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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알아보는 2020 K리그1]② ‘명장’과 함께 상위권 노리는 강원·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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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알아보는 2020 K리그1]② ‘명장’과 함께 상위권 노리는 강원·상주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0.02.10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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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2020 하나원큐 K리그1이 오는 2월 29일과 3월 1일, 이틀에 걸친 1라운드 6경기를 시작으로 8개월 대장정에 들어간다. 스포츠Q(큐)는 시즌 개막에 앞서 키워드를 통해 올 시즌 K리그1 12팀의 전력과 판도를 분석해본다. 두 번째는 강원FC(이하 강원)와 상주상무프로축구단(이하 상주), 두 팀의 이야기다.

# 상위권 도약

올 시즌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상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올 시즌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상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은 지난 시즌 성적에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시즌 초반 주춤했던 강원은 빠르게 팀을 정비하고 중위권으로 올라섰다. 리그 8라운드부터 3연승을 포함해 5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는 등 한 번 시동이 걸린 상승세는 거칠 것이 없었다. 특히 포기하지 않은 집념을 보여준 17라운드 포항 전 5-4 대역전승을 기점으로 26라운드까지 줄곧 4위를 유지하며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바라볼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시즌 중·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강원은 연패를 쉽게 끊지 못했다. 김지현 조재완 발렌티노스 등 공·수 핵심 멤버들이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이 가장 뼈아팠다. 결국 극심한 부진이 이어진 강원은 스플릿 라운드에서도 1승 1무 3패로 아쉬운 결과를 내며 지난 2017년에 이어 리그 최고 순위 6위에 만족하는데 그쳤다.

상주도 마찬가지였다. 리그 1~3라운드 전승으로 깜짝 선두를 기록한 상주는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한 순위 변동에 애를 먹었다. 긴 연패는 없었지만 연승 또한 쉽지 않은 탓에 상위권 도약에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9월에 9기 선수 12명이 동시에 전역하며 스쿼드가 얇아진 상황에서 부상자까지 속출해 힘을 잃었다. 다행히 시즌 막판 부상에서 돌아온 공격수 김건희가 전방에서 맹활약했고 신입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해주며 구단 역사상 가장 높은 승점 55점을 기록했으나, 시즌 초반 기세를 끝까지 끌고 가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작년 비슷한 행보를 보였던 강원과 상주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상위권 도전에 나선다. 물론 굳어진 선두권 체제에 양 팀이 틈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다는 평이지만, 쾌조의 흐름이 시즌 내내 이어진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강원은 같은 중위권 팀들 간 경쟁에서 앞서는 것이 우선 과제다. 강원은 유달리 경쟁 팀들과 맞대결에서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는 선방을 하고도 대구에 1무 3패, 상주에 1승 2패, 수원에 1무 2패를 기록하는 등 ‘승점 6점’짜리 경기에서 열세를 보이며 매번 발목이 잡혔다. 따라서 강원은 확실히 잡고 갈 경기에서 승점을 확보해야만 경쟁 팀들을 뒤로하고 상위권 팀들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주는 들쭉날쭉한 흐름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상주는 지난 시즌 좀처럼 연승이 쉽지 않았다. 경기력도 매 라운드마다 기복이 심해 내용적으로도 꾸준하지 못했다는 지적 또한 많았다. 상주가 올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꾸준한 상승세를 타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시즌 일정 상 3라운드부터 울산-전북-서울 전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으나, 고비를 잘 넘기고 상승 궤도에 진입하면 리그 순위에 지각 변동을 충분히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 전략가

상위권 도전을 원하는 강원과 상주에 든든한 지원군은 바로 양 팀 감독들이다. 강원 김병수 감독과 상주 김태완 감독은 뛰어난 전략·전술로 올 시즌 순위 도약에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작년 강원 축구 핵심은 ‘병수 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김병수 감독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컸다. ‘병수 볼’은 김병수 감독 특유의 축구를 일컫는데, 수비를 위한 공격적이고 빠른 플레이를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수비 숫자를 늘려서 상대의 공격을 막는 것이 아니라 공격적으로 볼 점유율을 가져가고 간결한 패스를 통해 경기를 지배하는 파격적인 전술을 선보였다.

강원은 이제 김병수 감독과 ‘병수 볼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잡아둔 기본에 더해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 기회를 극대화하고, 상대에게는 공격할 기회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수 전반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또한 전력 강화로 선수들 개개인 역량에 초점을 맞추며 선수단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배경이 만들어져 완성도 높은 전술이 한층 힘을 받을 전망이다.

