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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스토브리그' 조병규, 과감한 도전에 한 발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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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스토브리그' 조병규, 과감한 도전에 한 발 가까이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02.2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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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선수만큼 주목받지는 않지만 그라운드 뒤에서 누구보다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프론트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내 호평받은 ‘스토브리그’를 통해 지상파 첫 주연을 맡은 배우 조병규는 ‘미워할 수 없는 낙하산’ 한재희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토브리그’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배우 조병규는 “성장의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팀에서 막내이다보니 선배님들 보면서 많이 배우고 성장했던 드라마였다”며 미소지었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 "시즌 2는 운영팀장?"… 지상파 첫 주연작 향한 애정

지난 2015년 KBS 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로 데뷔한 조병규는 화제작 JTBC ‘스카이캐슬’을 거쳐 ‘스토브리그’에서 활발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진 재벌 3세 낙하산 한재희 역으로 지상파 첫 주연을 맡았다.

‘스토브리그’는 스포츠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최고 시청률 19.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조병규 역시 ‘스포츠 드라마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고.

그럼에도 그는 “‘스포츠 드라마가 잘 된적 있었나‘하는 걱정 이상으로 대본이 너무 완벽하고 탄탄했다”며 섬세한 대본을 ‘스토브리그’의 강점으로 짚었다.

그러면서 “은빈 누나가 대본 안에서 중축을 잘 잡고 있어서 성공하지 않았나 싶다. 촬영하면서 누나한테 너무 많이 도움 받았다. 너무 선한 사람이고 좋은 사람이어서 많이 의지했다”고 운영팀장 이세영 역을 맡은 박은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드라마 안에서 직장상사인 이세영 팀장에게 ‘낙하산’이라며 구박 받았던 한재희. 하지만 조병규는 “처음엔 멜로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멜로로 조금 가면 갈 수록 선을 조절해주셔서 ‘이렇게 가면 안되는구나‘ 했다. 멜로로 시작했다가 동경 연기를 했고 마지막에는 ‘멜로가 되겠지’ 생각하면서 끝냈다”고 전했다. 멜로가 있었다면 '아마 모든 욕을 다 먹었을거 같다'며 아쉬움은 오히려 없었다고.

‘드라마에 애정이 커 보인다’는 언급에 조병규는 “배우들 다 그럴거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고생 안하는 작품은 없지만 저희가 했던 고생만큼 대중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개무량하고 작품에 대한 애정도 더 높아진 것 같아요. 다들 같은 마음이라서 ‘시즌 2 하고 싶다’, ‘다같이 하자’ 얘기는 하고 있거든요. 다각도로 얘기 해 본 후에 결정될 것 같습니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 “완벽한 척 하지만 허술한 점이 닮았죠”… 조병규와 ‘낙하산’ 한재희

“시민 분들이 선수 역할을 맡은 배우 분들을 만나면 선수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근데 저는 한재희가 아니고 ‘낙하산’으로 불러주시더라고요. 저는 근데 그거 되게 좋아했거든요. 굉장히 명예로운 별명 아닌가요? 낙하산이었지만 결국 자기 실력으로 들어왔잖아요.”

조병규는 ‘스토브리그’에서 전통 있는 가구 업체 손자로 금수저이자 낙하산으로 드림즈 구단에 입사하게 된 운영팀 직원 한재희 역할을 맡아, 운영팀장 이세영(박은빈 분)과 함께 단장 백승수(남궁민 분)를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조력자로 활약했다.

‘재벌 3세’ 한재희의 출신 덕분에 위기에 빠진 드림즈를 한재희가 인수할 것이라는 설이 팬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기도 했다. 조병규는 “저도 처음부터 생각했던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벌은 맞는데 논현동 가구거리에 있는 가구점 하나 정도라고 얘기하시더라. 저는 ‘이케아’라고 생각하고 연기 했는데. 이건 내 마음 속 한 켠에 꿈으로 자리잡겠구나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조병규는 한재희의 매력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낙하산’이라는 애칭을 언급했다. 그는 “댓글을 자주 보는 편인데 ‘낙하산에 재벌 3세인데 응원해주고 싶은건 네가 처음이야’라는 댓글이 있었다”며 시청자들의 응원이 한재희 역할을 더 밝고 활기차게 표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낙하산, 재벌 3세하면 보통 악의 축이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풋풋하고 귀엽게 만들까, 응원할 수 있게 만들까‘해서 최대한 내 나이의 밝은 면을 많이 투영시키려고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조병규가 생각하는 ‘한재희’와 자신은 얼마나 닮았을까? 그는 “허술한 점? 완벽한 척 하지만 허술하다. 그런 점이 좀 닮은거 같다”고 답하면서도 “가장 다른 건 집안이다. 입고 다니는 옷이 다르다”며 “평소에는 트레이닝복 같은 편한 옷만 입고 다닌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재벌 3세 역할이지만 하는 일은 사무직 막내잖아요. 외적인 측면에서 드러나야 캐릭터 설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시청자분들이 알 수 있는 브랜드도 한 번씩 들어가고, 머리나 의상, 소품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스타일리스트 분들과 소통한 결과 끝에 나온 패션이에요.”

