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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우승은 필수 무패는? '2004 아스날'과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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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우승은 필수 무패는? '2004 아스날'과 비교해보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2.2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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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티에리 앙리와 아르센 벵거 전 감독이 이끌던 2003~2004시즌 아스날은 무패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차지했다. 풋볼리그(EPL 전신) 원년이었던 1888~1889시즌 프레스턴 노스 엔드 이후 끊겼던 무패 우승 기록을 세운 기념비적 시즌이었다.

그리고 16년 만에 또 다른 무패우승팀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는 아스널의 라이벌 리버풀. 1992년 EPL 출범 후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이들이지만 가장 완벽하게 우승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

 

리버풀 선수단이 25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19~2020 EPL 홈경기에서 결승골이 나온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리버풀은 25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19~2020 EPL 홈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26승 1무(승점 79)라는 압도적 성적으로 1위를 내달리고 있는 리버풀이다.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57)과 차이는 한참 벌어졌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마저 우승 도전은 물건너갔다고 인정할 정도. 이제 시선은 리버풀의 무패 우승으로 옮겨지고 있다.

집중력이 빛난 경기였다. 전반 9분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의 헤더 선제골과 2-2로 팽팽하던 후반 36분 마네의 결승골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도전의 결과물이었다. 두 장면 모두 라이트백 알렉산더 아놀드의 집념 어린 질주와 크로스가 골로 이어졌다. 공세가 이어지던 후반 24분엔 행운까지 겹쳐지며 모하메드 살라의 슛이 상대 골키퍼 루카시 파비안스키의 가랑이 사이로 통과했다.

EPL 18연승을 이어간 리버풀은 2017~2018시즌 맨시티의 리그 최다 연승과 동률을 이뤘다. 구단 최다인 홈 연승(21경기) 경신에도 한걸음만 남겨두게 됐다.

자연스레 16년 전 아스날과 오버랩된다. 당시 아스날은 앙리와 데니스 베르캄프를 위시한 공격과 이들을 돕는 프레드리크 융베리, 로베르 피레, 중원을 탄탄히 지켜주는 파트리크 비에이라. 후방엔 숄 캠벨과 콜로 투레 등 탄탄한 스쿼드를 구축했었다.

 

위르겐 클롭 감독(오른쪽)이 경기 후 골키퍼 알리송과 함께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결과는 리그 38경기 중 26승 12무(승점 90) 무패 우승, 기존의 것과 다른 황금색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당시 아스날이 좀처럼 패할 것 같지 않은 느낌을 주는 팀이었다면 올 시즌 리버풀은 도저히 꺾을 상대가 보이지 않는, 더 강력한 팀으로 평가받는다. 11경기를 남겨뒀지만 벌써 승점 80에 근접했다. 지난해 10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비겼던 게 옥에 티일 정도.

마네-호베르투 피르미누-살라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 ‘마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파괴력과 호흡을 보여주고 버질 반다이크가 이끄는 수비는 경기당 0.63실점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철벽을 세우고 있다.

엄청난 압박을 바탕으로 한 프레싱 축구에서 중원을 책임지는 조던 헨더슨, 파비뉴, 바이날둠, 제임스 밀너 등도 빼놓을 수 없고 리버풀의 자랑인 좌우 풀백의 매서운 공격력도 리버풀을 유럽 챔피언으로 만든 동력이었다. 이젠 오랜 숙원인 리그 우승을 가장 완벽하게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있다.

 

결승골을 넣은 마네(오른쪽)과 함께 세리머니하는 바이날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리버풀을 위협할 팀이 있을까. 오는 4월 6일이 최대 고비가 될 수 있다. 맨시티 원정경기인데, 맨시티로서도 우승은 포기했지만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리버풀전 사력을 다할 가능성이 크다.

5월 2일 아스날전도 빼놓을 수 없는 빅매치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유일한 무패 우승팀으로 남고 싶어하는 아스날로서는 리버풀의 성적표에 유일한 패배를 장식하려 달려들 것이다. 또 일주일 뒤(5월 9일) 치를 첼시전도 리버풀로선 쉽게 볼 수 없는 고비다.

그럼에도 리버풀 팬들의 의심은 크지 않다. 어느 팀보다도 완벽하고 부족할 게 없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헨더슨이 부상으로 3주간 결장이 예상되지만 그 외엔 큰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강점이다.

우승은 기정사실화되고 있지만 16년 만에 무패로 정상에 설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경기 후 영국 스포츠매체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모든 건 우리 모두의 노력 덕이다. 지금까지는 매우 좋다”며 긍정론을 보였다.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리버풀의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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