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6 (금)
수원삼성-전북현대, 자존심은 물론이거니와 [AFC 챔피언스리그]
상태바
수원삼성-전북현대, 자존심은 물론이거니와 [AFC 챔피언스리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3.03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축구의 두 챔피언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원정길에 올랐다. 안방에서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자존심만 걸린 게 아니다. 리그 개막이 뒤로 늦춰지면서 실전 감각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2차전 결과도 좋지 않을 경우 16강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여러모로 중요한 경기일정이다.

3, 4일 국내에서 열릴 예정이던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홈경기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탓에 미뤄졌다. 수원과 전북이 시원한 경기력으로 국내 축구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중계는 JTBC3 Fox Sports에서 담당하며 네이버 스포츠를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이임생(왼쪽 두 번째) 감독과 타가트가 조호르 다룰 탁짐과 맞대결 승리를 다짐했다. [사진=수원 삼성 제공]

◆ 수원 삼성, 코로나19 여파를 딛고

대한축구협회(FA)컵 챔피언 수원은 3일 오후 9시 45분(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조호르 술탄 이브라힘 경기장에서 조호르 다룰 탁짐과 2020 ACL G조 조별리그 2차전에 나선다.

지난달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을 잡아낸 빗셀 고베(일본)가 2연승으로 조 선두(승점 6)에 올라 있다. 같은 조에 편성된 광저우 헝다의 전력이 만만찮은 만큼 수원으로서는 최약체로 꼽히는 조호르를 반드시 잡고 반등하겠다는 각오다.

이임생 감독은 2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조호르의 외국인선수 라인업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디오고(브라질), 곤살로 카브레라(아르헨티나) 등 공격수는 물론 센터백 마우리시오(브라질) 등 남미 출신 자원의 기량이 빼어나다는 평가다.

이 감독은 “일본에서 조호르와 고베의 경기(고베 5-1 승)를 직접 봤다. 조호르는 공간을 창출에 능한 위협적인 외국인선수들을 보유한 팀”이라고 밝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김학범호’ 한국에 멀티골을 작렬하며 패배를 안긴 사파위 라시드도 요주의 인물로 꼽힌다. 이 감독은 “(사파위는) 왼발을 잘 쓰는 위협적인 선수”라고 분석했다. 

지난 시즌 K리그1(1부) 득점왕(20골) 타가트는 “조호르가 고베 원정에서 졌지만 이번에는 홈에서 경기하기 때문에 수원에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며 방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출국한 수원은 결전지 조호르에 당도하는데 18시간이나 걸렸다. 싱가포르를 경유할 경우 8시간이면 닿는 곳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싱가포르가 한국인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는 우려 하에 먼 길을 돌아갔다. 기온 34도, 습도 70%의 무더위에도 적응해야 하는 이중고다.

게다가 지난달 고베와 홈경기를 관전한 이들 중 확진자가 발생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주장 염기훈은 “장거리 이동과 더운 날씨 탓에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한데 뭉쳐야 한다”고 힘줬다.

전북이 K리그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김보경(사진)이 공격을 이끌 전망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전북 현대, ‘호주킬러’ 면모 발휘할 때

K리그1 디펜딩챔프 전북은 4일 오후 5시 30분 호주 시드니 네스트라타 주빌리 경기장에서 시드니FC와 H조 2차전을 치른다.

지난달 12일 안방에서 J리그1(일본 1부) 우승팀 요코하마 마리노스에 1-2로 졌다. 스코어 이상으로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며 압도당해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트레블을 목표로 알차게 전력을 보강했기에 큰 기대를 모았건만 짙은 실망감만 남긴 경기였다.

요코하마는 2차전에서 시드니를 4-0 대파하며 치고 나갔다. 같은 조에 '난적' 상하이 상강도 있다. 승점 관리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전북은 요코하마전 이후 3주 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K리그 개막이 무기한 늦춰졌기 때문이다. A리그가 한창인 시드니와 맞대결에선 경기 초반 감각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일이 중요하다.

긍정적인 점은 전북이 호주 팀에 강하다는 것이다. 2010년 ACL 16강전에서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를 3-2로 제압했다. 2014, 2016년에는 멜버른 빅토리를 만나 1승 3무로 지지 않았다.

허나 방심은 금물이다. 시드니는 A리그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따낸 선두다. 17경기에서 15골을 적립한 득점 선두 아담 르 폰드르(잉글랜드)와 유럽 빅리거 출신 밀로스 닌코비치(세르비아), 알렉산더 바움요한(독일) 등 베테랑 미드필더도 뛰고 있는 쉽지 않은 상대다. 전북은 이용과 손준호가 퇴장 징계로 뛸 수 없기도 하다.   

전북은 지난달 29일 일찌감치 시드니에 도착해 조세 모라이스 감독의 지휘 아래 마수걸이 승리를 준비하고 있다. 모라이스 감독은 요코하마전에서 지난 대회 레드카드 징계로 벤치에 앉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선수들과 함께한다.

K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리는 김보경과 쿠니모토가 요코하마전 나란히 선발 출격해 번뜩였지만 동료들과 호흡이 완벽하지 않았다. 공격포인트를 만들지 못했다. 체격이 크고 힘이 좋은 호주 팀을 상대로 ‘발밑’에서 승부를 본다면 승산이 있다. 또 요코하마전 후반 교체 투입돼 만회골을 터뜨리며 영패를 막았던 조규성의 활약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