조병규는 매 회 의상마다 아이디어를 냈다고 밝히면서 “주인공인 백승수 단장이 단벌신사고, 정세 형님도 의상이 많이 바뀌지 않는다. 제가 ‘눈호강’ 부분을 충족해야된다는 생각에 열의가 컸던 거 같다”고 능청스럽게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한재희 역할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조병규지만 그도 ‘욕심나는 다른 캐릭터‘를 묻는 질문에 눈을 빛냈다. 조병규는 조한선이 맡은 역할인 ’임동규‘를 꼽았다. 드림즈의 4번 타자 임동규는 야구를 향한 열정만큼 불 같은 성격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 넣은 역할.

“멋있게 나이들어서 그 역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있어요. 최초의 빌런으로 시작해서 최고의 찬사를 받는 역할이잖아요. 모든걸 다 입체적으로 보여줬던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임동규 같은 역할을 나중에 꼭 해보고 싶네요.”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 “스토브리그는 배우 생명 연장해 준 작품”… 불안감 이겨낸 앞으로의 계획

“포스터에 타이틀롤로 이름을 처음 올려봤어요. 주연 중 한 사람이라는 부담도 있었지만 ‘나도 중요한 역할로 드라마를 이끌 수 있다’는 힘을 실어준 작품이었죠. 다음 작품까지 생명을 연장해줬다는 감사함이 있어요.”

25세라는 어린 나이에도 벌써 60여편의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난 조병규. 데뷔 4년 만에 첫 주연작을 맡은 심정이 남다르다고 전했다.

그는 “제 또래에서는 제가 작품을 많이 한 편이다. 지쳤을 때도 있지만 이겨내고 나아갈 수 있던 것도 결국 작품이었다”라면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갈망이 여전히 있어서 작품으로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더 열심히 일을 할 생각이다”고 털어놨다.

“보조 단역으로 시작해서 ‘스토브리그’까지 오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그래서 한 작품 한 작품 너무 감사해요. 일을 못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아직 있어서 작품 기회를 받는 것조차 되게 감사해요. 저를 필요로 해주시는 분들이나 그런 작품이 있다면 부응하는게 맞지 않나 싶어요.”

‘스토브리그’를 통해 다음 작품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다작’을 약속한 조병규가 도전하고 싶은 역할은 무엇일까? 조병규는 더 나이가 들면 ‘인권변호사’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의외의 답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른 로망은 더 나이 먹기 전에 학원물을 또 해보고 싶다는거? 제가 생각보다 학생역을 많이 안했거든요. 스카이캐슬 때문에 학생 역을 많이 한 줄 아시는데 20대 후반, 30대 역할을 더 많이 했어요. 더 나이 들면 제가 교복 입은 모습이 꼴보기 싫어질거 같아서 하루 빨리 조금이라도 일찍 학원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2019년 ‘스카이캐슬’로 맞은 첫 황금기에 이어 2020년까지 화려하게 시작한 조병규가 꿈꾸는 앞으로의 계획은 뭘까. 그는 “사실 처음 데뷔했을때는 여기까지 올 수 있을거라고 생각을 못해봤다. 또 다른 비전을 꿈꾸게 됐지만, 내가 생각치도 못한 발언이나 행동에 대한 불안감도 더 커졌다. 그래서 되려 겁을 먹고 선택을 저버릴 때가 좀 있었다”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그럼에도 조병규는 “앞으로는 더 조심히 선을 지켜가면서, 그렇지만 과감하게 선택해보고 싶다”며 앞으로 보여줄 다양한 모습에 기대감을 높였다.

“연기에 대한 확신은 있으니, 배역이나 작품으로 보여드려야죠. 앞으로의 발자취에 대해서는 좀 더 과감하게 선택하고 싶어요.”

[취재후기] '스카이캐슬’, ‘스토브리그’에 이은 차기작에 대해 묻자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논의된 게 없다”고 답한 조병규. 하지만 그가 보여줄 통쾌한 ‘3연타’는 머지 않아 보인다. 과감한 발걸음으로 ‘만루 홈런’까지 성공해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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