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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황제' 윤성빈 잇는 '전주자' 정승기 이야기 [SQ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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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황제' 윤성빈 잇는 '전주자' 정승기 이야기 [SQ인물]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1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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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스켈레톤 ‘황제’ 윤성빈(26·강원도청)이 지난 15일(한국시간) 2019~2020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마지막(8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이번 시즌 총 5개의 월드컵 메달(금1·은2·동2)을 획득하며 세계랭킹 3위로 월드컵을 마쳤다.

김지수(26·강원도청)가 9위, 정승기(21·가톨릭관동대)는 12위로 마감하는 등 한국 스켈레톤의 ‘현재’와 ‘미래’가 창창하다는 평가다. 최근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은 “첨단기술 기반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사업을 통한 인공 환경 구현 챔버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며 “가상훈련 시스템이 곧 실현될 전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윤성빈이 스켈레톤 금메달, 원윤종-전정린-서영우-김동현 팀이 봅슬레이 4인조 은메달을 따낸 뒤 한국 썰매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영광을 이어갈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

미래의 주역 중에서도 정승기의 이야기가 사뭇 감동을 자아낸다. 2년 전 ‘전주자’였던 그가 이제 다음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으니 말이다.

정승기는 대륙간컵 평창에서 열린 7, 8차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며 자신의 성장을 입증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승기는 지난달 31일부터 이틀 동안 평창 알펜시아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9~2020 IBSF 대륙간컵 7, 8차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7차대회 합계 1분44초35로 1위에 오른 정승기는 이튿날 8차대회에서도 합계 1분44초20으로 이틀 연속 정상에 섰다. 두 차례 레이스 모두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해 킬리안 폰 슐라이니츠(독일)를 0.19초 차로 따돌리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정승기는 “홈 트랙이라서 ‘잘해야 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잘 이겨내고 1등을 해서 기분이 좋다”며 “한국에서 치러진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 기쁜 마음으로 다음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동료와 팬들의 뜨거운 축하 속에 시상대 한 가운데 자리한 그는 2년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평창 올림픽 때는 전주자였다. 전주자란 경기 시작 전 코스 상태와 경기 진행 이상 유무를 살피는 역할을 맡는 1~3명의 선수들을 일컫는다.

올림픽 개회식에서 오륜기를 들고 개회식장에 입장하며 스켈레톤 ‘유망주'로 소개됐던 그는 당시 “올림픽에 임한다는 느낌으로 탔다. 계속 타는데도 재밌던 기억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유스올림픽 당시 윤성빈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5~2016 IBSF 유스시리즈에서 종합우승한 뒤 유스올림픽에 출전했을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윤성빈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다. 전주자 소임을 수행한 뒤 2년 뒤 같은 트랙에서 연이틀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자신의 성장을 입증했다.

올림픽을 위해 건립됐던 슬라이딩센터는 지난해 12월 18~27일 루지 아시아선수권을 개최하며 약 2년 만에 트랙을 정상 가동했다. 정승기로서는 지난 2년 동안 사실상 방치됐다 부활한 한국 썰매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에서 스스로의 성장을 확인했으니 남다른 감격으로 다가왔을 터다.

정승기는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 9위로 ‘톱10’에 들었고, 대륙간컵에서 종합우승했다. 올 시즌 월드컵 3, 5차대회에서 9위에 등극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평창 대륙간컵을 마친 뒤 그는 라트비아 시궐다에서 열린 마지막 월드컵에서 1차시기 5위에 진입하며 월드컵 최초 메달 획득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비록 12위로 마감했지만 잠재력을 확인하기 충분했다.

전주자에서 미래로 거듭난 정승기는 오는 21일부터 독일 알텐베르그에서 시작될 세계선수권 준비에 한창이다. 그가 평창의 좋은 기운을 이어갈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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