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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좋은 습관이 만든 10연승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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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좋은 습관이 만든 10연승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0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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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프로배구 남자부 서울 우리카드가 창단 첫 10연승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승리 팀 천안 현대캐피탈을 셧아웃 제압하니 이제 정말 정규리그 우승이 보이는 듯하다.

우리카드는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홈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세트스코어 3-0(28-26 25-23 30-28)으로 이겼다. 승점 3을 보태 승점 56으로 2위 인천 대한항공(승점 50), 3위 현대캐피탈(승점 46)과 격차를 벌리며 선두를 질주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이 강조하는 ‘좋은 습관’이 형성된 덕이다. 신 감독은 제자들이 지난 시즌보다, 또 올 시즌 초반보다도 훨씬 좋아졌다며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20점대에 진입하기 전까지 1~2점 차 간격을 유지하며 엎치락뒤치락했지만 20점대에 접어들면 집중력을 높여 세트를 승리로 매듭지었다.

우리카드가 창단 첫 10연승을 달성했다. [사진=KOVO 제공]

신영철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집중적인 훈련의 결과로 좋은 습관이 생겼다. 훈련할 때 자세나 리듬을 체크하며 조금만 방심해도 지적한다. 아직 발전 중이라 정착이 안됐지만 좀 더 공을 잘 컨트롤할 수 있게 되면 더 재밌는 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기본기가 잡혔다. 지난 시즌 리시브효율 최하위(33.03%)였던 우리카드는 올 시즌 이를 39.20%로 끌어올리며 부문 3위를 달리고 있다. 신 감독은 “현대캐피탈의 강서브를 잘 버텨낸 게 승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시즌 내내 ‘2강’ 현대캐피탈, 대한항공보다 자신들의 전력을 낮춰 겸손한 평가를 내렸던 그지만 팀이 어느덧 10연승을 달리고 있다. 자신이 시즌 초 말했던대로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더 좋은 팀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상대 단점을 우리의 장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오늘도 3세트 때 작전타임을 건 것은 상대의 공격패턴, 리듬을 체크해 코칭하기 위해서였다. 우리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커버하는 게 나름대로 잘 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미소지었다.

2015~2016시즌 현대캐피탈에서 18연승을 경험한 주전 세터 노재욱 역시 올 시즌 몇 차례 “즐겁게 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노)재욱이는 1, 2라운드보다 지금 잘하고 있고, 본인도 배구를 재밌어 한다”는 말로 물오른 노재욱의 기량을 치켜세웠다.

2005년 출범한 V리그 원년부터 활약 중인 베테랑 미들 블로커(센터) 하현용은 연승의 비결로 팀 분위기를 꼽았다.

그는 “고참이지만 오히려 어린 선수들에게 배울 게 많다. 의욕을 가지고 ‘으쌰으쌰’하다보니 분위기도 좋아지고, 고참들도 자극받는다”며 “같은 포지션인 (이)수황이, (최)석기와 서로 연습할 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블로킹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기에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사이드블로킹을 잘 이끌고자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영철 감독 2년차, 우리카드는 급성장 중이다. [사진=KOVO 제공]

스포츠심리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신 감독의 코칭에 우리카드의 영건들이 신명나게 춤판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하현용은 “감독님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게 탁월한 명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연습 때도, 쉴 때도 많은 이야기를 하신다. 공 다루는 기술 등 기본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한다. 연습 때 나오지 않았던 게 나올 때면 심리적인 요소를 잘 짚어주신다. 이제는 선수들도 느끼는 것 같아 연습 때 웃으면서 하면서도 그 안에서 규율이 있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외국인선수 펠리페 역시 결을 같이했다. “연습을 통해 범실을 줄이고 있는 게 10연승을 가능하게 했다. 감독님, 선수들과 잘되고 안됐던 점을 이야기하고, 나쁜 습관을 고치려는 노력이 경기에 나오고 있다”고 했다.

펠리페는 “내게 공을 달라고 했을 때 노재욱이 공을 주지 않아도 괜찮다. 그가 공을 주지 않을 때는 이유가 있다. 그게 그의 역할이며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그게 팀워크”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 시즌 아가메즈라는 특급 외인에 기댔던 우리카드는 5라운드까지 선두권을 지키다 아가메즈가 부상으로 빠지자 6라운드 미끄러졌다. 결국 3위로 마감했다. 올 시즌 펠리페가 한층 만개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것도 신 감독이 시즌 초부터 좀 더 가벼운 스윙을 지도하며 점진적으로 발전했뤘기 때문이다. 나경복, 황경민, 한성정 등 '토종 삼각편대' 모두 지난 시즌보다 공수 양면에서 향상됐고, 노재욱의 선택지가 많아지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우리카드는 오는 9일 안방으로 대한항공을 불러들인다. 미리보는 챔프결정전이다. 우리카드가 대한항공을 또 꺾는다면 사실상 우승 8부능선을 넘는다. 신 감독은 “선수들 덕에 10연승까지 왔다. 5라운드 현대캐피탈이라는 큰 산을 넘었고, 이제 대한항공이 남았다. 5라운드 잘 버티면 6라운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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