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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외국인 3명 출전' 변수, 프로야구 새 외인들 향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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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외국인 3명 출전' 변수, 프로야구 새 외인들 향한 시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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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20년 프로야구가 확 바뀐다. FA 등급제 시행, 부상자 명단 제도, 3피트 위반 자동아웃 폐지 등 다양한 변화 중에서도 10개 구단 경기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부분은 단연 외국인 선수 출전 변경이다. 3명 보유는 같지만 2명만 출전 가능했던 것에서 3명 모두 한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전체 30명 중 절반인 15명이 처음으로 KBO리그에 입성했다. 이미 검증된 이들보다는 새 얼굴들의 활약에 시선이 쏠리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그 중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이들이 있다.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불펜 투구를 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프렉센.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디펜딩 챔프 두산, ‘절치부심’ 알칸타라-뉴페이스 프렉센

시즌 MVP 조쉬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로 떠났고 2년 간 27승을 올린 세스 후랭코프와도 이별한 두산이다. 크리스 프렉센(100만 달러)과 KT 위즈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라울 알칸타라(70만 달러)가 든든한 최다안타왕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동고동락하게 됐다.

“2연패를 위해 내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한 프렉센은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있고 원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훈련 단계별로 몸을 끌어올리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선수들과 융화되기 위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그는 한국 음식 또한 “입에 잘 맞는다. 아직 맵다고 생각한 음식은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인싸’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욕심을 내기보다는 컨트롤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캠프 초반이기 때문에 가벼운 느낌으로 내가 원하는 곳에 던지려 했다. 릴리스포인트, 로케이션 등 제구에 포커스를 맞췄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모든 훈련이 끝났을 때 건강한 것이다. 시즌 개막에 맞춰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얻은 두 번째 기회에 기뻐한 알칸타라 또한 디펜딩 챔프 두산에 대해 “선수들 간 그리고 팀 내 규율이 엄격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며 “나의 강점은 속구다. 감을 익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변화구 제구도 중요하다. 원하는 곳에 던지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그 역시 두산의 2연패 도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창단 30주년을 맞은 LG 트윈스가 대업을 이루기 위해선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의 큰 역할이 필수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 LG 라모스, 창단 30주년 큰 꿈 '마지막 퍼즐' 될까

창단 30주년을 맞은 LG 트윈스는 남다른 각오로 새 시즌을 맞는다. 28승을 합작한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를 붙잡았고 내부 FA를 모두 지켰다.

LG는 좀처럼 외국인 타자들의 덕을 보지 못했다. 타격기계로 불렸던 페타지니(2009년, 타율 0.332)와 2015년부터 3시즌 동안 뛰며 3할 타율과 44홈런을 쏘아 올린 히메네스를 제외하면 딱히 떠오르는 이가 없다. 대체로 부진하거나 부상에 시달렸다.

가을야구를 넘어 조심스럽게 창단 첫 우승이라는 큰 뜻을 품은 LG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선 내야수 로베르토 라모스(50만 달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LG는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새 시즌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라모스 또한 빠르게 팀에 적응하고 있다. 스스로 얼리 워크조를 자처하는 등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1루 수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좀 더 봐야겠지만 일단 치는 그림이 좋다. 수비도 괜찮은 것 같다. 무엇보다 동료선수들과 잘 어울리고 적극적으로 훈련에 참여하는 모습이 좋다”고 칭찬했다.

유지현 수석코치 겸 수비코치는 “수비 기본기가 탄탄하다. 큰 체격에 비해서 순발력도 좋다. 무엇보다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고 훈련에 적극적”이라고 말했고 이병규 타격코치는 “작년에 190경기를 뛰었고 호주에 오기 직전까지도 경기를 했다고 들었다. 훈련 의지가 강한데 아직은 100% 스윙을 하지 말고 70% 정도만 하라고 했다. 아직은 페이스 조절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자세로 LG의 마지막 퍼즐을 채워줄 수 있을지 기대감을 키운다.

 

SK 와이번스 새 외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왼쪽)과 닉 킹엄.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 '가을야구 경험' 5강권, 도약 위한 큰 퍼즐

SK는 앙헬 산체스와 헨리 소사 대신 닉 킹엄(90만 달러)과 리카르도 핀토(80만 달러)를 데려왔다. 킹엄은 식사 자리에서 젓가락과 숟가락을 세팅하는 등 한국의 문화에 적응하며 순조롭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쾌활한 성격 덕에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있는 그는 같은 처지임에도 핀토를 이끌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150㎞를 웃도는 평균 시속의 속구를 바탕으로 한 땅볼 유도에 능한 핀토. 지난해 불안했던 내야 수비가 관건이 될 전망. 킹엄 또한 속구 평균 시속이 150㎞를 육박한다. 다양한 변화구 능력도 발군이라는 평가를 얼마나 빠른 시간 증명해 주느냐에 따라 지난 시즌 아쉽게 대권을 놓친 SK의 시즌 행보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키움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외야수 제리 샌즈 대신 테일러 모터(35만 달러)와 계약했다. 계약 금액에서 볼 수 있듯이 의문부호를 던져주는 타자다. 빅리그 경험이 있고 내야 전 포지션은 물론이고 외야 수비까지 가능하다는 게 키움의 설명이지만 과연 공수를 겸비한 가성비 최고의 타자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꼴찌에서 5위로 급도약한 NC는 투수 마이크 라이트와 야수 애런 알테어(이상 100만 달러)가 드류 루친스키와 외국인 트리오를 이룬다. 상한 금액을 꽉 채운 만큼 기대는 높다. NC는 이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토니 코벨로씨 외국인 선수 코디네이터를 영입했다.

