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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앨런 더햄, 부산KT 양궁농구 완성시킨 '듬직한 여우'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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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앨런 더햄, 부산KT 양궁농구 완성시킨 '듬직한 여우'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1.3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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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부산 KT가 후반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새 외국인 선수 앨런 더햄(32) 에이스 허훈의 복귀만큼이나 반가운 요소가 있다. 

부산 KT는 2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KBL) 원정경기에서 101-94, 3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 100득점 경기는 3번째. 그만큼 폭발적인 공격력이 돋보였다. 합류 3경기 만에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더햄이 일으킬 시너지를 확인해 더욱 기대감을 키운 경기였다.

 

부산 KT 앨런 더햄(가운데)이 29일 서울 삼성전에서 문태영(왼쪽)과 닉 미네라스를 앞에 두고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KT는 올스타 브레이크 중인 지난 21일 기존 외국인 선수 알 쏜튼을 대신해 더햄을 영입했다. 이스라엘과 프랑스 리그를 거쳤고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 D리그에서 뛰었다. 최근까지는 필리핀 리그에서 뛰었는데 평균 11.2점 5.2리바운드로 특별할 것 없는 이력을 가진 선수였다. 

KT의 기대는 크지 않았다. 198㎝ 신장에도 골밑에 힘을 보태지 못했던 포워드 쏜튼과 달리 바이런 멀린스(212.5㎝)를 도와 페인트 존의 무게감을 실어주기만은 바랐다. 195.2㎝의 키로 멀린스와는 20㎝ 가량 신장 차이가 있지만 더햄의 포지션은 센터였고 KBL 데뷔 3경기 만에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KT에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올 시즌 KT는 허훈의 팀이나 마찬가지였다. MVP급 활약을 보이고 있는 그와 함께 7연승을 달렸지만 그가 부상으로 빠진 뒤 1승 7패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허훈이 빠질 때 문제가 두드러지는 이유 중 하나는 골밑에서 멀린스를 도울 선수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경기당 가장 많은 8.8개의 3점슛을 넣으며 양궁농구를 펼치는 KT지만 골밑에 상대 수비를 집중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앞선에서 흔들어줄 허훈마저 사라지자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더햄의 합류는 KT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우선 골밑에서 존재감이 상당하다. 첫 경기였던 울산 현대모비스전 13리바운드를 잡아냈지만 야투성공률 22%로 4득점에 그쳤던 더햄은 지난 26일 전주 KCC전에서 국가대표 센터 라건아를 상대로 분전하며 16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페인트존에서 14점을 몰아치며 골밑에서 힘과 기술 모두 밀리지 않는 면모를 보였다.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뒤 허훈(오른쪽)이 더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삼성전은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더햄은 멀린스(7분55초)를 밀어내고 32분간 코트를 누비며 18득점 13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을 작성했다.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그가 얼마나 팀에 많은 도움이 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닉 미네라스(200㎝)와 제임스 톰슨(205.2㎝)를 골밑에서 힘으로 밀어내며 페인트존에서만 14점을 넣었고 둘을 합친 것(11개)보다 많은 1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발군은 팀 플레이 능력이었다. 더햄에게 골밑에서 수차례 당하자 삼성은 더블팀 수비를 펼쳤는데 그는 당황하지 않고 비어 있는 동료에게 쉽게 공을 건네며 어시스트를 쌓았다. 몇 년간 호흡을 맞춘 것처럼 투맨 게임에 능숙했다. 이날 KT에선 3점슛 6개, 3개를 넣은 김영환(27득점)과 최성모(11득점)의 외곽 공격이 돋보였는데 더햄이 만들어준 오픈 찬스가 많았다.

살아나는 공격력만큼 수비의 허점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이날 미네라스는 내외곽을 넘나들며 36점을 올렸다. KCC전에서도 라건아가 31점을 기록했다. 2경기 모두 KT 외인 2명의 득점보다 많은 실점을 상대 에이스에게 내줬다.

그럼에도 경기 후 서동철 감독은 물론이고 김영환도 더햄의 칭찬에 입이 마르질 않았다. 골밑의 묵직한 존재감에 상대 집중 수비를 역이용하는 영리함까지 더한 ‘듬직한 여우’가 아닐 수 없다. 아직은 더 보여줄 게 많다는 그의 자신감에 팬들의 기대는 더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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