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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타이거즈 아닌 롯데자이언츠 안치홍! 부산행-2년 계약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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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타이거즈 아닌 롯데자이언츠 안치홍! 부산행-2년 계약 포인트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1.0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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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KIA 타이거즈의 심장과도 같았던 안치홍(30)이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뛴다. 야구 팬들에겐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그림. 안치홍의 부산행과 독특한 2년 계약 등엔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

롯데 자이언츠는 6일 안치홍과 계약을 알렸다. 계약기간은 2년, 계약금 14억2000만 원에 연봉 총액 5억8000만 원, 옵션 총액 6억 원, 최대 총액 26억 원에 사인을 했다.

2+2 형식으로 2년 뒤 잔류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데 세부 조건을 들여다보면 전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은 독특한 사항이 포함돼 있다.

 

안치홍이 6일 KIA 타이거즈를 떠나 롯데 자이언츠와 2년 계약을 맺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안치홍은 2루수, 최근 LG 트윈스 잔류를 택한 오지환(30)은 유격수로 포지션 차이는 있지만 나이와 기량 등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그의 계약 조건이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오지환은 LG와 4년 40억 원 계약을 맺었고 모두 보장금액이다.

안치홍의 보장금액은 20억 원. 4년으로 환산할 경우 40억 원 수준 규모다. 구체적인 조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많은 경기에 뛰며 일정 이상의 성적을 낼 경우엔 6억 원을 더 수령할 수 있다.

다만 계약 기간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만약 안치홍이 내림세를 탄다면 옵션 6억 원은 물론이고 2년 뒤 새 팀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기대 만큼의 성적을 낼 경우엔 셈법이 복잡해진다. 안치홍과 KIA는 2년 계약이 만료되는 2022년, 추가 계약을 선택할 수 있다. 2년 최대 31억 원으로 계약 규모는 더 커지는 구단과 선수 상호 계약 연장 조항이다. 구단과 안치홍이 합의할 경우 4년 총액은 최대 4년 56억이 된다. 오지환과는 큰 차이가 나타난다.

2년 동안 안치홍이 낼 성적이 변수다. 상호 계약 연장은 조항에 따라 구단이 연장을 선택할 경우 선수는 계약 연장 또는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선택을 할 수 있고 구단도 2년 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골든글러브를 3차례나 차지한 안치홍이지만 친정팀 KIA 타이거즈의 소극적 행보 속에 라이벌 롯데 자이언츠로 팀을 옮기게 됐다. [사진=스포츠Q DB]

 

안치홍의 활약이 기대에 못 미치면 롯데로선 부담될 게 없다. 안치홍을 풀어주면서 지출 부담을 줄이며 다른 선수를 물색할 수 있다. 안치홍이 연장 계약을 원해도 구단이 이를 거절 할 수 있다. 롯데 측에서 연장 계약을 포기할 경우 바이아수 1억 원을 안치홍에게 주기만 하면 된다. 

그렇다고 안치홍에게 불리하기만 한 조건은 아니다. 잘 할 경우엔 안치홍이 주사위를 쥔다. 구단으로선 연장 계약을 하려고 하겠지만 시장에 나가 더 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이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심지어 롯데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2년 후 안치홍이 팀을 떠날 경우 롯데는 보류권과 보상금을 모두 포기한다. 안치홍을 원하는 팀에선 보상선수나 보상금에 대한 부담 없이 자유롭게 안치홍을 영입할 수 있다. FA 미아 같은 일이 생길 가능성은 매우 낮아지는 조건이다.

선수 이적에 대한 부분을 섣불리 평가할 수는 없지만 안치홍과 롯데 모두 윈-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롯데는 안치홍을 원하면서도 오버페이를 경계했고 결국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에 반해 KIA의 소극적인 행보에 대해선 아쉬운 반응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안치홍은  2009년 2차 1라운드로 KIA에 입단 후 첫 시즌부터 우승에 일조하는 등 챔피언 반지 2개를 꼈다. 10시즌 통산 1124경기에 나서며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큰 부상도 없었다. 타율 0.300 100홈런 586타점으로 리그 정상급 2루수로 활약했다. 2루수 골든글러브도 3차례나 꼈다. 그럼에도 KIA는 소극적이었다. 팬들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KIA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안치홍이 올 시즌부터는 친정팀을 적으로 만나게 된다. [사진=스포츠Q DB]

 

롯데는 “리그에서 검증된 2루수인 안치홍을 영입하며 타선 강화와 함께 내야의 치열한 경쟁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합리적인 계약을 통해서 구단과 선수 모두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고 팬 분들께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보여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안치홍은 “그동안 저에게 많은 애정을 주신 KIA 타이거즈 팬과 구단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많은 시간 동안 고민을 하고 내린 결정이었고 무엇보다 새로운 도전을 나선다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이 보여주신 믿음에 보답하고 열정적인 롯데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직접 손으로 작성한 편지를 올리며 KIA 팬들에 대한 마음을 나타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광주에 처음 발은 딛은지 벌써 10년이 됐습니다. 태어나고 자란 곳은 서울이지만 제 고향은 광주라고 느껴집니다. 타이거즈팬 여러분의 사랑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입니다"라며 "그래서 제 결정을 전하는 마음이 더욱 무겁습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가장 가슴이 아팠던 부분은 제가 했던 20년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새벽 복잡한 마음에 혼자 집을 나가 걸었습니다. 어떤 생각을 해도 타이거즈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선수 중 한 명이 저였다는 점에 죄송함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라며 KIA에서 쌓은 추억을 떠올린 그는 "팬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이렇게 성장할 수 있게 해주신 KIA 타이거즈 팬들과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마음을 표현했다.

이젠 롯데맨으로서 영호남 더비에 나서게 될 안치홍이다. 광주에서 초 공격에 나설 안치홍, 그리고 그를 대할 KIA 선수단과 팬들. 벌써부터 올 시즌 야구 개막을 기다려지게 만드는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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