32)로 4위를 지켜냈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독일 1부) 함부르크에서 보낸 3시즌 5장, 레버쿠젠에서 뛴 2시즌 5장의 경고를 받았지만 퇴장당한 적은 없다. EPL 데뷔 시즌이었던 2015~2016시즌 경고 하나 없이 마친 그는 다음 시즌 두 장의 경고를 받았지만 2017~2018시즌에는 또 옐로카드 하나 없이 마감할 만큼 플레이스타일이 순한 편이다.

이를 두고 현지는 물론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몸싸움을 회피한다', '몸을 사린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올해만 세 번째 퇴장을 당한 것은 그가 EPL에 완연히 녹아들었음을 뜻하기도 한다. 팀 에이스를 향한 거친 수비에 발을 차이는 일이 부지기수다. 손흥민은 헤딩 경합과 볼 다툼이 약점이라는 평가가 따르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EPL에서 흔한 상대와의 거친 몸싸움 및 신경전을 벌이는 일이 많지 않았던 그가 점차 ‘EPL화’ 되고 있는 셈이다.

손흥민보다 수비적인 역할을 맡는 박지성, 이영표(이상 은퇴)는 물론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도 레드카드를 받은 일이 없다는 사실은 손흥민의 변화를 더 부각시킨다. 

지난 5월 손흥민(왼쪽 두 번째)은 EPL 첫 퇴장을 당했다. [사진=AP/연합뉴스]

손흥민 퇴장에 영국 현지 매체 반응은 어떨까.

영국 공영방송 BBC, 일간지 메일 등은 “손흥민이 화를 내며 발을 들었다. 뤼디거의 반응이 과하기도 했지만 그의 발은 분명 뤼디거의 가슴을 가격했다”고 지적했다. 더선 역시 “손흥민은 자신의 반칙으로 간주된 것에 분명히 화가 났고, 뤼디거를 향해 발을 위로 차올렸다”고 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에게 양 팀 선수 중 가장 낮은 평점 3을 부여했다. 축구 통계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이 매긴 평점은 4.89다. 앞서 퇴장 당했던 에버튼전(5.69)보다도 훨씬 낮은 이번 시즌 개인 최저평점이다. 영국 축구전문 매체 풋볼런던은 평점 1을 주며 혹평했다. “리듬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고 꼬집었다.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을 옹호했다. 경기를 마친 뒤 “뤼디거가 손흥민에게 반칙한 과정에서는 옐로카드가 나오지 않았다. 명백한 주심의 실수다. VAR은 이에 관해선 논하지 않고, 손흥민만 얘기했다. 내게 그건 퇴장이 아니다. 나쁜 판정이었고 경기를 망쳤다”고 주장했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또 “뤼디거는 분명 갈비뼈가 부러졌을 거다. 골절 부상에서 회복하기를 바란다”는 말로 비꼬기까지 했다.

EPL은 이제 2~4일 간격으로 경기에 나서는 '박싱데이'에 돌입한다. 토트넘은 26일 오후 9시 30분 브라이튼과 홈경기, 29일 오전 2시 30분 노리치 시티와 방문경기에 나선다. 손흥민은 비신사적 행동으로 브라이튼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일정에 출격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토트넘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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