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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레전드가 웃지 못한 이유 [여자축구 올림픽 최종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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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레전드가 웃지 못한 이유 [여자축구 올림픽 최종예선]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11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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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이 2020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을 통과해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사상 첫 올림픽 진출까지 마지막 관문만 남겨놓고 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3-0으로 이겼다. 조 1위로 PO에 올라 3월 B조 2위와 홈 앤드 어웨이로 격돌한다. 

여자축구 에이스 지소연(29·첼시)은 이날 A매치 58호골을 작렬, 한국 축구사에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겼다. 차범근 전 감독이 가지고 있는 한국 축구 A매치 사상 최다골 동률을 이룬 데다 승리까지 쟁취했지만 지소연은 웃을 수 없었다.

지소연(가운데)은 골을 넣고도 표정이 밝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소연은 경기를 마치고 “상대가 내려설 것을 예상했음에도 전후반 모두 전체적으로 답답했다”며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 3일 미얀마와 1차전에서 2골 2도움으로 7-0 대승을 견인한 그는 이날도 팀의 세 번째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A매치 58호골로 차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한 기쁨도 잠시, 그는 사상 최초의 올림픽 진출을 목표로 하는 만큼 “더 잘했어야 했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한 것이다.

동료 김혜리(현대제철)와 장슬기(마드리드 CFF)가 팔로 가마를 만들어 지소연을 태우며 축하해줬다. 지소연은 “무척 고마웠지만 경기력이 좋지 않아 쑥스러웠다”며 “내가 (좋아하는) 표현을 하지 않자 동료들이 ‘다음에는 안 해주겠다’고 해 미안했다”고 돌아봤다.

남자축구와 달리 여자축구는 올림픽에 나이 제한이 없어 A대표팀이 출전한다. 지소연의 올림픽 진출 도전은 이번이 3전4기째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올림픽이라 더 간절하다.

“PO에서 호주나 중국을 만날 가능성이 큰데, 아시아의 강호를 상대로 이렇게 해서는 부족하다. 실수 하나가 승패를 좌우할 수 있으니 더 집중해야 한다”는 말에서 그가 웃지 못한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호주, 중국은 각각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7, 15위로 한국(20위)보다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각오를 단단히 해야만 한다.

지소연(오른쪽)의 올림픽 도전은 이번이 3전4기다. 그만큼 간절하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4번째 도전이다. 동생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본선에 갈 때까지 은퇴 하지 않고 너희에게 자리 내주지 않겠다’고 했다. 그만큼 간절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지만 벨 감독은 부임 후 처음으로 만나 플레이메이커로 나섰던 지소연을 극찬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간으로나 선수로나 현명하고 똑똑하며, 우리가 하고자 하는 스타일과 팀 분위기를 잘 대표한다”고 칭찬했다.

지소연은 2014년부터 벌써 7년째 잉글랜드에서 뛰고 있다. 잉글랜드 출신 벨 감독 체제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그는 “내가 영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감독님과 소통에 익숙하고, 팀에 빨리 녹아들 수 있었다”면서 “감독님이 어떤 축구를 원하시는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벨 감독은 “호주와 중국 모두 어려운 상대다. 공을 빨리 돌리며 더 공격적 적극적으로 경기해야 한다. B조 팀들을 세부적으로 분석해 대비하겠다. 가능하면 선수들을 22일께 소집해 최대한 준비하고 싶다”고 밝혔다. 월드컵 16강을 경험해 본 지소연이 올림픽 무대를 밟는 또 하나의 꿈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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