특히 2017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니폼을 입고 타율 0.272 19홈런을 기록했던 알테어는 에릭 테임즈(워싱턴 내셔널스), 재비어 스크럭스의 향기를 짙게 뿌리며 NC 팬들을 설레게 만든다. 부상에서 복귀한 나성범과 지난해 2루수 골든글러브 주인공 박민우 등이 한국어 및 적응을 돕는 특급 도우미로 나서 새로운 2020년을 기약하고 있다.

 

유일하게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물갈이한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딕슨 마차도(왼쪽)과 애드리안 샘슨 등의 어깨가 무겁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가을야구 향해! 외인 의존도 큰 하위권 팀들

지난해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하위권 팀들은 보다 적극적인 외국인 선수 변화로 도약을 꿈꾼다. 지난해 9위 한화 이글스는 외국인 3명 모두와 동행을 선언했지만 7,8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2명,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는 전원 물갈이하며 칼을 갈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큰 발전이 기대되는 팀은 바로 롯데다. 단장 교체와 함께 선수단은 물론이고 팀 기틀을 새로 세웠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도 모두 교체했다.

불안한 내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격보다는 수비에 강점이 있는 딕슨 마차도(60만 달러)를 영입, 구멍 메우기에 집중했다. 타격엔 의문부호가 붙지만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 동안 뛸 수 있게 한 수비 능력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평가다. 유격수로서 FA 이적생 안치홍과 키스톤 조합을 이룰 전망이다.

애드리안 샘슨(83만9700달러)은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6승 8패 평균자책점 5.89를 기록했다. 2016년 오클랜드에서 14승을 따냈던 댄 스트레일리(80만 달러) 또한 빅리그 통산 44승(40패)을 거둔 풍부한 경험의 투수다. 커리어 대부분을 선발로 보냈기에 이닝 소화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 뛰어난 제구력에 메이저리그에선 평범했던 구속도 KBO리그에선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인 투수 2명이 11승을 합작하는데 그쳤던 롯데로선 가을야구를 기대해보게끔 만드는 선수들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타일러 살라디노(90만 달러)와 함께 땅볼 유도에 능한 데이비드 뷰캐넌(70만 달러)를 데려왔다. 이원석에게 1루, 뷰캐넌에게 3루를 맡겨 내야가 탄탄해진다면 뷰캐넌의 위력은 더욱 배가될 수 있다.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3년 간 뛰며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것도 적응을 수월히 해줄 요소다.

 

데이비드 뷰캐넌(왼쪽)은 절친한 벤 라이블리와 삼성 라이온즈에서 재회해 한결 수월하게 팀에 적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게다가 뷰캐넌과 벤 라이블리는 2016년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가까워진 사이. 짧은 스프링캠프 기간에도 이미 정평이 난 뷰캐넌의 성실함과 뛰어난 제구력은 성공을 예상케 하는 포인트다.

지난해 2명의 외인이 도합 15승에 그쳤던 KIA 타이거즈는 드류 가뇽(85만 달러)과 애런 브룩스(67만9000 달러)로 투수를 물갈이 했다. 브룩스는 작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가뇽은 뉴욕 메츠에서 활약했지만 이력만 믿고 안심할 수는 없다. 지난해 조 윌랜드와 제이콥 터너가 화려한 이력과 달리 믿기 힘든 저조한 성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최고 시속 155㎞ 속구를 던진다는 가뇽의 실제 구위와 브룩스의 땅볼 유도가 불안한 내야 수비와 어떤 조합을 이룰지가 큰 변수다. 다만 예민한 성격을 지녔던 터너와 달리 오랜 기간 팀에 머문 것 같은 친화력으로 ‘오픈 마인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두 투수이기에 무난히 적응할 것이라는 희망을 던져준다.

5할 승률과 함께 창단 후 최고인 6위에 오른 KT 위즈는 알칸타라를 포기하고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90만 달러)를 데려왔다. 기교파로 알려진 그는 쿠바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해 국내 야구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구단과 상의 후 개인적으로 고용한 트레이너를 캠프에 데려갈 만큼 욕심도 크다. 개인 훈련 과정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은 물론이고 구위와 구속까지 자체 진단했을 만큼 철저하다. 알칸타라 대체자로 낙점받았기에 부담감을 가질법도 하지만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 느긋하게 시즌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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