상주에는 ‘관물대올라’ 김태완 감독이 건재하다. ‘관물대올라’는 군대를 상징하는 관물대와 EPL 맨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합성어로 팬들 사이에서 김태완 감독을 부르는 애칭이다. 이는 그만큼 자신이 지향하는 축구를 전술적으로 잘 구현해 냈다는 방증이었다. 특히 군 팀 특성상 정신력이 강조됐던 과거와는 달리 팀에 조직력을 이식시킨 주인공이기도 했다.

올해도 김태완 감독 특유의 리더십과 이원화 전략이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상주는 전역과 입대로 많은 선수들이 대거 물갈이 됐는데, 김태완 감독은 변동이 큰 스쿼드 짜임새를 가다듬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시즌 중반 선수 이탈로 꾸준한 스쿼드를 유지할 수 없어 철저한 이원화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 선수들이 여름까지 꾸준히 뛰며 팀 뼈대를 맞춰놓고 1월에 입대한 신입 선수들이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린 후 합류해 손발을 맞춘다면 시즌 중반 팀이 부진에 빠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처럼 각자 무기를 갖고 더 정교하고 세밀한 전술을 만들어내고 있는 두 감독 역시 상위권 도전에 욕심을 내비치고 있다. 강원 김병수 감독은 지난달 태국 전지훈련 출국 전 “가장 좋은 축구는 이기는 축구다. 이기는 방법을 달리할 뿐이다. 흔히 그것을 과정이라고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승리하는 것이다. 우리만의 스타일로 할 것”이라며 승리라는 목표를 최우선으로 삼았고, 김태완 감독도 “앞으로 상주만의 색을 조금씩 내고 싶다. 욕심이긴 해도 승리를 위해 모두 합심할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며 야심을 드러냈다.

# A급 스쿼드

겨울 이적 시장에서 임채민을 영입한 강원 [사진=강원FC]
겨울 이적 시장에서 임채민을 영입한 강원 [사진=강원FC]

겨울 이적 시장에서 전북과 울산이 쌍끌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강원과 상주도 적극적인 영입 전쟁에 뛰어들며 나름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고 있다. ‘A급 스쿼드’를 만들어야 목표 달성에 순탄한 길이 열릴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강원은 김병수 감독 덕을 크게 보고 있다. 바로 ‘병수 볼’을 지도 받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속속들이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대형 수비수’ 임채민이 영남대 시절 은사 김병수 감독과 8년 만에 재회한다. K리그 우승권 팀들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그를 잡기 위해 군침을 흘렸지만 임채민은 강원으로 한걸음에 달려가 김병수 감독 품에 안겼다. 전북 미드필더 김승대와 서울 이랜드 수비수 이병욱도 비슷한 케이스의 임대·이적이었다.

여기에 강원은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폭풍 영입’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 최다 실점 3위(58실점)로 지적된 수비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뒷문 단속에 큰 공을 들인 것. 김영빈과 신세계, 채광훈 등 원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수비 자원들을 대거 영입하는데 성공한 강원은 경남 수문장 이범수 골키퍼까지 데려오며 방점을 찍었다. 작년 얇은 수비 스쿼드로 지속됐던 수비 불안을 줄인 것만 해도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이에 비해 상주는 팀 특성상 이적료 한 푼 들이지 않고 A급 스쿼드를 구축했다. 상주는 지난 1월 21일 김건희 박용지 송시우 등 10기 선수들 16명의 전역으로 큰 공백이 생겼지만, 곧바로 11기 선수들이 입대하며 오히려 전력이 강화됐다는 것이 일각의 목소리다. 작년 전북 우승 일등 공신 문선민이 합류했고, 문창진과 전세진, 이근호, 오세훈 등 역동적인 공격을 보여줄 수 있는 젊은 공격수들이 함께 힘을 더한다. 또한 상주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허리 라인에도 박용우와 이동수 등이 가세해 약점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적극적인 영입으로 새 판짜기에 심혈을 기울이던 양 팀에 악재도 있었다. 강원은 지난 1월 6일 태국 촌부리로 출국해 1차 훈련을 소화하고 중국 광저우에서 2차 훈련을 치를 예정이었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상주 또한 지난해부터 계획되어 있던 전지훈련과 친선경기 목적으로 중국 메이저우를 방문했다가 급히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했다. 두 팀은 국내 훈련으로 시선을 돌려 올 시즌 초석 다지기에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다.

2% 부족했던 지난 시즌을 뒤로하고 강원과 상주는 명장들과 함께 상위권 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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