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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EPL 뒤바뀐 대세, 맨시티는 과연? [UEFA 챔피언스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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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EPL 뒤바뀐 대세, 맨시티는 과연? [UEFA 챔피언스리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2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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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6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원정에서 첼시(잉글랜드)를 3-0 완파했다. 

1년 새 유럽축구 대세는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분데스리가로 바뀐 걸까.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이 한창인 가운데 분데스리가 3개 팀은 모두 이겼고, EPL 4개 팀 중 경기에 나선 3개 팀이 모두 졌다.

지난 시즌 EPL에서 본선에 오른 리버풀, 토트넘 홋스퍼,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모두 8강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분데스리가의 뮌헨, 도르트문트는 16강에서 좌절했다. 각각 리버풀과 토트넘에 덜미를 잡혔다. 리버풀과 토트넘은 결승에서 EPL 맞대결을 펼치기까지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상황이 역전됐다.

바이에른 뮌헨이 적지에서 첼시를 완파했다. 세르쥬 나브리(왼쪽 세 번째)의 결승골에 토마스 뮐러(오른쪽 세 번째)가 기뻐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 분데스리가 전승, EPL 전패

올해는 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뮌헨이 첼시, 라이프치히가 토트넘을 적지에서 물리치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도르트문트는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인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을 제압했다. ‘디펜딩챔프’ 리버풀은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스페인)의 두 줄 수비를 뚫어내지 못한 채 세트피스에 한 방 얻어맞고 0-1로 고개를 떨궜다.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공격수이자 세 팀의 간판 스트라이커가 모두 맹활약을 펼쳤고, 세 팀 모두 승전보를 올려 흥미롭다.  

엘링 홀란드(도르트문트)는 지난 19일 PSG와 홈경기에서 멀티골을 작렬, 2-1 승리에 앞장섰다. 전 소속팀 RB잘츠부르크에서 조별리그 6경기를 치를 동안 8골을 몰아쳤던 그는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겨울 이적시장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뒤 지금껏 치른 9경기에서 11골을 터뜨렸다. 2차전 파리 방문경기에서도 그가 골을 기록한다면 도르트문트의 8강 진출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첼시, 리버풀 등의 관심을 받고 있는 분데스리가 득점 2위(21골) 티모 베르너(라이프치히)는 이튿날 토트넘을 상대로 페널티킥 결승골을 뽑아냈다. 해리 케인, 손흥민 부상으로 공격진이 붕괴된 토트넘은 예상대로 라이프치히 수비를 공략하는 데 실패했다. 골키퍼 위고 요리스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2~3골은 더 내줬을 법한 경기였다.

26일 뮌헨에선 2년 연속 리그 득점왕이자 현재 득점 1위(25골)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3골에 모두 관여했다. 세르주 나브리의 멀티골을 도운 뒤 팀의 세 번째 골을 직접 만들며 3-0 완승을 견인했다. 원정에서 3골이나 뽑아냈으니 더할 나위 없는 결과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렇다 할 영입을 하지 못한 첼시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선수단 전반의 경험 차이도 크게 작용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 4년차 가장 큰 시련을 맞았다. 챔피언스리그에 사활이 달렸다. [사진=UEFA 공식 홈페이지 캡처]

◆ 위기의 맨시티, 레알 상대로 과연?

안방에서 극강의 경기력을 뽐내고 있는 리버풀이 2차전 반등의 여지를 남겨놓은 반면 토트넘과 첼시의 전망은 어두워 보인다. 이제 맨시티에 시선이 집중된다.

맨시티는 27일 오전 5시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격돌한다. 16강 대진 중 가장 ‘빅매치’로 꼽힌다. 각각 EPL과 라리가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양 팀이 대회 우승후보로도 꼽히는 만큼 큰 관심이 집중된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에서 리그, 리그컵, FA컵을 모두 제패하며 ‘자국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하지만 UCL에서는 토트넘에 지며 8강에서 멈췄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뒤 줄기차게 UCL 정상 등극에 도전했지만 3시즌 연속 결승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어쩌면 ‘펩시티’에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지난 16일 UEFA로부터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다음 시즌부터 2년간 UEFA 주관 클럽대항전 출전이 금지됐고, EPL 자체 징계를 통해 강등까지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팀의 공중분해까지 점쳐진다.

27경기 무패(26승 1무·승점 79)의 선두 리버풀에 승점 22 뒤진 2위로 사실상 리그 우승이 물 건너간 상황이다. UCL에 올인할 것이란 전망이 따른다. 2009, 2011년 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두 차례 UCL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뮌헨에서 보낸 3시즌, 맨시티에서 보낸 3시즌 동안 우승하지 못해 자존심을 구긴 과르디올라 감독으로서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레알 역시 2015~2016시즌부터 전무후무한 UCL 3연패라는 대업을 이룩한 지네딘 지단 감독이 돌아온 뒤 승승장구하고 있어 지난 시즌 16강 탈락의 아픔을 씻어내겠다는 다짐이다.

양 팀 분위기는 상반된다. 맨시티는 2연패 뒤 2연승으로 살아난 반면 레알은 최근 2경기 1무 1패로 부진했다. 양 팀 모두 서로를 상대한 뒤 리그에서 각각 바르셀로나, 아스날이라는 강팀을 상대하지만 맨시티의 부담이 덜 하다는 분석이다. 선두 바르셀로나(승점 55)에 승점 2 뒤진 2위 레알이 ‘엘클라시코’ 더비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어 상대적으로 마음이 무겁다.

레알은 에당 아자르가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재차 이탈해 시즌아웃이 예상된다. 이스코-카림 벤제마-가레스 베일 스리톱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맨시티는 라힘 스털링-세르히오 아구에로-베르나르두 실바로 공격진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양 팀이 4년 만에 격돌해 시선이 쏠린다. 2015~2016시즌에는 레알이 준결승에서 도합 1-0으로 승리, 결승에 오른 뒤 우승까지 차지했다. 맨시티는 EPL의 체면을 지켜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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